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형! 안녕~>...정봉주 구속이 남긴 정치사회적 의미와 파장 [정청래 전의원]
안녕하세요? 정청래입니다.
이제 깔깔대며 “정봉주를 키워낸 정봉주의 정치적 스승,
더 위대한 정치인 정청래입니다.”라는 개그풍 아류 깔대기는 사용하지 않을 랍니다. 그가 같은 공간에서 같이 호흡하며 웃고 떠들 때는 나름 의미있는 시너지였지만 이젠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몇 시간 후면 우리의 봉도사는 감옥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세상 안과 세상 밖으로 구분되어 삽니다. 감옥 안에 있는 재소자들은 감옥 밖에서의 생활을 “사회에 있을 때...”라고 말합니다. 감옥은 사회가 아니라는 반증입니다. 자유가 박탈 된 영어(囹圄)의 몸일 뿐입니다.
제가 서울구치소를 두 번이나 가봐서 압니다.
아마 1.04평 독방에 갇혀 30분 운동시간이나 접견의 시간을 빼면 하루 23시간을 고독한 방안에서 지내야 합니다. 주로 사색과 독서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생각은 무지하게 많이 하지만 행동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뛰어봤자 벼룩이듯이 감옥 안에서 뛰어봤자 감옥 안입니다. 네 발짝 걸으면 더 이상 걸을 공간이 없습니다.
정봉주의원, 1960년 생. 우리 나이로 쉰 세 살에 감옥에 갑니다.
저처럼 스물 넷, 다섯에 들어가서 2년간을 살다 나오니 스물일곱인데 이때는 어쩌면 제 한몸뚱이 건사 잘하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봉도사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있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습니다. 무척 괴로울 것입니다. 서울지검에서 어쩌면 크나 큰 환송을 받으며 감옥에 가지만 감옥에 가는 즉시 고달픈 감옥살이가 시작됩니다.
구치소에 도착하는 즉시 입고 간 옷을 벗고 수의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지금도 그런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기결수들은 머리도 깎아야 합니다. 목욕은 일주일에 한번, 8시 취침에 6시 기상. 처음에야 교도소장실이나 보안과장실에 불러서 커피 한잔쯤 대접하겠지만 1년 365일 고독한 시간과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세상의 환호를 뒤로하고 덩그란히 홀로 남게 됩니다.
감옥 안에 있으면 제일보고 싶은 것이 사람이고 편지입니다.
사람이 그리도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인지, 편지 한통이 그렇게도 사람을 들뜨게 만드는지 모릅니다. 여러분! 봉도사 외롭지 않게 편지 많이 보내주세요. 굳이 장문의 편지를 쓰지 않아도 엽서나 카드만 받아도 즐겁고 고맙습니다. 감옥 안에 있는 봉도사를 위해 사식도 좋지만 저는 편지를 많이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정봉주의원은 오늘 구속 수감됩니다.
봉도사는 감옥 안에서도 명랑하고 씩씩하게 감옥살이를 잘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2년간(서울구치소->목포교도소) 감옥살이를 하면서 참 잘 지냈습니다. 옥중투쟁위원장을 하면서 교도소내 인권과 어려운 재소자들을 많이 도왔는데 봉도사도 아마 십중팔구 그럴 것입니다. 이 부분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이제 봉도사는 죄수가 되어 징역에 갔습니다.
감옥 안에서의 정봉주는 정봉주 답게 열심히 징역살이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봉주 구속”이 남긴 정치 사회적 의미와 영향은 구속되지 않았습니다. 정봉주의 맞상대는 대통령이었습니다. 정봉주와 대통령의 진실게임이었습니다. 저는 살아있는 현재권력이 현재 시점에서 정봉주를 구속시켰다 하여 정봉주가 패배하고 이명박이 이겼다고 보지 않습니다.
비록 그의 몸을 구속했지만
그의 정신과 그의 진실까지 구속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니 그의 구속을 계기로 그가 주장했던 진실은 어쩌면 정반대로 더 크게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그의 구속이 갖는 정치 사회적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상상이상으로 그 파장은 실로 엄청납니다.
첫째, BBK 진실게임은 이제 사실상 끝났습니다.
