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인데 나이가 27살이나 됐네요. 이 나이 되도록 뭐 했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김모(27)씨는 최근 대기업 입사 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김씨는 대학원을 졸업한 뒤 취업하려고 곳곳에 원서를 냈다. 서류 전형이나 필기시험은 별문제 없이 통과했지만, 면접에만 가면 번번이 나이가 문제가 됐다. 김씨는 "면접관이 나이를 확인하면서 이상하게 쳐다보고 나이에 대한 부정적 질문을 한다"고 말했다. 나이가 많거나 적다는 이유로 채용하지 않거나 퇴직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연령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2년째지만 '나이의 벽(壁)'은 여전히 높다.
◆ "서른 되도록 뭐 했냐"는 타박
취업 시장의 나이 차별은 여전하다. 인천대학교 를 졸업한 손모(여·30)씨는 미국 과 중국 으로 6개월씩 어학연수를 다녀왔고, 토익 점수는 900점을 넘는다. 기업에서 인턴 생활도 했다. 그러나 면접마다 낙방이다.
손씨는 "'면접 보는 사람 중에 최고령이네'라며 면접관들이 피식 웃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2년 반 동안 스튜어디스 취업 준비를 했다는 정모(27)씨는 "이 바닥에서 27살은 '할머니' 취급받는다"고 했다.
맞선 시장에서도 나이 많은 여성들은 금전적 부담이 더 커진다.
국내 유명 결혼정보회사들은 여성의 경우 100만원가량 회비를 내면 26세까지는 남성과 만날 기회를 7번 제공하지만, 27세부터는 나이대별로 만남 주선 횟수를 줄인다. 27~28세에게는 만남 기회를 6번 제공한다. 26세까지는 남자를 1번 만나는 데 약 14만원을 내지만, 27~28세는 16만원, 28세부터는 20만원을 내는 셈이 된다.
조선일보 와 국가인권위원회 가 지난 21~22일 취업준비생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 관련 설문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23세는 나이 관련 질문을 받은 비율이 11%에 불과했으나, 27세가 되면 92%가 "나이가 많은데 뭐 했나" 등의 질문을 받았다. 남성은 29세 이상 응답자의 60%가 "당신보다 나이 어린 선배 직원도 있는데 적응할 수 있겠느냐" 등 나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 노인층 제한하는 호텔 헬스클럽
중장년층에서도 나이의 벽이 문제가 된다. 건축설계 회사에서 근무하다 지난 5일 퇴직한 김모(52)씨는 대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 학비를 대기 위해서라도 빨리 재취업을 해야 하지만, 나이 때문에 아직 원서조차 내지 못했다.
김씨는 "내가 가진 학력, 30년간의 경력이 완전히 무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연금이 나오는 60세까지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장년·노년층 직업으로 여겨지던 경비원이나 택배기사 같은 업종에서도 젊은이들을 찾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모집을 마감한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경비원 지원 가능 나이도 25~38세였다. 아파트 경비업체 에스텍은 "아파트 부녀회나 주민들이 젊은 경비원을 선호한다"며 "강남 지역 대형 아파트 단지들의 경비원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가 생활에서도 차별이 존재한다. 서울 강남의 호텔 피트니스센터들은 신규회원 가입 때 60~65세 이상은 받지 않는다는 나이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다. 한 호텔 헬스클럽 관계자는 "노인층 회원이 많으면 젊은 사람들이 가입을 꺼려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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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면접관이 저렇게 대단한 벼슬자리가 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