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독일 방문중에 4대강사업 및 원전 추가건설 중단을 촉구하며 항의집회를 벌인 독일교포들과 2차례 마주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 청와대 경호원들이 시위대들을 막으려다가 독일경찰로부터 저지를 당하는 국제적 해프닝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항의집회에 참석했던 독일교민들이 <베를린리포트> 등에 올린 글과 환경운동연합 전언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9시 30분부터 베를린 거주 한인과 독일환경단체 회원 등 50여 명은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방문에 맞추어 4대강 사업과 핵발전소 확대 정책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평일인 월요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참석자 숫자는 예상보다 많았다.
이들은 "4대강 파괴, 원전 건설이 녹색성장? MB정권은 거짓말을 멈춰라", "4대강은 자유롭게, 생명은 평화롭게", "체르노빌, 후쿠시마, 다음은 한국?" 등의 한글과 독일어로 적힌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특히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한 교포 예술가는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 피켓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 그림에는 MB의 캐리커쳐와 함께 “그는 항상 거짓말을 한다"라는 문구가 독일어로 적혀 있었다.
◀ 9일 오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대통령궁 벨뷔성 건너편에서 한.독 환경단체 회원들이 원전 건설과 4대강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 독일교포가 들고 나온 피켓.
또한 집회에 참가한 교민들은 독어, 영어, 한국어로 플래카드, 피켓, 전단지를 준비해 베를린 시민과 관광객에게 한국의 상황을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전단지를 받아든 여러 독일 시민과 외국 관광객들은 시위대에게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두 차례에 걸쳐 시위대와 직면해야 했다.
우선 이날 오전 10시 베를린의 대통령궁에 도착한 이명박 대통령을 처음 맞이한 이는 크리스티안 불프 독일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궁 앞에서 시위하는 50여 명의 한인 교포였다.
이때 독일 경찰을 놀라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대통령이 시위대를 보지 못하게 하려고 이 대통령이 도착하기 직전에 경호원으로 보이는 정장을 한 십수 명의 한국인들이 갑자기 검은색 미니버스에서 우르르 내려 시위대를 가로막은 것.
그러나 이를 목격한 독일 경찰들은 매우 황급히 경호원들에게 달려가 당장 시위대 앞에서 비켜줄 것을 요구했고, 경호원들은 머쓱하게 물러나야 했다. 베를린에 '인간 MB산성'을 세우려다가 실패한 셈.
이 대통령은 또 이날 11시 40분경 베를린 시장의 초청으로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을 방문할 때도 시위대를 스쳐 지나가야만 했다.
시위대들은 야유와 함께 “21개 핵발전소 즉각 폐쇄하라” “흘러라 4대강, 멈춰라 토건삽질” 등의 구호를 외쳤고, 이 대통령은 차안에서 이를 목격해야만 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독일교포들의 시위를 지켜보며 지나가고 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독일 녹색당 공동설립자이며 89년부터 94년까지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던 에파 크뷔슈토프(Eva Quistorp)씨가 참석해 한국의 4대강 파괴 사업과 핵 발전 확대 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환경보호를 위해 계속 함께 해달라는 시위대의 요청에 아주 분명하게 “Ja, klar (예, 물론입니다)”라고 답해 참여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 시위 참석자는 시위후 <베를린리포트>에 올린 글을 통해 "한국인 모두가, 원전을 친환경정책 운운하고 실패한 독일의 운하사업을 모범으로 삼는 멍청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 오늘의 시위야말로 우리나라의 소위 '국격'을 높여준 일이었다 자부한다"고 소감을 올렸다.
------------------------------------------------------------------------------------------------------------
대단하다 이번 정부. 국제 글로벌 국제적 망신. 아주 국격을 땅바닥으로 내동댕이 치는 ㅋㅋ 웃을일이 아닌데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