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중독시킨 정경사

개중복이래 작성일 10.08.24 22: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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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문상 화백의 그림)

 

 

 

집에 돌아와 느즈막히 저녁을 때우고 커피 한 잔을 가져다 놓고는 짱공을 연결해본다

 

가입은 꽤 오래전에 했는데도 언제나 눈팅모드였던 내게 글쓰기 버튼을 누르게 만든건

 

미스테리 겟판과 정경사 겟판.

 

특히 정경사 눈팅은 나름 잼있었다. 황당한 소설류부터 그 소설을 열심히 반박하는 정성어린(?)글...

 

그런데 가만히 쭉 지켜본 나는 다른 정경사류의 커뮤티니와는 레벨이 다른걸 발견한다.

 

진짜 리얼버라이어티한 정통논객들의 무림싸움은 솔직히 가방끈짧고 책읽기 싫어하는 나에겐 꽤 어렵다

 

그럼 여기가 저레벨이냐고 ? 절대 아니다.

 

 

여긴 놀이와 싸움이 적절히 공존한다. 단 몇줄로 도발을 감행하고 거기에 수많은 리플이 붙고

 

이런 투닥거림을 즐기는듯하다.

 

저질도발이라도 지금의 이슈나 세태, 상황, 유머, 패러디, 유행등에 민감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마 여기에 세계에서 극찬한 사상에 관한 딱딱한 논문을 가져다 붙인다면 아마

 

무플이라는 잔혹한 형벌을 받을터.

 

이곳은 놀이를 모르면 안된다. 자뻑도 있고, 버로우도 있고, 뽀록남도 있어야 한다.

 

허허실실 정공을 찌르는 댓글과 상대방으로 하여금 댓글을 읽다 마우스를 집어던질 수 있는

 

가공할 엽기 댓글도 있어야 한다

 

 

글의 치우침에 대한건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조선일보 독자마당에 한 몇년 있어본 경험으론 거기 네티즌은 그나마 거기를 벗어나지 않고

 

거기에 살면서 서로간의 배설물로 만들어진 매트릭스에 사는게 애국하는 길임을 알아버렸다.

 

상상해보라, 재치 발랄하고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10대의 대형 커뮤니티에 몰려 나와서

 

"지금 북한이 땅굴을 뚫고 내려오고 있어요" "김대중이가 퍼준돈으로 전쟁을 하려고 한대요"

 

한다면 이얼마나 썰렁한가, 이렇게 망친 분위기 어찌 수습할텐가...(여기 몇몇부류가 이에 속한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여긴 여기 나름의 기준과 가치가 있다. 대게 보면 상식선을 크게 넘지 않는다.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 그룹, 지역을 다 떠나서 딱 한가지 "인류보편적 상식" 만 가지고 

 

글쓰며 놀아보자.

 

그거 생각보다 어렵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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