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석에서 知人들과 함께 문재인 비판한 내용 黨게시판에 올라와 논란
지난 22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 후보 선대위 게시판에 '방금 김한길씨의 배신을 보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바지 차림의 김한길 의원이 담배를 피우며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글쓴이는 "두 시간 전 (서울) 광장동 커피숍에서 민주당을 비웃고 문이가 뻔뻔하다, 이해찬이는 또 모냐(뭐냐), 조는 정신병자고 지가 언제부터 노빠(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냐는 둥 민주당 전부를 싸잡아 비웃고 지들이 몬데(뭔데) 내려놓냐 비웃는데 저런 것들을 등 뒤에 두고 어떻게 선거를 치렀는지 이가 갈리네요"라며 "동영상 올리려다 참습니다"라고 썼다. 이 글에 나온 문은 문재인 전 대선 후보를, 조는 조국 서울대 교수를 지칭하는 것이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대선 패배 책임을 두고 민주당 내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노(非盧) 세력의 대표격인 김한길 의원이 문 전 후보와 민주당을 비방했다는 것이다. 이 글은 26일까지 여러 유명 인터넷 게시판으로 퍼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김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을 겸하는 원내대표에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누군가 '김한길 추대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일부러 이 글을 당 게시판에 올린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글이 번진 시점은 김 의원 추대설이 고개를 든 때와도 맞아떨어진다.
김 의원 측은 26일까지 이 글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터넷에 올라온 글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 떠돌고 있다"며 "사진을 보면 김 의원이 주변을 별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석에서 이야기를 나눴고, 누군가 이 장면을 휴대폰 등으로 동영상을 촬영한 것 같다"고 했다.
친노 측 인사들도 "설혹 김 의원이 그런 얘기를 한 것이 사실이라 해도 지인들과 사적인 자리에서 한 이야기일 뿐인데, 그것을 문제 삼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28일 원내대표 선거를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사람은 3선의 박기춘·전병헌 의원 정도다.
하지만 이들도 당내 합의를 통한 추대 분위기가 거세질 경우 물러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4선의 신계륜 의원도 26일 출마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