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또 독불장군, "쌍용차 국조 반대"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역시 '트러블 메이커'였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4일 쌍용차 평택공장을 찾았다. 두달이상 계속되는 해고노동자들의 철탑 농성 해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는 사측과 만나선 더없이 호의적 태도를 보이고, 해고노동자들을 만나선 언쟁만 벌이며 도리어 사태를 악화시켰다.
그는 특히 국회 환노위에서 여야가 합의하고 대선직전 여러 차례 박근혜 선대위가 약속했으며 황우여 대표까지 최근 거듭 약속한 쌍용차 국정조사에 반대입장을 밝혀, 과연 그가 여당 원내대표이자 당원인지를 의심케 했다.
황우여 대표가 지난해 12월3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임시국회에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날 송전탑 농성장을 찾아 농성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환노위원들이 그렇게 (국정조사하겠다고) 했다"며 "나는 거기에 찬성하지 않는다. 저는 아직도 거기에 대해서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게 여러분 문제를 푸는데 적절한지 자신이 없다, 솔직히 얘기해서"라며 "최종적인 문제는 여러분의 문제를 푸는 것이지 않나? 국정조사가 목표가 아니고. 그렇지 않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한 농성자가 지난해 9월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여야 모두 쌍용차 사태의 문제점에 공감했다며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주장하자, 그는 "만약에 그 증명이 확실하다면 국정조사를 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 그게 확실하지 않으니까 국정조사를 해달라 그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농성자가 이에 "아니, 당시 청문회에서 잘못된 것을 알았으니 진실을 밝혀달라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 원내대표는 "지난번 정부 때, 그 중국에 넘길 때는 민주당 정권때다. 그때 잘못했다는 것은 그대로 분석을 해서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지, 이미 저질러진 일 갖고 방법이 있겠느냐"고 노무현 정권 탓을 하며 맞받았다.
그는 대신 "저기(송전탑) 위에 올라가 있는 게 얼마나 위험하나? 빨리 내려오라"는 말만 수차례 반복, 농성자들을 분노케 했다.
쌍용차해고자 고동민씨는 이 원내대표 방문뒤 트위터를 통해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나는 국정조사 찬성한 적 없다. 환노위 의원들이 한 거다. 여전히 국정조사는 반대입장이며, 송전탑에 왜 올라가 있는지 모르겠다. 내려왔으면 좋겠다"라는 이 원내대표 발언을 전한 뒤, "쌍차 왜 왔니"라고 질타했다.
이 원내대표는 총선 전에도 김종인 위원장의 경제민주화에 사사건건 딴지를 걸어 김 위원장을 격노케 하고 경제민주화에 대한 국민적 회의를 초래, 박근혜 후보를 궁지에 몰은 전력이 있다. 총선후 박근혜 후보는 김 위원장에게 대선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면서 다시는 이 원내대표가 돌출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 김 위원장의 대선 협조를 얻어낼 수 있었다.
대선후 박근혜 당선인에게는 절망자살을 계속하는 노동계를 어떻게 끌어안아야 하는가가 대통합의 최대 현안이 됐으며, 이에 황우여 대표와 한광옥 인수위 국민통합특위 위원장이 최근 자살한 한진중공업 최강서씨 빈소를 찾는 등 다각적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쌍용차 현장을 찾아 여야가 합의하고 박 당선인이 대선전 누차 약속했으며 황 대표도 지시한 국정조사에 대해 개인적 반대 의견을 밝히며 농성자들에게 무조건 철탑에서 내려오라는 주장만 되풀이, 결과적으로 박 당선인에 대한 노동계의 불신만 증폭시켰을 뿐이다.
새해 예산안 심의과정에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수백억원이나 늘려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이 원내대표가 연일 트러블만 자초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