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나는 '친박'이 무섭다

개중복이래 작성일 12.09.26 15: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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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 막는 비리

벌써부터 비리의 봇물이 터져 나온다. 집권도 하기 전에 벌써 이러니, 권력을 손에 쥐면 가관일 것이다. 먼저 "부산의 친박"으로 알려진 현영희 의원이 현기환 전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어서 "친박의 좌장"으로 통하는 홍사덕 전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선관위에서 수사의 '의뢰'를 넘어 아예 '고발'을 했다는 것은 물증이 충분하다는 뜻이리라. 캠프의 핵심이 낙마를 하다 보니, 아예 캠프 구성을 다시 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박근혜의 아바타" 송영선 전 의원이 사고를 쳤다. 그녀의 녹취록은 길이 보존해야 할 정치학의 귀중한 사료다. 친박 세력이 정치를 어떻게 하는지 구체적이며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그 기록 덕분에 국민들은 대통령이 나눠주는 차관급 자리가 무려 5000개이며, 조직을 굴리려면 1억 5천만 원 상당의 윤활유가 필요하며, 지역구에서 6만 표를 몰아주면 장차관 자리를 얻는다는, 정상적으로는 알기 힘든 귀중한 사실을 알게 됐다.

제명을 당하자 송영선 전 의원은 총선 당시 공천헌금을 받은 "실세의원"이 존재한다고 폭로했다. 그게 빈 말이 아니라면, 공천비리가 박근혜 후보의 최측근의 손에 조직적으로 저질러졌다는 얘기가 된다. 당이 이렇게 돌아가자, 보다 못한 "친박의 원조" 서청원 전 대표가 당을 구하기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구원투수로 나선 이 분도 실은 18대 총선 당시 공천헌금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바 있다. 신악(新惡)의 대안이 구악(舊惡). 이 얼마나 황당한가?
(중략)

 

공작 정치, "나오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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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는 유독 검찰 출신을 좋아한단다. 가령 박근혜 후보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쇄신 드라마의 핵심인 '정치쇄신특위'의 경우, 위원의 절반가량이 검찰 출신이라고 한다. 특위의 위원장 역시 물론 검찰 출신 안대희 전 대법관이다. 게다가 4·11 총선 때 당시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은 것도 검사장 출신의 정홍원 변호사. 이 분은 결국 현영희 의원 공천헌금 의혹으로 구설수에 올랐다.('무차별 영입한 檢출신…선무당 되나' 문화일보 2012/0907)

하지만 이보다 더 고약한 사정이 있다. 현재 박근혜 주변에는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을 주도한 검사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뉴스 타파'에 따르면, 유서대필 조작을 주도한 검사들 중에서

김기춘 검사는 현재 박근혜 후보의 측근인 '7인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강신욱 당시 강력부장은 대법관을 지내고 2007년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법률지원특보단장을 역임했다. 남기춘 검사 역시 박근혜 캠프에서 클린검증 소위원장을 맡았고, 광상도 검사는 박근혜 후보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에 참여했다. 윤석만 검사는 올해 대전지역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출마했으며, 현재 박 후보를 지지하는 외곽 조직에 있다. 임철 검사는 2008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한국판 '드레퓌스사건' 검사들이 왜 박근혜 캠프에… 미디어오늘 2012.09.01)

최근 박근혜 후보는 최근 과거사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그 사과와 반성에 진정성이 있다면, 5공의 연장인 노태우 정권 하에서 벌어진 인권유린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박근혜 후보에게는 새로운 인물의 '더하기'보다 기존 인물들의 '빼기'가 더 시급해 보인다. 한 젊은이의 인생을 망쳐놓은 파렴치한 공작정치와 사법범죄의 주체들을 그냥 놔둔 채 과연 '국민대통합'을 운운해도 되는 것일까? 이 문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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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언, 망언, 폭언의 차차차

또 다른 문제는 박근혜 캠프의 양식을 의심케 만드는 망언 퍼레이드. 시발은 인혁당 관련한 박근혜 후보의 언급이었다. 먼저 친박 좌장 홍사덕 전 의원.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자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유신을 한 게 아니라 수출 100억 달러를 넘기기 위해 한 것이다" 박근혜 캠프의 정치발전위원인 박효종 교수. "1960년대 초의 참담한 상황과 비교하면 지금은 상전벽해다. 당시 상황을 불가피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결코 부적절하지 않다." 이들의 망언은 결국 정몽준 의원의 타박을 받고 만다. "국민을 돼지로 아느냐?"

압권은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의 망언이다. 그는 과거사의 청산을 요구하는 국민을 아예 간첩으로 만들어 버린다. "역사를 쓰는 일에만 몰두해서 과거로 발목잡기를 하는 세작들이 있지만, 역사를 만들어온 사람들은 새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 오늘을 허비하지 않는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박근혜 후보의 '입' 노릇을 하는 김병호 공보단장의 망언이다. "유신 자체를 기준으로 한다면 당시 가족들은 물론 지금까지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모두 사과해야 한다." 한 마디로, 일일이 사과할 필요 없다는 얘기다.
(후략)

 

기사전문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82889&PAGE_CD=ET000&BLCK_NO=1&CMPT_CD=T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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