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4년부터 2008년까지 식량난으로 사망한 북한 인구가 최대 113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것으로 지금까지의 추정치보다 신뢰도가 높다는 게 KDI 측 설명이다.
이석 KDI 연구위원은 15일 '2008년 북한 인구센서스의 분석과 문제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 1993년과 2008년의 북한 인구센서스 자료를 분석해 "1993년 현재 북한 인구 전체로 볼 때 북한 식량난으로 약 50만~113만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통계왜곡 가능성이 적은 30세 이상 북한 여성인구를 바탕으로 계산했다. 북한 인구통계는 군인 숫자를 속이기 위해 조작되고 있다고 의심되는데 30세 이상 여성은 이런 점에서 자유롭다. 예를 들어 1993년에 35세인 여성은 15년 뒤인 2008년에는 50세가 돼 있을 것인데 자연 사망률을 감안하면 2008년의 50세 생존자 예측치가 나온다. 2008년 현재 50세 인구에서 예측치를 빼면 다른 변수도 있겠지만 식량난으로 죽은 인구를 추정할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1994년부터 2008년까지의 30세 이상 여성의 초과 사망률이 3.84%로 나오는데 남성도 같은 비율이라면 81만5,000만명, 절반이면 50만6,000명이 아사했을 거라고 봤다. 남성이 여성의 1.5배라면 112만5,000명이 굶어 죽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통계청은 1995년부터 2004년까지 북한에서 식량난으로 죽은 이가 약 48만명이라고 2010년 추정했다.
이 연구위원은 2008년 10월1일 현재 북한의 총인구는 2,405만명이며 이중 우리나라 고등학교 이상 교육 수준을 갖고 있는 인구는 약 381만명에 달한다. 소득 수준 대비 고등교육을 받은 노동력 인구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KDI 평가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 군인은 최대 116만명으로 추정했다. 2008년 북한 인구통계상 군인 수는 70만명이지만 북한의 통계 조작 가능성을 고려하면 116만명까지 늘어난다는 것이다. 우리 국방부는 2008년 북한의 군대를 119만명으로 추산했고 국제전략연구소(IISS) 같은 외국 전문기관도 111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