조선일보 5개월전에는 원전 수출 우려 ㅎㅎㅎㅎ

0시체놀이0 작성일 09.12.30 01: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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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해외 원전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원천기술 부족으로 인해 실속은 외국업체에 넘겨주는 ‘속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수주한 것과 관련해 언론이 찬사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생뚱맞은(?) 주장을 펼친 주체는 누구일까. 정권에 비판적인 정치세력이나 언론의 시각일까.

그런 의심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속 빈 강정’ 주장의 주체는 다름 아닌 조선일보이다. 조선일보 지난 7월4일자 18면 머리기사로 실린 기사 제목은 <원천기술 없어서…UAE 원전 수출 ‘속 빈 강정’ 될라>이다. 조선일보는 5개월 전에 UAE 원전수출을 ‘속 빈 강정’이라고 비유했다.

뭔가 이상하다. 12월27일 UAE 원전 수주 소식이 전해지자 결과에 대해 차분한 시각으로 접근하는 언론은 찾아보기 어렵다. 경쟁적으로 찬사만 쏟아내고 있다. 그것도 한국전력을 포함한 원전 수주 실무 담당자의 공로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 홍보에 언론이 나서고 있지 않은가.

     ▲ 조선일보 7월4일자 18면.   조선일보가 5개월 전에 UAE 원전 수출을 ‘속 빈 강정’으로 규정한 이유는 한국은 원천기술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원천 기술을 지닌 외국 업체 요구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속 빈 강정’이라는 냉소적 시선을 보낸 것이다.

“핵심 기술력이 없으면 해외 수주를 해도 껍데기만 남을 수 있다”는 한수원 관계자의 우울한 전망을 기사로 내보낸 곳 역시 조선일보이다. 한국이 원천 기술을 갖지 못한 상황이라면 이번 UAE 원전 수주도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한국은 핵심 기술을 갖고 있을까.

경향신문은 29일자 4면 기사에서 “핵심 기술을 외국에 의존해야 된다는 점은 우리의 몫을 줄이는 요인”이라며 “이번 원전 건설에는 일본 업체인 도시바와 자회사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펌프기술과 증기터빈 기술 등이 도입돼야 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도시바가 가져갈 라이선스료만 약 200억 엔(약 2560억 원)선으로 추정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핵심 기술력을 미국과 일본 회사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선일보가 5개월 전 우려했던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도 UAE 원전 수주에 일방 찬사를 쏟아내는 행위는 적절한 것일까.

언론의 기본 사명은 정권 홍보가 아니라 정권의 감시와 견제다. 이번 원전 수주의 긍정적인 부분은 평가해야겠지만 정도를 넘어선 일방 여론몰이는 경계해야 한다. 언론 기본 사명을 망각하며 여론을 몰아가고자 대통령 찬사를 늘어놓는 행위는 보기에 민망한 수준이다. 

언론은 정부가 발표하는 장밋빛 청사진을 별다른 검증 없이 옮길 게 아니라 자신들의 과거 기사를 참고하면서 원전 수출의 ‘허와 실’을 차분하게 짚어가는 그런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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