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은 완전히 미.쳤다.

가자서 작성일 12.12.15 22: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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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은 완전히 미.쳤다.  [꺾은-붓님 글]


 

  오후 2시 정각 5호선 전철에서 내려 세종대왕 동상 앞 광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개찰구를 빠져나왔다.

  이미 확성기에서는 왱왱거리는 거센 소리를 토해내 지하도 밑 까지 들려오고 있었다.

  오후 3시 40분부터 유세가 시작된다고 고지되었으나 이미 세종문화회관 계단과 그 앞 인도는 노란 목도리를 두르고 노란풍선을 흔드는 청중들로 꽉 채워져 있었고 광장 한 켠 에서 남쪽과 서쪽을 바라보고 있는 2대의 무대차량 앞에도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어 춤추고 노래 부르고 말 그대로 광화문광장 일대는 축제와 광란의 도가니였다.


  왜 그들이 미.쳤겠는가?

  미.친놈이 세상을 어지럽게 흔들어 대다보니 멀쩡한 사람들이 지르는 환호의 함성과 참을 수 없는 희열의 율동이 미.친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 시간 이후로 전철이 한 대 지나갈 때마나 광장은 물 빠진 갯벌에 조수가 밀려들어오듯 사람들로 차곡차곡 채워지고 있었다.

  오후 네 시쯤 되어서 세종대왕 동상부터 이순신장군 동상 사이는 광장과 양편 인도가 노란 목도리를 두른 청중들로 꽉 채워져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다섯 시 전후로 문재인 후보가 청중들의 사이를 비집고 무대차량으로 오르는 10여분의 시간은 타는 불에 기름을 들이 붙듯 시뻘건 흥분의 화염이 하늘을 찌르는 듯 했다.


  사회자는 사기꾼!

  문재인 후보의 10여 분간 1차 연설이 끝나고 사회자가 안철수 전 호보는 갑자기 병이 나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리도 있고 돌연 문재인 후보 지지를 철회했다는 소문도 들려오는데,(사회자의 멘트가 여기까지 진행되었을 때 그렇게 흥분의 도가니 같던 청중들의 얼굴에는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광장은 물을 뿌린 듯 숨을 죽였다.) 알고 보니 그것은 저들이 퍼트린 흑색선전이었고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오셨습니다! 하고 선언하는 순간 청주들이 “아-!”하는 안도의 탄성을 지르며 광장은 떠나갈 듯 했고 길길이 뛰어오르는 청중들도 광장의 지축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사회자는 나쁘지 않은 나쁜?”

  이명박 5년 동안에 2008년 5월 29일 노무현대통령의 국상을 치르던 날과 6.10항쟁 기념일, 광화문부터 숭례문까지 모든 차로와 인도를 꽉 메웠던 청중 이래 최대의 인파였다.


  그런데 앞서 있었던 문재인 후보의 1 ,2차 광화문대첩 때와 청중들의 표정이 달라져 있었다.

  1, 2차 대첩이 칼바람 부는 쌀쌀한 날씨에 벌어져 청중들의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어 있었기도 했고 어딘지 모르게 청중들의 얼굴 한 편에 불안감과 엷게 드리운 그늘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모처럼 날씨도 봄 날씨 같이 포근했고, 청중들의 얼굴에서 불안감이라는 것은 찾아 볼 수가 없고 벅찬 감격과 자신감으로 넘쳐났다.

  그 며칠 사이에 판세가 확- 달라진 것이다.

  청중들의 얼굴표정에 판세는 이미 씌여 있었다.

  청중들의 표정이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의 청중들의 환호와 흥분된 열기를 내 짧은 글로써는 고대로 묘사해서 표현할 수가 없다.

  다만 문재인후보가 그 자리에서 말했던 약속 하나 만을 소개하며, 문재인후보가 당선되면 국민들께서 문대통령이 그 약속을 이행하는지?, 아니면 이명박 같이 그런 공약 안 했노라고 오리발을 내밀든가 후보가 선거운동기간 동안에 표를 얻기 위해서는 무슨 소린들 못하느냐? 고 사기를 치지 못하도록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하시기 바랍니다. 

  청중들의 함성 때문에 자세하게는 듣지를 못했는데 줄거리는 이런(파란 글씨) 내용이고, (괄호)안의 말은 문후보가 직접 말 하지는 않은 내용이지만 필자가 그 말의 맥락에 알맞을 것 같은 단어를 골라 삽입한 것입니다.


  먼저 현 이명박 청와대의 군 조직과 같은 폐쇄적이고 불통인 집무자세를 지적하며, 그래서 자신이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기로 공약을 했다는 것을 앞에 깔고 “대통령도 퇴근을 하다 가끔 남대문 시장 같은 데 들려서 서민들과 좌판에 걸터앉아 (닭똥집 안주에) 소주 한잔 걸치고, 가끔가다 대학로 같은데 들려서 젊은이들과 (쥐포 안주에) 호프 한잔 하면서 그들의 애로를 듣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였다.

  그 말이 끝나는 순간 손바닥이 터져라 박수치고,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지르고, 발을 구르고, 길길이 뛰어 오르고, 광장이 떠나갈 듯 했다.

  그 자리에서 수많은 인사가 연설을 했고 문재인후보도 꽤 많은 연설을 했지만 귀에 들어오고 기억이 나는 것은 문 후보의 저 약속뿐이다.


  문재인후보가 대통령이 되어도 저 약속을 어찌 지킬 수가 있겠는가?

  그 시계톱니바퀴 돌아가듯 빡빡하게 짜인 일정에 저런 시간을 낼 수도 없으려니와, 경호 상 문제도 있고 하여 실행으로 옮기는 데는 많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저런 소탈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운가?

  문재인은 저런 사람이다.


  저런 약속을 피치 못하게 부도낸 사람이 앞서도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혜화동 시장관저에서 가끔가다 지하철과 시내버스로 출퇴근을 하면서 시민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고 시민들의 희로애락을 직접 듣겠노라고 했다.

  하지만 첫 시도에서 웬 미.친 여자의 난동으로 그 약속을 계속해서 지킬 수가 없었고, 서울시장 역시 그렇게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하물며 대통령이랴!

  문 후보의 그런 생각이 한 없이 고맙고 위대한 것이다.

  위대한 것은 박정희나 전두환 같이 도끼눈깔 부라리며 국민들을 노려보고 숨도 못 쉬게 하는 게 위대한 게 아니라, 저렇도록 순수하고 소박한 게 위대한 것이다.


  문재인은 당선도 되기 전에 벌써 이명박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명박은 촛불이 한참 타 오를 때 밤 10-11시까지 근무를 시키고 전철이 끊길 시간 쯤 되어서야 촛불을 퇴근시켜 집에 돌아오기가 너무 힘들었었는데, 문재인은 오후 6시가 되자 칼 같이 청중들을 퇴근시켜 여유 있게 집에 돌아와서 늦지도 않은 시간에 완전히 미쳤던 광화문 광장의 소식을 거기 못 나오셨던 분들에게 이렇게 단편적으로나마 전해 드릴 수가 있습니다.


  2012. 12. 15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은 완전히 미쳤었다.

  12월 19일 우리 다 함께 문재인과 미쳐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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