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특별법, 표만 생각한 또하나의 포플리즘이다!!! [정주필님 글]
어제 정말 화나는 뉴스를 봤다..
뉴스내용인즉 국회가 그제 예금자 보호 한도인 5000만원 이상 예금자와 불완전판매 후순위채 가입자에게
피해액의 최고 55%까지 보상하는 ‘부실 저축은행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통과시켰다는 내용였다.
이같은 특별조치법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단호히 반대한다..
왜냐하면 이같은 특별법은 법의 탈을 쓴 일종의 꼼수로, 총선을 겨냥한 정치인들의 전형적인 포퓰리즘 행태이다.
물론 선의의 피해를 본 저축은행 고객들의 아픔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리고 저축은행 사태는 은행 경영진과 대주주, 금융감독 당국의 책임이 크다.
이런 마당에 지역구 의원들이 돕겠다고 나서는 것을 나무랄 수만은 없다.
하지만 특별법 자체가 엄청난 모순과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자기 책임에 따른 투자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금융시장에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금융질서를 뒤흔든다.
보호대상이 아닌 후순위채 보상은 법과 원칙을 부정하는 행위다.
형평성 시비도 그렇다.
특별법의 보상 범위는 2008년 9월 이후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 등 19개 저축은행이다.
그렇다면 2008년 9월 이전에 영업정지된 저축은행과 향후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저축은행에도 특별법을 그대로
적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또 저축은행 외에 신협, 새마을금고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문제다. 재원 마련 역시 논란거리다.
특별법으로 인한 피해자 구제액은 1000억원 남짓 된다고 한다.
돈도 돈이지만 은행 예금자와 보험가입자 등을 위해 적립해둔 예금보험기금을 아무런 동의 없이 빼내
쓴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지난해 영업정지된 16개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위해 예금보험기금 가운데 특별계정을 신설해 2026년까지의
예금보험료 납부를 전제로 금융권에서 이미 15조원을 꿔다 쓰지 않았는가.
따라서 국회 정무위의 특별법 추진안은 재고돼야 한다.
총선 때 몇 석 건지려고 얄팍한 술책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
최악의 선례를 만든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정치권이 민심을 얻기 위해 법치를 버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제2, 제3의 저축은행 피해자가 양산되지 않도록 저축은행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는 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