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 출신 후배와 영화 26년을 보고 왔습니다. [나라사랑국가유공자님 글]
오늘 소위 말하는 특수부대출신 후배와 영화 26년을 보고 왔습니다. 어느 부대 출신인지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전반적인 감성은 저와 후배 모두 비슷했습니다. 다만, 이견을 보인 부분이 있습니다. 광주민주화항쟁 때 간첩이 그 속에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간첩의 선동에 의해 항쟁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논점에 대한 이견이었습니다. 하지만 광주민주화 항쟁에서 중요한 점은 간첩 여부가 본질이 아닙니다. 인간다운 상식을 지켰는지가 중요합니다.
백번 양보해서 간첩이 있었다고 가정을 해보도록 하지요.
희생당한 많은 사람들 중에서 과연 간첩의 비율이 얼마나 되었을까요? 극소수의 간첩이 있었다고 치더라도 그들을 잡기 위해 무수히 많은 자국의 민간인을 학살해도 되는 것일까요? 빈대를 잡기 위해 아예 초가삼간을 태워버리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당시 명령을 이행한 군인들도, 그들에게 희생당한 사람들도 권력자의 사적 욕망에 희생양이 된 것입니다. 영화속에서 당시의 계엄군은 '그 사람' 을 경호하는 마실장 이라는 인물로 상징됩니다. 마실장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이렇게 외칩니다.
'명령하지마.'
이 대사는 군사독재의 야만성을 의미하는 듯 보입니다.
이후에 마실장은 '그 사람' 을 향해 이렇게 외칩니다.
'네가 죽으면 내 삶의 정당성이 사라져.'
계엄군들 역시 사람입니다. 하지만 권력자의 욕심은 그들과 시민들을 희생자인 동시에 가해자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절대적으로 희생을 당한 것은 국민들입니다. 가해자가 된 계엄군들 역시 양심에 따라 스스로 살기 위해 자신을 정당화 시켜야만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권력자가 이야기하고,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여 이득을 취하려면 보수언론의 선동만을 보며 '빨갱이'에 집중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과거에 친일파가 자신들의 행적을 감추기 위해 썼던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양심을 속여가면서, 평생을 실체도 제대로 본 적이 없는 빨갱이를 증오하며 살아갑니다. 그 증오가 사실은 '그 사람'을 향한 것이어야 하지만, 그 권력자를 증오하면 자신들을 증오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비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버린 것일지도 모릅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군사정권을 통해 사적 이익을 취하려 한 권력자의 욕심 때문에 가해자가 되어버린 계엄군도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는 상처를 받아 희생당한 국민들도. 박정희나 전두환이 구국의 영웅이라는 소리는 제발 하지 말길 바랍니다.
구국의 영웅은 국민들에게 새마을 운동을 시켜놓고, 안가에서 여대생과 음주를 즐기지 않습니다.
구국의 영웅은 적극적인 친일 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구국의 영웅은 국민을 짖밟지 않습니다.
구국의 영웅은 국민 세금으로 배를 채우지도 않습니다.
구국의 영웅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오히려 수호하지, 해치지 않습니다.
구국의 영웅은 기회주의적인 삶을 살지 않습니다.
군사정권은 모든 인간의 상식을 일거에 무너트리고 맙니다. 폭력은 그런 것입니다. 민주화 시위의 과정 중에 발생하는 간헐적인 무력충돌마저 싫다고 하는 자칭 보수주의자들은 군사정권의 상상할 수도 없는 무자비한 폭력에 대해서는 미화하거나 과거였을 뿐이라고 치부해 버립니다. 그 과거의 세력이 여전히 득세하고 있는 현실에서 말입니다.
군사정권을 용납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상식이 무너지면, 여러가지 심각한 후유증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상식을 지키면서 살기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불가항력적으로 상식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군사정권은 권력을 위해 자의적으로 인간의 상식을 무너트립니다. 그들은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매카니즘으로 국민의 입을 다물게 하고, 선동으로 국민들의 상식마저 무너트려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 하려 합니다.
그 결과가 어떤지 우리는 오늘날에도 보고 있습니다.
