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봉하서 만난 盧는.." 위키리크스 공개...
"보수가 정권을 잡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진보의 흐름을 막을 수 없을것이다"
<노짱이 버시바우를 만난 자리에서 이야기중의 일부>
버시바우 주미대사는 퇴임후 2008년 봉하마을 사저에서 만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가장 관심이 있는 일은 매일 오후 두 번씩 노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 모이는 팬들과 관광객들과 만나는 것 같았다”고 평했다.
내부고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비밀문서 가운데 한국 관련 문건을 공동 번역하는 ‘위키리크스 한국’이 최근 공개한 ‘미 대사, 노 전 대통령 고별 방문’에 따르면 버시바우 대사는 2008년 9월 9일 만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현재의 정치적 논쟁에서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같이 보고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마지막 임기 2년 동안 한미양자 관계에서 이룩한 성과들, 한미FTA, 한일관계, 대북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꺼려했으나 대북 관계, 일본의 이웃 국가에 대한 무감각함, 한미 군사동맹의 비대칭적 본질 등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또 보수당이 여당이 됐지만 한국정치의 장기적 관점에서 진보적 흐름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노 전 대통령이 대사의 부임 기간 동안 한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내렸던 어려운 결정들 일부, 특히 한미 FTA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양국의 입법부가 FTA를 비준할 것에 대한 희망을 표명했고, 자신이 워싱턴으로 돌아가면 국회를 설득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단지 FTA가 현실이 되는 희망을 표명하는 것으로 응대했을 뿐이고, (진보 진영에서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자신의 업적에 대해 그다지 큰 자부심을 나타내지는 않았다”고 버시바우 대사는 보고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노 전 대통령은 “북한이 붕괴하더라도 남북이 통일되기는 쉽지 않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거나 혹은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데에서 오는 공포를 누그러지게 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것이 북한을 보다 열린사회로 나아가도록 장려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대북정책은) 정책 선택이라기 보다는 위기 관리로서, 유일한 해결 방안은 북한의 불안정성(insecurity)을 경감하여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버시바우 대사는 “우리가 북한을 공격할 어떠한 의도도 없음을 확신하도록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북한 정권의 생존을 보장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정치, 경제적 개혁 요구에 맞서게 될 북한 지도자의 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또 버시바우 대사는 한미 군사동맹의 변환을 진척시킨 노 대통령 임기 말 2년 동안 있었던 중요한 결단들을 지적했다. 노 전 대통령은 협상 동안 양측의 기대는 상당히 달랐다고 불만을 표했다. 한국의 진보들은 미국과 한국이 동등한 권리가 있고, 공정한 타협이 가능할 것을 기대하는 반면 미국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한국에 반환되는 미군 기지의 환경오염 처리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비참한 표정으로 떠올렸다고 버시바우 대사는 적었다. 한국의 진보세력은 다른 나라들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하며 미군기지를 자연 상태로 복구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절했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양측 입장 사이에 붙잡혀 있는 느낌을 받았으며 종국에는 미국의 입장과 가까운 국방부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우려는 일본의 시도를 비판하면서 일본이 자신이 한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일본이 원자폭탄 폭격을 제외하고 한 번도 외세의 점령이나 자신의 영토 내에서 전쟁을 겪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일제 강점기 하에서 살았던 이웃들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가 현재 야당인 민주당에 대한 조언을 줄 수 있느냐고 묻자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은 그저 관찰자(observer)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보수파로 권력이 이동하는 것은 한국 민주주의의 장기적인 진보적 발전 방향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노 전 대통령은 미팅 전체에 걸쳐 불편한 듯 보였다”며 “그 자리에 있었던 권양숙 여사는 훨씬 호의적이었고 기분이 좋아보였으며,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아름다운 사저 생활을 즐기는 듯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많은 관찰자들은 노 전 대통령이 조만간 막후에서 진보 정치에 보다 활동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적었다.
한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그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노 대통령은 하루에도 몇 번씩 집밖으로 불려 나갔다. 방문객들에게 인사하는 일을 고달파했지만 그러면서도 좋아했다”며 2008년~2009년 당시 수백만의 인파가 봉하마을을 방문했던 상황을 소개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이야기에 빠져들면 시간가는 줄 몰랐다. 방문객들과 한 시간 넘게 말씀하실 때도 있었다. 어떤 때는 무슨 대학 강의하듯 어려운 내용을 장시간 말씀하기도 했다”며 “돌아가시지 않고 살아계셨더라면 농사지으며, 평범한 시민들과 격의없는 얘기 나누고, 대학생들이나 대학원생들에게 좋은 특강도 하면서 소박하게 사셨을 것이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봉하에서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작조차 못했거나 흐지부지된 구상들, 봉하에 방문객들이 넘쳐나는 현상, 퇴임 이후 오히려 노 대통령 인기가 올라가는 일들은 하나같이 이명박 정권에게 정치적으로 해석됐다”며 “이후 시작될 불행한 사태의 전조였다. 그러나 그때까지 우리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이후 비극사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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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모든 것을 국민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희생하신 분.
투철한 철학과 분명한 원칙으로 흔들림 없으셨던 분.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