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사건, 화룡점정만 남았군요!!

가자서 작성일 13.05.27 20: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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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사건, 화룡점정만 남았군요!!  [바람부는언덕님 글]

 

 

실수가 아니었다. 아니 실수였다는 해당 경찰의 변명을 애시당초 믿을 사람이 없다는 것을 경찰 스스로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내 밝혀지게 될 거짓말이라도 해야만 하는 경찰의 입장이 오히려 딱할 정도이다. 그러길래 해서는 안되는 짓을 왜 저지른 것인가? 경찰 본연의 임무는 어느 곳에 내팽개쳐두고 권력의 충복이 되어 스스로의 양심을 저버리면서까지 이같은 짓을 한 것인가? 이러고도 당신들이 민중의 지팡이라 불리워지길 바라는가? 정말 그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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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국정원 수사기록이 담겨있는 하드디스크를 반복 삭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틀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서울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소속 간부 A경감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그는 지난 20일 서울지검 특별수사팀의 압수수색 직전 국정원 수사기록이 담겨있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는 컴퓨터 속에 있는 자료를 삭제한 것을 시인했다. 그런데 자료삭제를 인정하는 동시에 그는 엉뚱한 소리를 한다. '수사를 방해할 생각은 없었고, 실수로 지운 것'이라며 소가 웃을 소리를 변명이랍시고 내뱉은 것이다. 그의 주장은 당연히 거짓말이다. 수사를 방해할 생각이 없었다면 컴퓨터의 자료는 왜 삭제를 했으며, 실수로 지운 것이라면 왜 컴퓨터의 자료삭제에 사용되는 전문소프트웨어를 사용했겠는가? 거짓말을 해도 앞뒤 전후사정을 살펴가며 해야 탈이 없는 법이다. 그의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지는 데는 채 이틀이 걸리지 않았다. 


■ 디가우징이든, 안티포렌식이든 그는 고의로 자료를 삭제했다


애초에 그가 '디가우징'의 방법을 사용해 컴퓨터의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그러나 어제 검찰은 새로운 사실을 발표했다. 그가 복잡한 '디가우징'의 방법이 아닌 '안티포렌식' 방법, 즉 컴퓨터·IT정보 분석을 통해 범죄 정보를 찾아내고 복구하는 방법인 '디지털 포렌식' 기법에 대응해 만들어진 '안티포렌식'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을 새롭게 밝혀낸 것이다. 경찰측 관계자는 '디가우징'이 아닌 '안티포렌식' 방법을 사용한 것을 두고 A경감이 '조직적·적극적·고의적으로 증거를 없앤 것이 아니다. 그런 일은 확실히 없었고, 조직 차원의 파일삭제 지시나 개입도 없었다'고 말한다.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말이다. 이제라도 진실을 밝히고 용서를 빌어도 모자랄 판에 그저 틈만 나면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는 경찰의 태도는 되려 매를 버는 일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디가우징'의 방법을 사용했든 '안티포렌식' 방법을 사용했든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 속에 있던 국정원 수사기록의 자료를 삭제하기 위해 어떤 수단을 동원했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그가 국정원 수사기록을 고의적으로 삭제했다는 사실에 있다. 그가 '실수로' 자료를 지운 것이 아니라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기 직전에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이고, 이 과정에 그 이외에 누가 어디까지 개입해 있는가를 밝혀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경찰과 국정원의 합작품으로 결론나는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사건


일명 '국정원녀 사건'으로 시작된 국정원의 대선불법선거운동 사건에 대해 필자는 몇개월 전 이 사건이 경찰과 국정원의 합작품이라는 요지의 글을 포스팅한 바 있다. 그런데 그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말 국정원은 조직적으로 대선에 불법개입했고, 이를 수사하는 경찰은 부실·축소 수사에 이어 증거인멸까지 시도했다. 이로써 경찰과 국정원이 지난 대선의 가장 뜨거운 논란거리이면서 아직까지 사건의 실체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국정원의 대선불법선거운동에 연루되어 있음이 확연히 드러나게 되었다. 앞에서는 국정원이 불법을 저지르고, 뒤에서는 경찰이 무마해주는 범죄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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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김용판 전 청장, 그는 영남대와 국정원 출신이다>


국정원의 대선불법선거운동 사건수사를 일선에서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대선  막판 이례적으로 밤 11시를 기해 전격적으로 '국정원녀 사건'의 중간수사결과의 발표를 지시했다. 대선후보들간의 마지막 3차TV토론이 끝난 직후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말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그 시간에 대선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국정원 대선불법선거운동 사건의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지시했던 이유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발표이유에 대해 그는 "분석결과를 국민에게 빨리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정치적 사안이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그 이유는 '국민을 위해'서였다. 그는 '국민을 위해' 늦은 밤 11시, 대선을 불과 이틀 앞 둔 그 시점에 전격적으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분석결과는 부실·축소·은폐된 내용만이 남겨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위한 '헌정발표'였음이 추후에 밝혀지게 된다.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국가기관인 국정원의 대선불법선거운동 사건의 실체였다. 그러나 경찰은 부실·축소·은폐로 점철된 억지 춘향이식 수사와 결과로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해왔다. 그것도 무려 5개월이 넘도록 말이다. 수사는 하는둥 마는둥 공소시효만 날리고 검찰로 넘어간 국정원의  대선불법선거운동 사건, 이제 공소시효까지는 불과 20여일이 조금 넘게 남았을 뿐이다. 