정책적 이견마저 '종북좌파' 와 '빨갱이' 라고 논리도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폄하하며, 대화와 토론을 하려하지 않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후배 역시 이야기 합니다. 이정희 후보와 통합진보당은 빨갱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냥 군인이셨던 아버지에게 들었다고 합니다. 그 아버님 역시 그저 단편적인 내용이나 말 한두마디를 가지고 그렇게 언급하고 계셨습니다. 그녀의 대북정책이나 행동이나 통합진보당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종북좌파나 빨갱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녀가 정말로 종북좌파이고, 빨갱이라고 생각했다면 제가 먼저 신고할 생각입니다. 아울러, 정말 그런 근거를 가지고 있다면 가만있지 말고 당장이라도 신고하기 바랍니다. 어설픈 의혹과 말 꼬투리 잡아 계속 국민 선동하면서 매카니즘 악용하지말고, 바로 신고하기 바랍니다. 그런 종북세력이나 빨갱이를 하루라도 더 대한민국에 있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새누리당을 비롯해 자칭 보수주의자들이나 극우세력은 분명히 하기 바랍니다. 말장난 하지 말고, 바로 신고해서 이정희 후보와 통합진보당이 처벌받고, 해체되도록 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반대로 묻겠습니다. 전 김일성, 김정일에게 욕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쳔으로 욕을 안하면서 살아왔지만, 증명해야 한다면 그리 하겠습니다. 새누리당 지지자나 보수주의자들역시 박정희와 전두환을 비롯해 군사독재세력을 향해 똑같이 욕하기 바랍니다. 제 눈에 군사독재자는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38선 너머에 있는 저 놈은 남의 나라 놈이니까 좀 덜 화나지만, 이 놈은 바로 내 나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국민들과 역사를 해쳤습니다. 오늘 이정희 후보가 말한 것 중에 박근혜와 관련해 사실이 아닌 것이 있었는지요? 전두환에게 국민 세금으로 이루어진 6억을 받았고, 아버지의 장물을 물려받고, 그의 아버지 박정희는 적극적으로 친일행위에 가담하여 나라의 주권을 팔아넘기는게 작게나마 일조한 매국노였습니다. 이건 역사입니다. 역사를 네거티브라고 이야기 하는 박근혜 후보의 역사관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녀에게서 군사독재의 향기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발언이 과격하기는 했지만, 정말 과격했던 것은 군사정권입니다. 자칭 보수주의자들은 이정희 후보의 역사적 사실과 겹치는 과격한 발언에는 발끈하면서, 왜 군사정권이 같은 국민들을 학살할 때는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했는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다시 거듭 촉구합니다. 말장난 하지말고, 종북이고 빨갱이라고 생각되면 누구든 바로 신고하기 바랍니다. 그런 자들이 대한민국을 망치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하지만 잊지 말기 바랍니다. 전쟁 이후 이 땅에서 가장 많이 국민들을 학살하고, 민주주의를 해친 빨갱이 짓을 한 것은 바로 군사정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군사정권의 대부가 박정희였으며, 전두환이었습니다. 새누리당의 대표는 그 박정희의 딸입니다. 이건 역사적 사실입니다.
북한이 왜 대선 때만 되면 더욱 군사적 압박을 가할까요?
그들은 대한민국에 유연한 사고방식과 안보관까지 동시에 갖추고 있는 능력있는 대통령이 나오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독재정권 입장에서는 오히려 강경책만 고수하는 현 정권이 더욱 다루기 쉬웠을 것입니다. 이는 외교적으로도 문제입니다. 무조건적인 대립이 있을 경우 분쟁이 발생하게 되면 우리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과 같이 동북아 권에서 힘을 유지하려는 국가에게 북한의 편을 들어줄 명분을 주게 됩니다. 중국은 지나친 대미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우리 입장을 지지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평화를 위해 우리 역시 노력한 적이 없다고 공동책임론을 언급할지도 모릅니다. 남북문제는 우리가 직접 개입하고 언급할 수 있는 수준 정도는 유지가 되어야 합니다. 이 외에도 북한 문제는 단순히 감정적인 처사가 아닌 국제정세속에서 각 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우리 역시 그 속에서 끌려다니지 않도록 이성적으로 대응하면서 실익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적인 대립이 외교적으로 또는 경제적으로 실익이 있다고 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현 정권에서도 보이듯이 국민을 불안에 떨게 만드는 동시에, 경제적으로도 외교적으로도 하등 실익이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대북정책은 여러가지 역학관계 속에 있기 때문에 단순히 감정적인 처사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옳고 그름의 여부를 떠나 이런 정책적 구상과 이견마저 무조건 폄하하면 더 이상 대화와 토론은 사라지게 됩니다. 남북관계에서 우리는 이념보다는 실익을 추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비싼 옷을 입고 있는데, 더러운 사람이 달려오면 충돌하는게 이익일까요, 일단 피하는게 이익일까요? 최대한 피할 수 있는 선 내에서는 피해야 합니다. 그것이 보다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북한과 계속 충돌을 해서,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일까요? 북한이 무서워서 일까요? 아닙니다. 우리의 피해가 더욱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군부독재를 일시에 제거하고, 북한을 한 순간에 민주주의화 시켜 통일 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그런데 이론의 여지없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방비를 튼튼하게 하여 북한이 최대한 도발하지 못하도록 하되, 이익을 위해 외교적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남북관계는 현실적으로 국제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26년을 보면서 군사독재가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북한의 군사독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을 짖밟습니다. 그건 무슨 말을 해도 정당화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이 우리나라의 군사독재 역시 수십년동안 국민들을 짖밟으면서 매카니즘을 동원해 같은 국민들끼리 싸움을 붙여 놓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멋드러지게 산업화라고 하더군요. 군사정권이 산업화의 조건이라면 수많은 선진국들역시 다들 군사독재를 경험했겠군요. 빠른 산업화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그 과정중에 나온 폐단은 산업화 만큼이나 대한민국을 피폐하게 만들었습니다. 전 이렇게 군사독재를 싫어하는데, 북한 군사독재라고 좋아할까요? 결단코 아닙니다. 하지만 국익을 위해, 싫은 자들이라고 하더라도 분노를 삼키면서 참는 것입니다.
