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글은 건국대학교 법대 교수인 한상희 교수님 페북글입니다.
조금은 딱딱할수 있지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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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님, 표현의 자유 때매 당황하셨죠?
최근 일베와 관련하여 때 아닌 중립론이 회자된다. “표현의 자유”라는 법개념을 들이대며 관용을 말하거나, 일베를 폐쇄하면 그 논리가 그대로 부메랑이 되어 보수쪽에서 진보적인 표현들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그 한 예이다.
정말 그런가? 이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더러 우리나라는 참으로 자유로운 국가이며 지성이 꽃 피는 세상이라는 착각이 스멀스멀 기어든다.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잘 보장되길래, 그래서 입만으로 싸워야 하는 진보진영의 활동영역이 얼마나 넓게 보장되길래 저런 걱정까지 다 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마치 곽노현 전교육감 사건 때 진중권이 들이대던 기계적 잣대를 바라보는 기시감까지 느껴진다.
오판하지 말자. 일베 폐쇄론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기도 전에 이미 진보진영의 활동무대는 초토화되어 있다. 국가보안법이니 하는 체제문제까지 갈 것도 없이 벌써 우리는 노회찬과 정봉주의 사태를 겪었다. 우리가 일베를 공격하는 논리가 기득권세력들이 노회찬의 X파일이나 정봉주의 BBK공개를 핍박하는 억지보다 미미한 것인가? 우리가 일베를 폐쇄하자고 내세우는 명분이 덕수궁앞 쌍용농성장을 폐쇄하겠다는 저들의 폭력보다 가벼운 것인가? 그것이 <천안함 프로젝트>에 대해 상영중지가처분을 신청하려고 획책하는 국방부의 작태만큼 경망스러운 것인가? 만약 이 질문에 “yes”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그래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일베 폐쇄론의 논거가 진보진영이 누리는 “표현의 자유”를 조금이라도 위축시킬 수 있는 공간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 기계적 중립론은 옳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진보진영의 표현의 자유는 이미 침탈당해 숨만 겨우 쉬고 있는 지경이라면 어떨까? 저들은 펄펄 날아 사상의 자유시장을 훼손하고 민주적 가치를 부정하며 다른 이의 인격을 가차없이 조롱하고 있음에도 그 기계적 관용주의를 내세우며 고상한 척 하는 것이 진정으로 옳은가?
물론 표현의 자유는 고귀한 가치다. 하지만 그 가치의 적용이 헌법적으로 인권적으로 올바른가의 판단은 또 다른 문제다. 표현의 자유를 말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의 정의를 먼저 짚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정의를 어떻게 정의하든 관계없이 우리 시대의 아픔은 표현의 자유의 의미와 범위를 달리 보게 만든다. 혹자는 “광주사태”라는 표현을 허용하지 않으면 천안함의 진실을 주장하기 어렵게 된다고 하지만, 5·18의 문제에는 관용 이전에 학살자와 그의 폭력에 삶을 잃어버린 수많은 희생자들이 존재한다. 천안함의 문제에는 진실에의 접근가능성을 박탈해 버린 국제적 수준의 담합과 이를 만든 엄청난 국가권력이 존재한다. 양자는 표현의 자유가 싸워야 하는, 표현의 자유의 주적이라는 점에서 공통된다. 여기서 관용을 앞세우며 천안함 진실을 주장하기 위해 “광주사태”라는 표현을 인정하자는 말은 “미국이 옳다고 말 할 수 있다면 소련도 옳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마이클존의 외침을 정면에서 부정하는 셈이 된다. 이미 우리의 정치현실은 소련이 옳다고도, 천안함의 “진실”도 주장할 수 없는, 무지막지한 폭력 아래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제 어설픈 사상의 자유시장론은 그만두자. 그 시장 자체가 원초적으로 자유롭지 못 한, 기득권세력의 독점시장일 따름인 바에야 사상의 경쟁을 통한 진리의 발견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관용론 역시 마찬가지다. 나의 주장이 관용받지 못 하는 현실에서 그의 주장만 관용한다는 것은 비굴한 굴종일 따름이다. 어제 날짜의 ‘미디어 오늘’의 한 인터뷰 기사의 표제는 “일베 사이트 폐쇄는 ‘과도한 조치’… 정치적 투쟁으로 남겨놔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치적 투쟁은 “표현의 자유”의 바깥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표현의 자유 그 자체가 정치적 투쟁의 대상이며, 우리 시대가 욕망하는 정치재(political good) 그 자체이다. 일베가 누리는 형식론적 표현의 자유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을 때, 그래서 그들에 의해 은폐되는 거짓과 그들에 의해 엄폐되는 권력의 본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표현의 자유가 실천될 수 있다.
착각하지 말자. 아직도 우리는 “표현의 자유”의 향유자가 아니다. 그저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것은 우리의 “표현의 자유”를 위한 전사(warriors)가 되어야 한다는 당위명제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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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진성호가 과거 10년의 좌파정권에서 넷상에 진보들이 파쇼에 가까운 지위를 가지고 있었기에 일베라는 괴물이 탄생했다고 이야기 했는데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을 하던 좌파들 자체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진 군사정권과 독제 그리고 김영삼때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의한 괴물이었음을 은근히 말뒤에 숨긴 장난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위에 글 읽어보니 정말 동감이 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