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던 게...드뎌 현실이 되는군요... [산물아이님 글]
한미FTA ...정말 충격적이군요...
아래 글은 지난 19일에 드렸었던 글입니다. FTA졸속 협상에 대해 심히 우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별다른 이슈화가 못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알고 계셨으면 하는 마음에.....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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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 보고 나니.....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욕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더군요...
ㅆㅂㄹ~
많은 국민들의 걱정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작년 11월 22일 한나라당의 기습 날치기 강행으로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우리 국회에서 처리가 됐습니다.
이 한미FTA 협정문에서 대표적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여러 독소조항들 중에,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값싼 복제약 생산이 어려워 지면서.. 약값이 오를 것이란 건 쉽게 예견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되면 국민건강보험료를 인상하거나 보험적용 해당항목을 축소하는 게 불가피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습니다.
이와 함께... 민영의료 보험제도가 필요하다는 검은논리가 슬그머니 그 마각을 드러낼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았었습니다. 이 조항은 ...후진국인 콜롬비아와 파나마도 재협상을 통해 삭제한 조항입니다.
그런데 이런 국민들의 걱정이 절대 기우가 아니었음을.... 지난 18일 방송된 KBS 추적60분 '의약품 한미FTA 미국은 왜 제외되었나?' 편을 통해 낱낱히 그 더러운 치부를 고발해 주더군요.
의약품 분야에선 상대적으로 약자인 우리 쪽이 뭔가 제외되면 돼야지...웬 미국 쪽이 제외됐을까? 하는 의아함이 있으실 겁니다. 아래 내용들을 읽어보시면 그 의문이 자연스럽게(?) 풀리실 겁니다.
한미FTA 협정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란?
특허가 끝나가는 약에 대해 특허권을 가진 제약회사가 소송을 걸 경우, 판매 준비 중인 복제약 회사의 복제약 판매가 자동으로 정지되는 제도입니다.
이게 뭔말인가 하면, 특허기간이 완전 끝날때까지 특허약에 대한 어떤 제조판매 준비 활동도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결국 값싼 복제약은 한미FTA 발효 이전보다 길게보면 약 4~5년 정도 더 늦게 출시될 수 밖에 없고, 이 늦어진 출시 기간만큼 더 비싼 약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특허약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환자들에게는 약값 부담이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는 거죠.
이상의 문제점은 지금까지 어느정도 거론이 되어왔기 때문에 많은 분들께서 알고 계시는 사항일 것이고요. 진짜 어처구니 없는 것은 지금부터입니다.
2004년 미국과 FTA를 체결한 호주 정부당국자와 추척60분 팀이 공식인터뷰를 요청했는데 거절당했고요. 힘들게 호주-미 간의 FTA와 한미FTA에 대해 정확하게 잘 알고있는 어느 호주의료전문가와의 비공식 전화인터뷰가 이뤄졌는데요. 이 분도 역시 공식인터뷰는 거절했고요... 정말로 한국이 걱정되고 돕고 싶어서 비공식적이라도 말씀드리는 거라고 밝히더군요. 이 호주의료전문가의 말씀이...
'한미FTA에는 한국 의료보장시스템에 상당한 피해를 초래할만한 잠재성이 매우 많습니다. 그것은 진심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라며 한국이 왜 호주보다 불리하게 FTA를 체결했는지 그 구체적 조항을 들어주더군요...
'호주FTA의 경우 신약의 보호기간이 5년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는 일단 5년을 보장하고 추가적으로 새로운 지표(근거자료)가 나올 때 마다 3년씩 연장할 수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호주는 그런 협상조건을 거부했는데, 한국은 그 부분에 동의했습니다. 결국 신약에 대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진짜 더 욕나오게 만드는 것은 지금부터입니다.
추적60분 팀은 미국 취재를 통해 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발했습니다. 한미FTA에는 결코 상호공정하지 못한 이중적인 기준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미국은 우리에게 약품가격규제를 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정작 미국은 약품가격규제를 가능하게 하는 미국 주정부의 시스템을 허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미FTA 협정문 각주에서, 미국의 '메디케이드'는 제외라고 명백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메디케이드(의약품이 포함되는 전반적인 미국에서 가장 큰 의료제도)'는 미국 주정부 차원에서 시행하는 의료보장제도로 미국 주정부들은 앞으로도 계속 메디케이드를 실시할 수 있다' 라고 각주에 규정되어 있다는 겁니다.
즉, 미국은... 주정부 차원에서는 공공성의 개념 하에 서민들을 위해 약품가격을 적정수준까지 낮추도록 제약회사와 계속 협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죠....
결국, 중앙정부가 약값을 정하는 한국에만 의약품 분야 한미FTA가 부당하고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미국인이)매우 걱정해 주더군요.....ㅠ, @%$@@ 이게 당최 뭔 시츄에이션인지....
미 공화당 주의원인 '샤론 트리트' 라는 사람이 추적60분과의 인터뷰에서 뭔 말까지 한 줄 아세요?
우리 주 국민들을 위해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지켜냈지만 한국 국민들도 똑같이.. 보다 저렴하게 누구나 구입할 권리가 있기에, 한미FTA 협정을 조절할 기회가 있다면.... 솔직히 한미FTA에서 약값 관련 내용이 모두 빠졌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피력하시더군요....
더 열받는 건....
우리 정부관계자는 이런 각주의 규정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심각하고 불평등한 오류가 있는지 조차도 인지하지 못했었고, 지금도 여전히 제대로 상황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처럼 인터뷰를 하더란 말씀입니다.
부아도 치밀어 오르고... 정말 답답하네요......휴~
호주의 의료전문가나 미국의 공화당 의원에게 위로와 걱정의 말이나 들어줘야 하는 이 현실 너무도 ..... 너무도... 어처구니 없고 슬퍼지고.... 대한민국 국민임이 초라해 지네요.....
결론은 한국 약값제도는 중앙정부차원이라 건드릴 수 있고, 미국 약값제도는 중앙정부차원이 아니라 건드릴 수 없고......
미국에서는 의약품과 그 값이 공공재화의 성격을 지닌 말 그대로 '의약품'임을 인정받은 것이고, 한국에서는 더 이상...... 의약품은 '의약품'이 아닌 '일반 상품'처럼 취급 당할 수 있는 것이 공정한 무역이고? 한미FTA의 추악한 진짜 얼굴이던가요??
이대로 간다면... 한국은 제약사들에 대한, 특히 다국적 제약사들에 대한 약값 통제프로그램의 그 통제력이 무력화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관련 협정과 제도를 시급히 바꾸고 보완하여 줄 것을 촉구합니다.
한미FTA 우리 정부측 협상자들에 대해 매국노라고 하면... 그분들이 무지 싫어라 하신 다죠, 정말 욱기시네요~
지금 더한 말이라도 뱉어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번주 홍콩에서는 다섯번째 아시아금융포럼(AFF)이 열렸습니다. 세계 각 국 정부 관료들과 경제학자, 금융기관 수장들이 참석했는데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가 서구 경제모델을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번 포럼 기조연설을 맡은 조셉 스티글리츠 뉴욕대 교수는
한국 경제의 위험 요소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꼽았습니다.
"한국과 같은 이머징 국가에서 FTA 체결로 지적재산권 등이 강화되면 기술 발전이 저해될 수 있다.
자유무역협정이 필요할 경우 양국간 체결이 아닌 다국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조셉 스티글리츠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