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시민들은 왜 광장에 갈까 [여름의문님 글]
8월 무더위에 집에서 선풍기를 틀고 앉아만 있어도 더위가 온 몸을 감싸는 것 같은데 왜 시민들은 광장으로 가야만 하는 걸까.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민주주의는 절차이다. 그 절차의 첫째가 바로 선거이다. 공정한 선거를 통해 승리를 할 때 상대방도 인정하고 수긍을 하는 것이다.
이런 절차를 개인이 어기면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절차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게 그 어떤 기대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국가 기관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절차를 깨고 역주행하는 일을 저질렀다면 개인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하고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만들기 위해 강력한 처벌과 재발방지를 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무더위에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는 이유는 오직 하나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을 했고 그 결과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처벌을 바라는 마음때문이다. 이런 여망이 담긴 촛불을 무시하거나 모른 체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데 정당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 별 일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더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권을 잡은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술에 물탄듯 넘어갈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 기대감은 이미 무너진지 오래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기를 문란하게 만든 국정원을 처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런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게 만들기 위해 매일 시민들은 무더위에 광장에 서서 촛물을 들고 있다.
새누리당의 현재 모습은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나 지키겠다는 의지는 간데 없고 오로지 이번 위기를 대충 넘기기만 하는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이런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로 분노를 넘어 촛불을 들고 광장에 시민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왜 모른단 말인가. 박근혜 대통령 역시 작금의 사태를 방치하거나 남의 일 보듯이 바라보고 있는데 이는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민들이 휴가도 반납하고 광장에 서서 민주주의 위기를 주장하는 이유를 정령 새누리당이 모르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정당사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를 파괴한 국정원에 대해 그 누구보다 먼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새누라당이 국정원 국정조사에 오히려 걸림돌로 비추어지고 있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일이 아닐 수 없다.
시민들의 바램은 오직 하나 국정원의 선거개입에 대해 모든 관련자들을 민주주의 이름으로 강력한 처벌을 하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련자들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그냥 대충 넘어가면 제2의 제3의 국정원 사건이 터질 수밖에 없다. 그것을 염려하는 시민들이 이 무더위에 광장에 서서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 파괴자 국정원 처벌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들을 편하게 해 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 의무를 저버린 채 이 무더위에 촛불을 들게 만드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촛불까지 들게 만드는 현 시국이야 말로 비상시국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국민들이 편하게 잠을 자고 더위를 피할 수 있게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새누리당은 약속하고 그것을 정부는 실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