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의 아들로서 배추값폭등에 대한 생각입니다..

yksrgs0 작성일 10.10.06 12:53:29
댓글 15조회 3,543추천 11

저는 20년넘게 배추농사만 지어오신 농사꾼 아버지를 둔사람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올해도 2만평상당의 배추농사를 짓고 계시구요.

 

밑에 채소값 폭등이라는 글에서는 밭떼기에 대해서 나왔는대요..

 

밭떼기의 원리는 그게맞습니다.

 

보통 밭떼기거래는 1마지기(200평당) 얼마씩에 거래됩니다.

 

작년같은경우 시세가 낮았기 때문에 1마지기에 50만원선에 선거래가 되었죠.

 

하지만 배추를 갈아엎는다가 왜 생기는줄 아시나요.

 

밭떼기의 허점을 이용하는거죠.

 

1마지기에 50만원에 거래해놓고 선불로 전체금액의 10~50%를 줍니다.(시세가 낮을때는 낮게주고 높을때는 많이줍니다.)

 

그런뒤 수확철이 왔을때 시세가 낮으면 그냥 계약금 날린샘치고 작업을 안해갑니다.


 

물론 돈두 안주고요. 그래서 시세가 낮을때는 밭떼기를해도 농사꾼들이 망하는겁니다.

 

법적 이런거 운운하지 마세요. 농사꾼들 대부분은 중간상인 찾을수도 없습니다.

 

반대로 시세가 올해처럼 높으면 낮은가격에 계약을한 중간상인은 대박을 치는거죠.

 

농사꾼은 밭이있기때문에 도망같은건 상상이안됩니다.(물론 시세가 높으면 어느정도

 

더 주긴하지만 여러분이 법적으로 알고있는 몇%까지 줘야한다 이런건 다 개소리입니다.)

 

대략 1평당배추 몇포기인지  계산이 안되면 대략 1만평에 모종 9만개가 들어갑니다.

 

계약서를 들고와서 시세가 훨씬높아졌어도 계약금대로밖에 팔수없죠.

 

대충 밭떼기의 허점을 설명했지만..

 

 

 

 

 

 

진짜 제가 배추값 폭등에대해 하고싶은말은

 

아직 김장철이 안왔습니다.

 

국내 소비되는 배추의 대부분은 충청도 전라도에서 절반이상이 생산됩니다.

 

하지만 추석전후로 나오는 물량은 강원도 고랭지에서 나오는 고랭지배추 강둑에서 나오는 배추가 90%이상입니다.

 

올해는 그쪽이 타격이 받아서 안그래도 적은물량이 더적어진것 뿐이죠.

 

하지만 정치권쪽은 국내 김장김치 아무도 못담글것처럼 배추 수입이네 뭐내 난리입니다.

 

정작 김장배추는 자라고 있는대 말이죠.

 

네 지금 난리치는게 중간상인은 더좋습니다.

 

전라도에서 농사짓고 계시는 저희아버지는 지금 중간상인이 없다고 울상이십니다.

 

중간상인은 지금 시세가 높을때 밭떼기하면 무조건 조금밖에 이익을 못보기 때문에 시세가 떨어지길 기다리는거죠.

 

정작 11월달중순에 출하되는 농민들이 재배하고있는 대다수의 김장배추는 밭떼기 거래조차 안되고 있습니다.

 

작년처럼 폭삭 망하지는 않겠지만

 

지금 배추값이 금값이니 난리쳐놓고 다음달에 폭락한 시세보고 뭐라고할지..

 

다들 소비자 기준에서만 생각을 하지만 농사꾼들도 지금 한숨을 쉬고있다는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yksrgs0의 최근 게시물

정치·경제·사회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