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청문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바람부는언덕님 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드디어 오늘 열리게 됩니다. '의혹 백화점', '의혹 종결자', '의혹 종합병원' 등으로 불리며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청문회 전에 사퇴해야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일었던 김병관 후보자가 과연 청문회를 통해 자신에게 제기된 수많은 의혹들을 제대로 해명할 수 있을지, 또 국회가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채택하게 될지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김병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는 기적이 일어날까? 출처 : 연합뉴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의원은 지난달 최고위원 회의에서 "김병관 후보자는 그만 용퇴하길 바란다. 무슨 고구마 줄기도 아니고 자고 나면 문제가 터지고 있다. 지금까지 20여개에 달하는 의혹만으로도 용퇴해야할 조건은 충분하고도 넘친다. 새 정부에 부담 주지 말고 하루빨리 자진사퇴하기 바란다"며 직격탄을 날린 바 있습니다.
당초 민주당은 김병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보이콧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그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들과 자질에 미루어 국방부장관 후보자로서 함량미달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김병관 후보자가 대통령의 뜻이 변하지 않는 한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청문회 절차를 요구하자 입장을 바꾸어 청문회 개최쪽으로 뱡향을 선회했습니다. 국회 청문회법 상 장관 후보자 지명 후 20일이 경과하면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도 장관에 임명될 수 있기때문입니다. 지난 달 15일 지명된 김병관 후보자는 대통령의 뜻이 변하지 않는 한 7일 이후라면 언제든 임명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 김병관 그는 국방부 장관의 자격이 있는 후보가 맞나?
현재 그에게 제기된 의혹만 20 여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무기중개업체인 유비엠텍의 비상근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받은 2억원의 고문료가 '로비 성과급'이라는 의혹에서부터 부대 공사 리베이트, 부대 위문금 개인통장 관리, 비리 부대원 봐주기 등의 사단장 복무시절 문제와 위장전입 아파트 다운계약서, 부동산 투기, 증여세 탈루 등 부동산 관련 의혹도 열가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군 내부에서 조차 김병관 후보자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도가 높지 않다는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민주통합당 안규백 의원실에 따르면 "역대 국방장관, 합참의장을 10여 차례 청문회를 했는데 보통 전우애가 있어서 어지간하면 이런 제보(사단장 시절의 의혹들)들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유독 김 후보자의 경우 군 내부에서조차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라고 밝혔습니다. 그가 국방장관이 되었을 경우 지휘통솔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아래 그림은 오마이 뉴스가 정리한 김병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들입니다.
<자체검증했다는 후보의 의혹들이 차고도 넘친다, 출처:오마이뉴스>
필자의 소견으로는 그는 아마 역대 인사청문회를 통틀어 가장 많은 의혹이 제기된 후보자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들 알다시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사선임과정을 비롯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문제로 심한 홍역을 앓았던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들에 대한 인선에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언론들과 여론은 인사검증절차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인지한만큼 이번에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인사들로 채워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 늦어지는 조각 인선… 박근혜 당선인 '현미경 검증' (한국일보)
▶ 늦어지는 총리 인선 … “30여 명 검증서 대부분 탈락” (중앙일보)
▶ 준비된 대통령의 늦어지는 인선 (이데일리)
<김병관 후보자를 한미연합사 방문에 대동한 박 당선인, 출처:세계일보>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은 이미 정해졌다는 것은 지난달 22일 합참과 한미연합사 방문에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있던 김병관 후보자를 대동한 것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습니다.대다수 언론과 여론이 반대하고 있고, 새누리당에서 조차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있는 김병관 후보자에 대한 박 대통령의 집착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 김병관 후보자를 둘러싼 경우의 수
그렇다면 인사청문회의 결과와 상관없이 김병관 후보자의 거취는 어떻게 결정될까요? 몇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를 위한 최상의 시나리오는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불발, 김병관 후보자의 자진사퇴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덜어지고 국민비판여론 역시 잠재울 수 있습니다.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불발, 박근혜 대통령 임명철회의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최상은 아니지만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나쁠 것 없는 시나리오입니다. 어쨌든 청문회 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김병관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하든 대통령이 지명철회를 하든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국정부담을 덜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김병관 후보자의 낙마가 유일합니다.
그러나 이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청문회 보고서 불발, 대통령의 지명강행, 이것이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 중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이럴 경우 가뜩이나 나쁜 국민여론은 걷잡을 수 없게 되고 박근혜 대통령은 임명강행에 대한 거센 역풍에 휩싸이게 될 것입니다. 정부조직법 파행으로 인해 정국이 차갑게 얼어붙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김병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다면 이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을 의미합니다. 김병관 후보자를 국방부장관에 임명하는 것은 결국 야당과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에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 일각과 보수언론 조차 김병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던 것입니다. 어떤 경우든 김병관 후보자가 국방부장관으로 임명된다는 것은 대통령과 여야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 김병관 임명 강행하는 순간 박근혜 대통령은 큰 위기 맞을 것
며칠 전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조직법에 대한 야당압박과 국민여론수렴을 위해 대국민 담화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야당의 반발과 여론의 악화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자신의 의지대로 국정을 통치하겠다는 것은 소통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구시대적인 발상이며, 이에 국민들이 거부감을 표하고 있는 것입니다.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 5년에 대한 국민의 평가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이명박 정부가 잘한 것은 발전적으로 계승하고 잘못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과감하게 쇄신하고 개혁해 주길 기대한다"
지난달 24일 출범을 하루 앞두고 새누리당이 박근혜 정부에 대해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잘못을 반면교사로 삼을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야당이 아닌 여당에서 조차 이명박 정부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신은 고소영, 회전문 인사문제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불행히고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소통이 안됐다는 것에 있다" (2012년 8월 18일 SBS 시사토론 중 이명박 정부를 평가하며 한 발언)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불신과 불만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이 지적했던 '인사문제'와 '소통부재'로 인해 국민들이 박근혜 정부를 걱정하고 우려하고 있습니다.김병관 후보자를 국방부장관 임명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한 악재로 작용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병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해야 마땅합니다. 그것이 막혀있는 정국과 얼어붙은 국민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작은 불씨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베풀고 나중에 얻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더욱 김병관 후보자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것이 바로 정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