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일에 무더기 수학여행이라니"
민주통합당이 10일 교육과학부가 일선 학교들의 투표 방해 행위에 대해 늑장 시정공문을 발송한 것과 관련해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민주당과 전교조에 따르면, 교과부는 경기·인천·경북 일부학교가 총선 당일인 4월11일에 수학여행이나 수련회, 학교운영위원회 야유회 등의 학교행사를 추진해 투표권을 침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 하루 전날인 10일에야 시.도교육청에 행사일정 변경 공문을 발송했다. 중앙선관위가 교과부에 시정조치를 요청한 지 나흘만이다.
전교조 기관지 <교육희망>의 지난 6일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모교인 경북 포항의 동지상고는 2학년생 305명과 교사 10여 명이 투표일에 제주도로 3박4일간의 체험학습을 떠난다. 또 지난 5일 경기도교육청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 2천200여 개 초중고 가운데 14개교(초1, 중1, 고12)가 투표일을 끼고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 일정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는 이에 지난 6일 선관위에 '투표권 행사 방해에 대한 시정 요구' 공문을 보냈고 선관위는 당일 교과부에 "해당 학교 교사 등이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선거권을 선거일에 행사할 수 있도록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교과부가 총선 하루 전인 10일에야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발송하면서 사실상 이들 학교의 일정 취소는 불가능한 상태이며, 사전에 부재자투표 등을 하지 않은 교사 등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와 관련, 성명을 통해 "기재부, 고용노동부의 관권선거에 이어 이제는 교과부까지 나서서 투표방해 행위에 앞장서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의 장관들이 관권선거에 총 출동하는 형국이다"라고 맹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아이들에게 민주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참여의 의의를 가르치지는 못할망정 투표하는 날은 놀아도 된다고 가르치고 있으니 기가 막힐 일"이라며 "교과부가 매우 의도적으로 교사와 학부모들의 투표참여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