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ㆍ이정아 인턴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의 ‘운명’을 쥐고 있다는 ‘안철수의 생각’이 깜깜하다. 문 후보는 “안 전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 사이에 상실감과 허탈감이 많이 있을텐데 사과드린다”며 안 전 후보의 자택을 방문하는 등 마지막 카드를 꺼냈지만 안 전 후보의
입에는 자물쇠가 굳게 채워져 있다. 지난 5일 급박하게 돌아갔던 하루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간 켜켜이 쌓인 앙금(?)을 증폭시키는 분수령이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르면 오늘 중 적극 지원→결정된 것 없다’로 급반전된 안 전 후보측의 입장을 놓고
‘안철수의 생각’이 도대체 어디에 있냐는 의구감만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안 전 후보가 끝까지 안개속 행보로 안심(安心)에 기댈 수 뿐이 없는
야권을 상황을 고려,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급박한 하루는 안 전 후보 캠프내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측간간 불화설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급반전으로 마침표 찍은 급박한
하루=이날 아침부터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측은 긴박하게 돌아가는 모습이 감지됐다. 문 후보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중앙당
선대본부 첫 회의를 주재한 뒤 곧바로 안 전 후보의 자택을 찾았다. 문 후보측은 안 전 후보측 실무진에 자택 방문 계획도 통보했다. 같은 시각
안 전 후보는 서울 모처에서 공동선대본부장들과 장하성 교수와 만나 문 후보에 대한 지원방법을 논의했다. 당초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실팀장급
회의도 연기한 채 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캠프 일각에선 “이르면 오늘 오후부터 유세현장을 찾아가는 등 적극 지원할
것이다”는 말들이 흘러 나왔다. 안 전 후보의 측근은 “안 전 후보가 현장에 강하다.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유권자들을 만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문 후보의 유세에 합류하기보다는, 우리가 따로 조그만 수행팀을 꾸려서 별도의 일정을 잡는 형식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일정기획팀 일부가 출근했고, 향후 언론에 대한 버스 지원여부, 지방 동선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순식간에 급반전했다. ‘문전박대’를 당한 문 후보는 허탈하게 의원회관으로 돌아갔고, 안 전 후보 캠프측은 당초 2시에 예정됐던 브리핑도
취소했다.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늦게 캠프 사무소를 찾아 “어제 상황과 달라진 게 없다. 현재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고만 했다. 점심시간을
기점으로 캠프 내 심각한 기류변화가 생긴 것이다.
▶안철수 - 캠프 불화설=이날 갑작스러운
기류변화를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제3의 정치세력’을 향한 안 전 후보의 계산이라는 관측을 비롯해 박선숙 본부장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과 안 전 후보의 불화설, 문 후보측의 언론플레이와 안 전 후보의 외곽캠프 흔들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안 전 후보측과 가까운
한 정치권 인사도 “이들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돼 안 전 후보의 결단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박 본부장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과 안 전 후보의 불화설은 ‘결단 시점’을 늦추는 최대 요인이다.
캠프 한 관계자는 “박 본부장이 안 전 후보에게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민주당 사람들을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압박했다고 한다. 또 다른 관계자도 “안 전 후보 본인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적극 지원’은 캠프 수뇌부가 퍼뜨린 말”이라고 했다.
실제로 안 전 후보는 지난 4일
국민소통자문단과 가진 오찬에서 “(문 후보 지원방안을) 아직 고민하고 검토하고 있다. 의견을 말해 달라”고 부탁했으며, 다수의 자문단 위원들은
이자리에서 ‘문 후보와 선을 그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회동불발도 이같은 불화설을
뒷받침한다. 당초 문 후보가 안 전 후보의 자택을 방문하면서 안 전 후보 실무진에게 사전조율을 했지만 정작 안 전 후보는 이날 오전 자택에
없었다. 안 전 후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측근이 일방적으로 회동을 강행했을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캠프 내에서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철수, 문재인 앙금설 = 이같은 캠프내 불화는 단일화 과정과 이후에 빚어진 문 후보와
안 후보간 쌓인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안 전 후보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낡은 정치를 벗어내려는 가시적 실천 없이
자신을 불쏘시개로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급작스런 기류 변화도 안 전 후보를 코너로 몰아부친 문 후보측의 지나친
언론플레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함께 ‘제3 정치세력’을 형성하기 위해서라도 ‘새정치’라는 명분을 살릴 수 뿐이 안 전 후보로선
전형적인 구태정치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문 후보측에 쉽사리 손을 내밀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안 후보측 또 다른 관계자도
“무당도 자기가 멍석 들고 다니면서 굿할 순 없지 않느냐. 멍석 깔아주면 한판 신명나게 하는 건데 지금 이건 멍석까지 혼자 깔라는 건지 그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http://news.nate.com/view/20121206n09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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