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최대유산, '트리플 1천조 재앙'
중앙 공기업들이 지난해 발행한 채권 발행 규모가 100조원을 넘으며 사상 최대를 기록, 공기업 부실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작년 중앙 공기업 채권 발행액은 총 105조7천8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의 71조7천415억원보다 무려 47.5%나 급증한 규모이자, 한해 채권 발행액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참여정부 마지막해인 2007년에 26조8천76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MB정부 마지막해에 무려 4배 가까이 폭증한 셈이다.
이 수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시장형 공기업과 예금보험공사 등 일부 준정부기관을 포함해 특수채를 발행하는 약 30개 공공기관만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어서, 지방공기업까지 포함할 경우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작년에는 예금보험공사 24조8천억원, 정책금융공사 21조4천억원, 한국주택금융공사 20조8천억원 등 금융공기업의 채권 발행이 특히 많았다. 주택·토지를 담보물로 발행되는 채권인 주택저당증권(MBS) 등이 포함된 주택금융공사는 성격이 다르나, 예금보험공사 등의 채권 발행 급증은 부실저축은행 부실 등을 떠맡았기 때문이다.
또한 LH공사가 11조5천억원, 한국전력공사가 8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LH공사는 138조원의 부채에 대한 이자를 내기 위해, 한전은 전기요금 동결에 따른 영업손실 때문에 채권을 발행해야 했다.
특히 LH공사는 2006년 50조4천억원이었던 부채가 지난해말 13781천억원으로 늘어날 정도로, MB정권 들어 MB 대선공약인 보금자리 주택사업 등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가장 급속히 부실화됐다.
그밖에 한국도로공사 2조9천억원, 한국가스공사 1조9천억원, 코레일 1조6천억원 등 여타 공기업 부채도 빠르게 늘었다. 특히 코레일은 최근 용산역전재개발사업이 좌초되면서 자본 잠식까지 우려되는 위기에 직면해 앞으로 부채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채권 발행액에서 만기액을 뺀 순발행 역시 최근 6년 연속 급증했다.
2006년에는 순발행이 마이너스(-) 6조원이었으나 2007년에는 순발행 규모가 15조원을 기록한 이래 MB정권 들어 2008년 29조원, 2009년 51조원, 2010년 43조원, 2011년 24조원에 이어 지난해 순발행액이 54조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순발행 규모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공기업 부채가 늘었다는 의미로, 이는 사실상 지급보증 의무를 지고 있는 국가의 부채가 그만큼 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MB정권 시절에 공기업 부채가 급증한 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를 숨기기 위해 4대강사업, 보금자리주택, 공공요금 동결 등의 정책에 따른 재정 부담을 공기업으로 전가시켰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정적자를 공기업에 전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말 정부부채는 MB정부 5년내내 재정적자를 기록하면서 445조9천억원으로 폭증했고, 중앙공기업 부채도 442조원으로 급증했으며, 지방 공기업 부채도 70조원대로 늘어났다.
유사시 정부가 책임져야 할 사실상의 국가부채가 1천조원에 육박한 셈이다.
여기에다가 MB정권 시절 1천조원으로 폭증한 가계부채까지 합할 경우 민간과 공공부문 부채만 2천조원대에 달하는 셈이다. 일부 외국 투자가들은 이밖에 북한 급변시 한국경제가 감당해야 할 재정부담이 1천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면서 한국이 '트리플 1천조의 위기'를 어떻게 슬기롭게 관리·극복할지에 한국의 미래가 달렸다는 경고 섞인 전망을 하고 있기도 하다.
MB정권에게 가장 혹독하게 물어야 할 책임은 국가부채와 민간부채, 그리고 한반도 리스크를 모두 증대시키면서 한반도 공동체를 '구조적 재앙' 위기로 몰아넣은 대목인지도 모른다.
"1~2월 세수, 지난해보다 6조8천억 감소", 재정 초비상
김덕중 국세청장 후보자는 25일 "올해 1~2월 세수(稅收)가 지난해와 비교해 6조8천억원 정도 줄었다"고 밝혀, 재정에 초비상이 걸렸음을 시사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세수 상황을 묻는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의 질문에 대해 "줄어들고 있다"며 이같은 말했다.
그는 세수 격감 이유에 대해 "2011년말이 공휴일이다 보니 2011년 세수 가운데 3조2천억원이 지난해 1월에 납부됐다"고 설명했으나, 그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나머지 3조원 이상은 실제 감소분으로 분석된다.
그는 연간 세수추정치에 대해 "3월 법인세·5월 종합소득세 신고가 있기에 추계에 제약이 있다"며 답을 피했다.
올해 세수는 지난해 2%대 저성장을 하면서 예상됐던 것이다. 특히 지난해 법인세를 올해 내게 돼 있어 올해 법인세 세수가 급감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여기에다가 올해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까지 우려될 정도이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정부 예상보다 올해 성장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해 또다시 2%대 성장이 예상되면서 내년 세수 전망까지도 암울할 전망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실현을 위해선 향후 5년간 135조원, 해마다 27조원의 세수가 추가로 필요해 세수는 줄고 세출은 늘면서 MB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