최소한 야권을 지지하는 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은 박근혜 후보가 비아냥 대듯이 말한 가짜 평화라도 좋으니, 방비를 튼튼히 하면서 그 평화가 이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에게 반문하고 싶습니다. 그럼 이런 식으로 무조건적인 긴장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인지요? 전쟁은 무서워해야 하고, 피할 수 있으면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전쟁이 발발하는 순간, 우리는 원초적인 고난에 휘말리게 됩니다. 아울러 동북아에서의 권력을 위해 강대국들은 당연히 참전하게 될테고 전쟁은 확전될 것입니다. 그리되면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입니다. 우리가 보다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경우에도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 그것까지는 어찌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평화를 위해 우리가 할 수있는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무조건적인 긴장상태에서는 작은 사건 마저 크게 변질될 소지가 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그럼 다른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제대로 된 대안도 없이 그저 이념에 빠져 자칭 보수주의자들을 등에 업고 긴장을 부추기고있는 형국입니다.
군사독재는 북이든 남이든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입니다. 그러하기에 둘 다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북의 군사독재는 속된 말로 남의 나라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군사독재는 바로 우리의 역사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전쟁 이후, 선량한 국민을 정당한 절차 없이 가장 많이 해친 것은 바로 우리의 군사독재입니다. 그들의 억울한 희생은 무엇으로도 보장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과의 교전등으로 인해 사망한 우리 측의 장병들의 희생 역시 무엇으로도 바꿀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장병들은 적의 흉탄에 의해 당한 희생이지만, 군사정권에 희생당한 사람은 자국의 군사독재자들에게 짖밟혔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그 수 역시 전쟁 이후로 희생당한 장병들의 숫자와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많습니다. 적에게 당한 것도 분노를 참지 못할 정도로 억울한데, 내 나라 독재자들에게 억울하게 당한 희생은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박근혜 후보는 그들의 억울한 희생에 대해 무엇을 책임졌습니까? 평화연장을 촉구하는 민주주의진영을 향해 그들의 직접적인 책임도 아닌 장병의 희생을 책임지라는 뉘앙스로 언급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그녀는 정작 자신이 직,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또 다른 국민들의 희생의 무거움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까요? 만약 제대로 생각했다면 이렇게 뻔뻔하게 정치판에 다시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군사독재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공산주의 역시 원론에서는 독재자를 용인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독재자를 용납해서는 안됩니다. 38선 너머 독재자때문에, 내부의 독재자를 허용해서는 안됩니다. 그 결과로 자국 국민들의 희생과 국론의 분열과, 국민들끼리 자중지란하고 있는 상황이 온 것입니다. 우리가 군사독재를 찬양하고 미화하면서, 북한의 군사독재를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요? 대한민국의 국격이 제고될까요? 박근혜가 대선후보에 나온 것만으로도 이미 대한민국의 정치는 후퇴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국가의 현실 속에서 진정한 통합은 청산이 우선입니다. 박근혜 후보로 인해 오히려 대한민국의 국격은 저하될 것입니다.
온갖 사리사욕의 의혹에 범법자를 대통령으로 만들더니, 이제는 군사독재자의 딸을 대선 후보로 만드는 나라.
정말 자칭 보수주의자들이 원하는 대한민국이 이런 대한민국입니까? 우리가 상식과 양심의 소리마저 외면한다면 그리도 욕하는 일본 극우들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박근혜 후보는 전두환과 관련이 없습니까?
박근혜 후보는 박정희와 관련이 없습니까?
박근혜 후보는 군사독재와 관련이 없습니까?
박근혜 후보는 강압에 의해 빼앗은 부모가 물려준 장물로 산 적이 없습니까?
박정희가 매국노가 아니었습니까?
군사독재가 국민들을 짖밟은 적이 없습니까?
군사독재가 민주주의와 헌법을 유린한 적이 없습니까?
군사독재들이 그렇다고 청렴하였습니까?
이 중에 하나라도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이 있습니까?
26년을 보고 아픈마음과 생각이 많아져 잠 못 이루는 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