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까지 꼭 일주일 후. 민주당이 초비상이다. 수도권 광역단체장의 경우, 한나라당 후보들과 지지율 격차가 더욱 더 벌어지고 있기 때문.
"애초 한명숙을 공천하면 안되는 거였습니다. 오세훈하고 맞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우리 쪽은 이헌재 전 경제 부총리를 그토록 주장한 것이었습니다. 이 전 부총리가 민주당 후보가 됐더라면, 많은 서울 시민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광화문 광장이나 전시행정, 예산 낭비 등을 경제 전문가 입장에서 조목 조목 따질 수 있었을 겁니다. TV 토론에서 오세훈 후보와 맞붙어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본 거죠. 그는 말솜씨도 논리정연하고, 대중적 인지도도 있고요."
민주당의 비주류인 정동영계의 한 의원의 말이다.
"그런데 완전히 친노세력에 업혀있는 정세균 대표가 사고친 겁니다. 정대표도 한 후보의 경쟁력에 대해 '긴가 민가?'하면서 등 떠밀린 것이지요. 완전 친노 세력 '바지 사장'입니다. 이헌재 전 부총리가 아니라면, 차라리 서울 곳곳을 직접 걸어다니며 민심들 듣고 정책 공약집을 만들어 낸 이계안 전 국회의원이 대안이었습니다. 그 역시 경제전문가 아닙니까? 한 후보처럼 맹탕으로 당하진 않았을겁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비주류와 정동영계는 '이헌재 전 부총리를 강력 천거'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세균의 '허당 리더쉽'에 어물어물 한 후보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낙점됐다는 것.
현재 민주당은 초비상. 지방선거의 전국 판세를 이끌어 가야 할 서울시의 한 후보가 워낙 뜨질 못해서다. 경기도가 유시민 전 장관으로 후보가 확정되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도 유 후보가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를 앞서는 조사가 나왔을 때만 해도 승기를 잡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선거전이 시작되고 서울시장 후보의 TV 토론이 열린 직후, 민주당내 정동영계와 비주류는 부글 부글.
"시민들이 TV 토론 보고 나서 대한민국 총리라는 자리가 '아무것도 몰라도 할 수 있는 자리'라는 것은 한명숙 전 총리가 알려줬다"고 합니다. 북풍 때문에 민주당이 밀린다고요? 천만에요. 이미 북풍, 노풍, 천안함 모두 여론조사에 반영됐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만만치 않아요. 바람에 '이리 흔들, 저리 흔들' 거리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서울 시민들이 후보 자체가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안 것이지요. 게다가 친노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한명숙 캠프의 선거 캠페인도 완전 아마츄어 수준이고요. 노 전대통령 당시 친노 시민단체들을 모두 끌어 안고, 엄청나게 큰 캠프를 꾸리지 않았습니까? 친노 시민단체들로 무슨 선거를 치룹니까? 캠프만 비대해졌고, 결국 자기들만의 잔치죠. 선거 실전 경험이 있는 국회의원들은 시민단체에 밀려 뒷전으로 빠졌습니다."
또 다른 비쥬류계 의원의 말.
"요는 서울시장만 놓치면 괞찮습니다. 한 후보가 워낙 지지부진하니, 유시민 후보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유 후보의 발목을 한 후보가 잡고 있는 꼴이죠. 애초 승리를 장담했던 인천의 송영길 후보도 한나라당의 안상수 후보에게 역전 당하는 분위기이고요. 수도권은 초비상입니다. 선거는 코 앞인데..."
그런데 희한한 것은,
이 같은 상황을 비주류측이 은근히 즐기는 듯한 눈치라는 것. 만약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거 출마한 친노세력이 선거에서 대패하면, 친노의 등에 업혀 있는 정 대표를 몰아낼 수 있는 절호의 쿠데타 찬스이기 때문.
"적은 늘 내부에 있는 법". 이미 민주당은 차기 당권 경쟁을 향한 치밀한 샅바 싸움 중이다. 민주당 주류측은 '한명숙 암초'에 걸려 전전긍긍. 북풍? 언론의 오버라는게 민주당 비주류측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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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도 만만치 않지만 이쪽 역시도 내부간의 갈등이 심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