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을 '천안함 폭침,응징의 날'로 정했다고요?

가자서 작성일 12.03.16 16: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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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을 '천안함 폭침,응징의 날'로 정했다고요?  [change님 글]

 

이런 말씀드리면 군대는 갔다 왔냐, 혹시 북한 사람이냐 등등 이런 식으로 뭐라 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 미리 드리는 말씀이지만 저는 복무기간 34개월 중 큰 행사 참가로 27일 혜택을

봤으며 그렇게 33개월이라는 청춘을 나라에 바친 대한민국 국민임을.. 거기에 평범한 군도

아닌 일반인들이 쉽게 갈 수 없는 아주 빡센 군생활을 아무 일 없이 아주 모범적으로 성실히

수행했음을 밝히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어제.. 저녁식사를 하던 중 TV에 비친 내용을 보고 문득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내용은 다름이 아닌 우리 軍이 오는 26일 천안함 사건 2주기를 맞이하여 이날을 "천안함

폭침,응징의날"로 정했다는 소식이었는데..

 

순간.. "뭘 응징하지?"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으며 이런 구호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데 어디서 들었더라?? 잠시 머리를 굴렸더니..이런 호전적인 구호를 밥먹듯 사용하는 게

한이었음을 깨닫게 되었고 조금은 어색하다는 마음마저 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또 무엇을 하려고 이 호들갑을 떨까 인터넷을 열어 검색 좀 해봤더니 3월 26일을 "천

안함 폭침,응징의 날"로 정하고 천안함 46용사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강력히 응징하자 전의

를 다지는 각종 결의대회 및 부대별 특성에 맞는 훈련과 함께 23일부터 27일까지를 공식 추

모기간으로 정해 주둔지 부대별 현수막 설치, 조기게양, 장병 특별정신교육 등을 실시할 계

획인 모양이었습니다.

 

그리고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5도와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선 합동군사훈련, 전.후방지역

작계시행 훈련, 거점점령 훈련, 무장 편대비행 등 각종 한미 연합.합동훈련을 실시할 예정이

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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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더 "뭘 응징하지??" "누구에게 보복하지??" 라는 생각과 함께 언제부터 대한민국

이 이렇게 호전적 구호를 외치는 나라가 되었는지, 언제부터 마치 국지전도 불사하겠다는 싸

움꾼(?)이 되었는지 조금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그마음.. 충분히 이해가 되고 어떤 식으로든 갚아야(?) 되겠다는 군인으로서 갖춰야 할

당연한 마음자세이겠지만 솔직히 그때 그러지 못하고 이제 와서 이러는 이유가 무엇인지 참

으로 궁금하다는 느낌입니다.

 

더군다나 정권 말에 접어들면서 그동한 정말 잘못했던 일 중 하나가 바로 이 남북관계일 텐

데 그래서 연평도 포격사건이 벌어지고 국민이 희생하고 마을이 불타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으며 그래서 전쟁이냐 평화냐 선택해라 라는 말까지 나오지 않았습니까? 얼음처럼 차가

운 남북관계 때문에 우리가 얻은 이익보다 손실이 더 많은 상황에서 이제라도 남북관계를 재

정비하고 어떻게든 대화로 풀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텐데..

 

"응징의 날??"  "보복하자??"

 

얼마 전 서해에서 있었던 훈련 때문에 서해 5도 주민들까지 대피하게 만들고, 정신적 고통에

서 벗어나기도 전 다시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수 천발의 사격소리, 고막이 찢어질 것 같은 포

소리를 듣게 하더니 응징의 날이다 선포하고 또 서해에서 훈련을 한다?

 

정말 한 번 해보자는 것인가요?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호전적으로 변했다는 말입니까?

물론 그때는 핵안보정상회의가 있는 만큼 북의 대응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게 끝나고

다 돌아가고 난 후 그렇지 않아도 제정신들이 아닌데 너무도 열받은 나머지 불장난이라도 한

다면??

 

왜 이렇게 자꾸 부추기는 겁니까? 왜 한 번 덤벼보라 손짓을 하시는지요.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면서 유연한 대북관계를 말하면서 이러시는 이유가 뭡니까? 북에서나 쓸법한

응징이라는 구호를 외치다니요..

 

 

그리고 이런 비유가 적절치 않다는 건 알지만.. 솔직히 낯선 사람을 보고 거침없이 마구 짖는

개가 무섭습니까, 아니면 움직임을 주시하며 노려보고만 있는 개가 더 무섭습니까? 소위 말

하는 건달 중에서 아무데나 소변보고 아무에게나 시비걸며 거들먹거리는 아이들이 무섭습니

까, 아니면 매사에 정중하고 깎듯하며 자신보다 힘없는 이에게는 한없이 관대하지만 자신과

비슷하거나 더 위에 있을 것 같은 이에게만 주먹을 쓰는 조직의 첫째, 둘째라 불리우는 이들

이 더 무섭습니까?..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이제라도 녹인다는 차원에서 좀 조용히 훈련하고 좀 조용히 준비하면

안 되겠습니까? 그렇게 마음속으로 전의를 불태우다 저번처럼 연평도 도발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진다면 그때 확실하게 격파하면 되지 않습니까? 정말 다시 그런다면 이스라엘처럼 하십

시오.

 

그러면 될 것을 미리부터 응징이니 뭐니 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무지

납득도 안 되고 이해도 안 되는 것 같군요. 그렇게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그렇게 국민을 불안

하게 해서 무슨 득이된다고 이러시는지.. 정말 한 판 떠보겠다 그러시는 것입니까?

자꾸 야 !!  포소리 들리냐? 기분 나쁘냐?  라며 건드릴 필요까지 있겠습니까? 서해 5도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으면서까지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상대가 아무리 제정신이 아니다지만 그럴수록 자꾸 말을 걸고 악수를 하고 툭 터

놓고 대화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중국이 북한을 야금야금 접수하고 있다는 현실.. 잘 아시

지 않습니까.. 이러다 통일도 되기 전 중국에게 모든 걸 다 뺏기면 어쩌시려고 그러십니까?..

 

 

문득 김대중 대통령님의 이 말씀이 떠오르는군요.

 

 

"미국과 한국이 북한과 관계를 잘 해서 북한으로 진출하면 우리의 영향력이 두만강과 압록강

까지 미친다. 그렇지 않고 미국과 한국이 북한과 대립하고 적대하여 북한이 중국과 협력하게

되면 중국의 영향력이 휴전선 한강까지 밀려 내려오게 된다. 어떤 것이 우리의 이익인지는

분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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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신잡는 해병이 아마 인간어뢰잡아 줄겁니다.

조금 기다려보면 등짝에 1번쓴 인간어뢰 두마리정도 잡지 않겠어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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