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정조사 선서거부 김용판, 떳떳하고 당당하다 [나비오님 글]
국민 대표 기관 국회에서, 국정조사 증인이 나와서 '증인선서'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위증'을 하겠다는 것인가? 이와같은 가정은 상상에서나 가능한 줄 알았는데 대한민국 국회에서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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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조사 증인이 선서거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은 국정조사에 계속해서 불출석하다가 동행명령서가 발부되자 국조 막바지 16일이 되서야 국회에 나왔습니다. 그렇게 늑장을 부리는 던 이가 국정조사에 나오자마자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 보호차원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한다고 밝힌 것입니다. 얼마나 국민을 무시하고 있으면 국정조사에 나와 '증인선서' 부터 거부하겠느냔 말입니다.
그가 공직자로서 기본적인 도리를 가지고 있었더라면 '증인선서'는 받아들이고 자기한테 불리한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것이 형사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증언을 하지 않겠다는 증인의 충분한 기본권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용판 전 총장은 나오자마자 '증인선서'를 거부하겠다는 돌출행동을 통해 국회의 권위(국민 대표기관)을 무시하고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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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자 새누리당
애시당초 국정원 진상규명 국정조사는 새누리당의 눈속임이었습니다. 검찰의 국정원 수사 결과가 대선개입으로 나오자 들끓었던 국민 분노를 잠재우기 위한 미끼였고,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억측과 깽판으로 국정조사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기력하고 무능력하게 만들었습니다.
김용판 전 청장이 나온 마지막 국정조사인 오늘까지도 새누리는 증인선서를 거부한 김용판 청장에게 비판 한마디 않하고 있습니다. 김용판 전 청장의 행동은 국민은 물론 바로 앞 국회의원인 자신들을 무시하는 처사임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워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말끝마다 '국회의원'이 말하고 있는데 '국회의원'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국회의원'의 하늘의 벼슬인 것 마냥 으스대고 있는 것입니다. 새누리는 국회의원으로서 '권위와 특혜'만 생각할 뿐 자신들의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본분'은 망각한 집단이라는 것이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서 밝혀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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떳떳하고 당당하다
어렵게 국정조사에 출석한 김용판 전 청장은 그리고 귀에 거북할 정도로 '떳떳하고 당당하다'라는 말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정조사를 대하는 태도도 당당함을 넘어서 거만하고 건방지는다 생각이 들 정도로 고개를 쳐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나오자 마자 증인선서 거부에 이어 자신이 국정조사에 나온 이유인 검찰의 수사결과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이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같은 맥락'으로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변하였고 대선 전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도 허위가 아니라고 당당히 말했습니다. 어짜피 증인선서를 안했기 때문에 위증을 하던 소설을 쓰던 알바 아니라는 식의 발언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 댓글은 검찰 수사 결과 명백하게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검찰 수사 이외에도 트위터 상에 국정원 직원 댓글 역시 언론에 의해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수사에서 혐의 없다고 발표한 경찰의 무능력은 지탄받고 스스로 반성해야 합니다.
당시 경찰의 수뇌부에 있었다면 나오자마자 이와같은 사실에 대해서 국민에게 사과부터 먼저 하는 것이 도리입니다. 그러나 김용판 전 청장은 마치 자신은 당당하고 떳떳한데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처럼 행동을 하며 국민과 국정조사를 무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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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간에 출석한 김용판이 원세훈 보다 낫다?
함께 출석했어야 하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국정조사장에 제 시간에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오후 2시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고 합니다.(국정조사 오전 10시) 무엇이 그리 바쁘고 공사가 다망한 것인지 제 날짜에 나오지 않다가 동행명령서가 발부된 당일에도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증인에게도 권리가 있지만 자신의 불편한 심기를 이처럼 표현하는 방식이 이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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떳떳하고 당당함의 근원은 어디에서 오는가?
형사재판 중이라는 법의 빈틈을 이용하여 국정조사 선서거부하는 김용판 전 청장의 자기방어와 원세훈 전 원장의 무개념 불출석과 시간 조정을 보면서 이러한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수사'와 '정보'를 책임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지금 국정조사를 받고 있는 김용판 전 청장의 '떳떳하고 당당함'의 근원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바로 그 곳에 우리사회의 가장 큰 병폐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을 알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