■ 국정원 불법대선개입 사건의 남은 쟁점은 무엇일까?


국정원과 경찰의 합작품인 '국정원 대선불법선거운동 사건'의 전말은 이제 거의 그림이 그려졌다. 화룡점정의 순간인 셈이다. 이제 남은 쟁점은 국정원이 개입한 헌정질서를 유린한 국기문란사건의 몸통을 밝혀내는 일이다. 이미 국정원 직원의 대선불법선거운동 사건에 국정원장의 지시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국정원 내부문건인 '원장님 지시말씀'에 공개된 바 있다. 국정원 수사기록을 '안티포렌식' 방법을 사용해서 삭제한 A경감 역시 단독으로 자료를 삭제했을 리가 없다. 이렇게 본다면 국정원의 원세훈 전 원장, 경찰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현재까지 드러난 이 사건의 가장 윗선들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 연관되어 있는 윗선은 이 두사람뿐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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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14일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 등이 경찰청을 방문,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작년 12월 14일 새누리당은 심재철 의원 등 4명을 전격적으로 경찰청을 항의 방문토록 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당시 경찰청장이었던 김기용 청장에게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달라'고 압력을 행사했다. 또한 '댓글 단 것만 확인하면 2~3일이면 수사가 가능할 것'이라며 수사기한까지 정해주었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아예 '경찰은 오늘(16일) 중으로 컴퓨터 조사결과를 발표하라'고 다그치기까지 했다. 새누리당의 압력에 굴복한 것인지는 몰라도 경찰은 당초 압수한 '국정원 직원의 컴퓨터를 정밀분석하려면 최소한 일주일은 걸릴 것'이라더니 이들이 다녀간 지 이틀만에 전격적으로 그것도 밤 11시에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해 버렸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날 경찰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사실을 새누리당은 미리 알고 있었다. 박선규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대변인은 16일 대선후보 TV토론이 끝난 직후 YTN과의 대담을 통해 "이제 곧 경찰 발표가 있겠지만 (국정원 직원의 대선불법선거운동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제 곧 발표가 있겠지만...", 그는 어떻게 경찰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일까? 모든 것이 새누리당이 원하는 대로, 이끄는 대로 흘러갔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복심과도 같은 존재이면서 동시에 이명박 정권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임할 때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그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든 것을 원세훈 원장이 알고 있듯, 원세훈 원장의 모든 것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알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그는 이명박 정권에게 드리워져 있는 모든 의혹을 밝혀낼 수 있는 핵심인물이자 뇌관같은 존재다. 국정원의 대선불법선거운동은 이명박 정권 하에서 벌어진 초유의 사건이었다. 이명박 정권은 이번 사건에 관련이 없는 것일까?


 검찰의 사정의 칼날 어디까지 겨눌 것인가?


언급한 대로 이제  국정원 대선불법선거운동 사건의 공소시효는 20여일이 조금 넘게 남았다. 수사속도를 내고 있는 검찰, 그러나 그 속내는 매우 복잡할 것이다. 현 박근혜 대통령이 관여되어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이 사안을 박근혜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했는지는 모두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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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대선불법선거운동을 '인권유린'으로 몰아붙였던 박근혜 대통령이였다>


▶ "성폭행범이나 사용할 수법을 동원했다"

(민주당이 국정원 김씨를) 물도 못 먹게 감금했다"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언한다"

"그 여직원만 불쌍하게 됐다. 민주당은 사과 한마디 안 한다"

▶ "(여직원을) 감금하고 차를 들이받고 부모를 못 만나게 한 것 등은 인권침해다"


이랬던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국정원 대선불법선거운동의 전말이 거의 드러난 지금까지 박근혜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국기문란행위이면서 동시에 헌정파괴행위인 국정원의 대선불법선거운동이 사실로 드러났는데도 말이다. 아마 대통령은 어쩌면 자신이 한 말을 이미 기억속에서 지워버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검찰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마무리할 지 누구도 예측할 수는 없다. 국민들의 바램이야 이 사건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을 법의 심판대 위에 세우는 것이겠지만 대한민국의 정치가, 그리고 그 눈치를 보는 검찰이 어디 그동안 그렇게 해온 적이 있었던가? 결국 몸통은 밝혀내지 못한 채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될 것 가능성이 높다.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검찰은 이번 국정원의 대선불법선거운동 사건의 실체와 몸통을 밝혀야 한다고 손은 움직이고 있는데 마음은 그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 


정의와 공의가 무너진 대한민국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결과를 뻔히 알고 보는 영화처럼 재미없는 것이 또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대한민국의 검찰이 모두가 예상하는 시나리오를 벗어나 '식스센스'급  반전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정말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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