정봉주는 촛불이었습니다. 자신의 몸을 불태워 음흉했던 BBK의 진실을 밝은 세상에 만천하에 드러냈습니다. 관심없고 몰랐던 국민들은 이제 ‘박근혜 BBK 동영상’까지 보았습니다. 어려운 용어를 굳이 쓰지 않더라도 국민들은 진실을 알았습니다. 정봉주가 죄인이 아니라는 것을 다 압니다. 죄인은 따로 있다는 사실까지 철저하게 학습을 한 것입니다. 이명박대통령은 퇴임 즉시 BBK 재수사 물결에 결국 검찰 소환장을 받을 것입니다. 이것은 이미 피할수 없는 필수 코스가 되었습니다.
둘째, 대한민국의 사법 정의가 고무줄 이중 잣대라는 것을
국민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법 앞에 만인이 불평등하다는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정치 재판은 더더욱 그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나라당 박근혜는 차치하더라도 같은 민주당 안에서 재판을 받은 다른 BBK 피의자들과의 형평성도 없었습니다. 정치권력뿐 아니라 사법권력도 정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적학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셋째, 국민들은 정말 위대하고 현명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 사망 사건으로 자칫 묻힐 것 같았던 정봉주의 BBK의 진실, 아니 이명박의 BBK의 진실이 북한 급변사태보다 국민들의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는 사실은 정말 의미 있는 진전입니다. 작년 천암암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했고, 이번 김정일 사망 사태에도 국민들은 지혜로웠습니다. 정부의 내리먹임식 선전선동이 종말을 고했습니다.
넷째, 조중동 시대가 가고 SNS가 왔습니다.
이제 아무리 조중동에서 바이러스를 퍼트려봤자 씨알이 먹히지 않습니다. 조중동매 종편 객구에 맞춰 조사된 여론조사에서 조중동 신뢰도는 17.2%인데 반해 나꼼수 신롸도는 40%를 점했습니다. 만약, 나꼼수가 없었더라면 정봉주는 쓸쓸히 감옥에 갔을 것이고 BBK의 진실은 더 이상 국민적 간심거리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다섯째, 정봉주의 구속이 20~40대의 각성을 넘어
분노의 조직화가 시작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파장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노사모나 박근혜의 박사모를 훨씬 능가하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견고한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의 탄생은 한국 사회 새로운 정치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입니다. 미권스 16만명 회원(조만간 20만명 돌파 예상)에 하루 방문객 줄잡아 10만명. 대한민국 유력한 대권주자라는 박근혜의 박사모가 고작 6만 6천 회원에 하루 방문객 1만명 이하. 비교해 보십시오. 새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여섯째, 정치의 형식도 콘텐츠다.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습니다.
그동안 정치는 무겁고 딱딱한 무게와 똥폼잡는 정치인들만의 놀음이었습니다. 조소와 조롱, 멸시와 냉소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나꼼수를 통해 뿜어내는 재기발랄한 정치풍자는 “정치도 재미있구나.”하는 신기원을 이룩해 냈습니다. 나꼼수가 정봉주가 이룩한 ‘닥치고 투표’ 캠페인은 수십년간 어느 정치인도 해내지 못한 한국 정치사에 길이 빛날 업적입니다. 그로인해 한국 정치 지도를 새로 그려야 합니다. 참으로 놀랍고 엄청난 일을 해냈습니다.
일곱째, 한국 사회 진보가 진보했고 보수는 보수를 해도 안 되겠다.는
인식의 확산과 공유입니다. 그동안 진보는 엄숙했고 원칙에는 충실했으나 정치를 소홀히 한 측면이 강합니다. 보수는 애국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버텨왔지만 보수의 베일을 벗겨보니 사실상 그것이 매국이었음을 대중적으로 각인한 점은 매우 중요한 업적입니다. 한-미 FTA 같은 진보의 과제를 이제 쉽게 이해하고 분노하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여덟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의 희망을 보았다는 점입니다.
사실 그동안 “박근혜 지지율이 높은데 정권교체 되겠나?‘하는 패배주의가 우리들 몸속에 엄습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진숙과 안철수 현상을 넘어 나꼼수 열풍에 이르러 이제 정권교체가 의심의 대상이 아니라 확신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쫄지마”는 이제 누구나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쫄아야 할 대상을 바꾸어 버렸습니다. 정권교체가 이루어 지면 선봉에 서서 싸워 준 정봉주와 나꼼수에게 그 영예의 대상을 수여해야 합니다.
