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아직도 노무현 정신 타령인가?
지지자들 "쉬운 길 택하지 말고 미래 비전 제시할 수 있어야"
4.27재보선에서 김해 시민들은 김태호를 선택했다. 아니 '노무현의 남자' 유시민을 버렸다. 왜일까?
그들은 국민참여당 유 대표가 故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는 참여당 후보가 노무현 성지인 김해에서조차 패배한 마당에 아직도 친노를 외치고 있는 것은 넌센스"라고 말한다. 김해 시민들은 물론, 대한민국 대다수의 국민들도 그가 친노세력의 단합 유무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은 유 대표를 향해 "더 이상 노무현을 앞세우지 말라"고 경고했다. 유 대표 자신도 이들의 경고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소위 '유빠'라고 불리는 유 대표의 지지자들조차 직언을 시작했다. 한 누리꾼은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더 이상 '친노', '노무현 정신의 계승'이 아니다"라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새로운 모습의 야당을 원하고 있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대해서도 "이번 승리에 도취해 새로운 변화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유 대표처럼 노무현 정신 계승이나 친노를 앞세우다가는 다음 선거에서 필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 전 대통령은 원칙과 소신, 뚝심의 정치인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승산없던 부산 동구에 수차례 출마해 정치적 좌절을 맛보면서도 원칙과 명분, 우직한 소신으로 결국 대통령 자리에까지 올랐다.
유 대표는 이와는 반대의 길을 걸었다. 노 전 대통령처럼 돌아가지 않고 지름길을 선택했다. 친노 성지인 김해을에서 원내 입성을 위해 민주당 등 야권과의 무리한 마라톤 협상 끝에 '이봉수 단일화 카드'를 꺼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노 전 대통령 특유의 뚝심정신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는 노 전 대통령처럼 가시밭길을 택하지 않았고 결국 돌아온 것은 '냉혹한 민심' 뿐이었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야당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분당을에 뛰어들어 여당 후보를 누르고 깜짝 당선돼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번 패배로 유 대표는 정치적 스탠스는 물론 내년에 있을 대선판에서의 영향력에도 치명상을 입게 됐다.
결과적으로 유 대표는 편한 길을 택했다가 '대사'를 그르치고 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