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포항남·울릉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형태(60) 후보가 동생(사망)의 아내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김 후보의 제수라고 밝힌 최모(51)씨는 8일 오후 1시 포항 시내 한 호텔에서 아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5년 남편이 암으로 사망한 뒤 두 아들과 부산에서 살던 중 2002년 5월 아들의 장학금 문제를 의논하자며 김 후보가 상경을 요청, 오피스텔에서 만났는데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또 "강한 저항으로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지만 정신적 피해가 컸고 대인기피증이 생겼다"고 했다. 최씨는 9일 2004년 당시 포항시청에서 김 후보와 나눈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그러나 김 후보 측은 최씨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 후보 측은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수씨는 지난 1일과 3일 연락해 온 뒤 성추행이라는 말도 안 되는 루머를 주장하며 1억2000만원을 요구했지만 큰 형님이 이를 거부했다"며 "10년 전 발생했다는 성추행 주장은 절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제수씨가 자신과 가족에게 수 천만원을 빌린 뒤 돌려주지 않는 등 악의적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장식 후보 캠프를 중심으로 다른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과 흑색선전이 쏟아지고 있다. 악의적 루머를 퍼뜨려 자신의 지지율을 올리려는 정 후보는 즉각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김 후보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최씨와 조카, 무소속 정장식 후보 캠프 관계자 2명에 대해 명예훼손 및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포항남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후보의 반박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9일 국회브리핑에서 "김 후보가 친동생의 부인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의혹이 만약 사실이라면 김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대구시당은 성명을 통해 "가족 성추행 파문이 사실이라면 후보자뿐 아니라 새누리당은 대국민 사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민주노총 포항지부 등 여성단체들도 성명을 통해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정장식 후보 측(ID chungjangsik)이 공개한 김 후보의 녹취록 파일이 올라왔다. 녹취록에는 김 후보로 추정되는 남성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큰 아빠가 술을 먹고 결정적으로 실수를 했다"며 "마지막 남녀관계까지는 안 갔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선거를 앞두고 성폭행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후보들의 흑색 선전과 비방이 쏟아지며 포항 민심이 혼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