아홉째, 나꼼수의 문화예술계 진출입니다.
MBC 개그프로에서 “나는 하수다”라는 코너를 만들어 대박 흥행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3김이나 강기갑의원을 흉내 낸 프로그램은 있었지만 이제 팟캐스트 나꼼수를 팔아야만 시청률을 낼 수 있는 현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제가 참여하고 있는 MBC의 손바닥 TV도 사실은 나꼼수에 대한 위기의식의 반영이랄 수 있습니다. 2011년 나꼼수의 등장은 이처럼 방송계, 문화예술계까지 강타했습니다. 나꼼수가 대세라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입니다. 앞으로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은 더 생겨날 것입니다. 보수가 한나라당이 진보와 민주진영을 이길 수 없습니다.
더 쓰고 싶은 내용은 많지만 너무 길어지기도 하고
또 제가 다 분석하는 욕심도 버릴 겸 그만 쓰겠습니다. 열 번째, 열한 번째 의미는 이 글을 읽은 독자들께서 채워 주시기 바랍니다. 그만 쓰고 자야 합니다. 그래야 서울중앙지검에서 예정된 “정봉주 엉엉 웃으며 감옥 보내기” 행사에 참여 맑은 정신으로 참여하지 않겠습니까?
정봉주의원은 오후 3시쯤이면 감옥 안에서 수의를 입고
감방에 들어갈 것입니다. 서울 구치소 사정을 잘 아는 제가 봤을 때 20개사동중 상층, 중층, 하층, 1방, 2방, 3방 중에 한방에 입방할 것입니다. 여기가 독방입니다. 얼굴을 보지 않고 옆 방과 말을 하는 통방은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로움은 자기 몫입니다.
독방에 하루 종일 갇혀 있다 보면 별의 별 기발한 상상도 하고
역사와 대화도 하고 설정된 투명인간과도 대화합니다. 코스모스, 채송화, 맨드라미와도 대화를 합니다. 벽하고도 대화를 합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아침, 점신, 저녁 식사 시간이 되면 창살 밖에 쥐떼들이 몰려와 짬밥을 달라고 찍찍댑니다. 그러면 쥐들과도 대화를 합니다.
제가 목포교도에 있을 때 쥐들에게 짬밥을 주면서
읊었던 노래인데 지금 상황과 어쩌면 이리도 잘 맞아 떨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1990년 어느 가을날 목포교도소 1사 상층 1방에서 읊었던 저의 창작품입니다.
“펄펄 나는 저 쥐새끼 암수 서로 정답구나."
"외로워라 이 내 몸은 뉘와 함께 징역살꼬.”
노원구 공릉동, 월계동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위대한 정치인 17대 국회의원. 맑은 영혼의 소유자 치명적 매력의 남자. 봉주르 정봉주 형님! 징역 잘 살고 건강하게 다시 만납시다. 이젠 안녕!
아참! 봉주형! 내년 총선출마가 사실상 봉쇄되잖아~MB가 총선전 사면해주면 되는데...과연 그럴까? 뭐 구걸할 필요는 없구...근데 걱정하지 마쇼. 정권이 바뀌면 사면이 되고 그럼 유력한 서울시장후보잖어(위로가 됐나?)....쿨하게 살자구!
울지마라 정봉주! 울지마라 대한민국!
정봉주의 BBK Vs 이명박의 BBK
정봉주가 이겼습니다...
BBK를 이긴 것을 시작으로 다른 모든 것을 이길 것입니다.
정권은 국민을 이기지 못합니다.
거짓은 진실을 이기지 못합니다.
BBK 닭치고...정봉주 승, 이명박 패!
동의하시면....닭치시고요 투표!!!
사진은 어제 찍은 거랍니다.
건강히 잘 다녀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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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봉주 전의원님을 집어넣을 려고 했던 사람들은 그 여파를 모릅니다.
그렇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이화여대, 서울대 선언을 기점으로 나온 거지만,
아무래도 이번에 정봉주 전의원에 대한 구속은 큰 의미와 파장이 올 것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파도가 서서히 거세게 칠 것 같습니다.
국민들은 금방 식겠지 하는 생각으로 이번 일을 이렇게 마무리할려하지만,
앞으로의 전개는 그들의 의도와 다르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