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1 對 99의 게임에서 어떻게 승리하였나?

이밥에고깃국 작성일 13.10.02 18: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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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52993&C_CC=BB

 

한편의 드라마처럼 전개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婚外子(혼외자) 의혹사건은 유전자 검사를 기다릴 것 없이 이제는 의혹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봄이 합리적일 정도로 정황 증거가 많이 드러났다. 物證(물증)도 중요하지만 정황증거도 축적되면 物證 못지않는 증명력을 갖는다.
  
  사실관계는 확정되었다고 해도 이 사건이 한국 사회 지도층의 문제점들을 집약적으로 폭로하였다는 점에서 餘震(여진)이 클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기준을 잡는 기관이 건전해야 한다. 검찰, 법원, 언론, 학계가 그런 역할을 한다. 기준을 잡는 근거는 헌법과 진실이다. 채동욱 사건은 기준을 잡는 기관들, 특히 검찰과 언론의 취약성을 노출시켰다.
  
  1. 진실규명과 自己淨化(자기정화)의 의지를 포기하고, 公私(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검찰의 생리가 드러났다. 채 총장이 개인문제를 ‘검찰흔들기’라고 하니 다수 검사들이 따라갔다. 말도 아닌 억지에 異見(이견)을 내는 사람은 드물었다. 대한민국의 호위무사를 자임해야 할 검사가 보스인 채동욱 개인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코미디도 있었다. 법무부의 진상규명도 스스로의 自淨(자정)의지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였다. 검찰이 수사를 통하여 이 문제를 깔끔하게 매듭짓는 길이 남아 있긴 하다. 특수부 출신 총장의 행태는 특수부 검사들의 일반적인 생리를 엿보게 하는 유력한 단서가 되었다.
  
  2. &lt;조선일보&gt;를 제외한 거의 모든 언론이 독자적인 취재를 포기하고, 空想(공상)소설 수준의 음모론을 펼치는 한편 앵무새처럼 채동욱 감싸기에 나섰다. 한국 언론이 대낮의 암흑을 연출하였다. 한국 언론사상 최악의 보도행태로 기록될 것이다. 정통언론으로 분류되는 동아, 중앙일보까지도 좌경적 선동언론과 다를 바 없는 행태를 보였다. 특종을 한 언론사에 대한 질투심으로 이해하기엔 너무나 치명적인 過誤(과오)였다.
  
  3. 민주당은 권력의 횡포와 부패를 견제한다는 야당 본연의 임무를 포기하고 채동욱 비호를 위하여 자신의 정체성과 존립근거까지 희생하였다. 이는 채동욱을 자기 편 사람으로 여겼다는 의심을 정당화하고, 채동욱의 검찰이 민주당에 유리한 수사를 하였다는 보수세력의 의구심을 뒷받침한다. 채동욱 총장의 혼외자 정보를 민주당이 먼저 알고 있었다면, 또 이를 채동욱 총장이 알았다면, 민주당 관련 수사(국정원 여직원 불법감금 및 노무현-김정일 대화록 실종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없었을 것이다.
  
  4. 일부 여성단체가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폭로한 &lt;조선일보&gt;를 고발하면서까지 채동욱을 감싸고 나선 것은 시민단체라고 불리는 세력의 편향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윤창중 사건에 대한 여성단체의 태도와 그보다 더한 채동욱 사건에 대한 태도가 판이하다. 시민단체가 공정성을 상실하면 영향력이 줄어든다.
  
  5. &lt;조선일보&gt;는 거의 99 대 1로 싸웠다. 특히 다른 언론사들이 채동욱 편을 드는 상황은 구조적으로 불리한 게임이다. 새누리당은 중립이었고, 야당과 사회단체도 적대적이었다. 그럼에도 &lt;조선일보&gt;가 이겼다. 언론의 正道(정도)를 지킨 취재력과 그렇게 하여 획득한 진실의 힘, 그리고 여론의 지지가 있었다. 좌익단체 후원 검사로 하여금 국정원을 조사하도록 한 채동욱의 親민주당-좌편향 수사에 분노하던 民心(민심)이 압도적으로 &lt;조선일보&gt; 보도를 신뢰하고 응원하였다. 인터넷판의 댓글 여론은, &lt;한겨레&gt;뿐 아니라 &lt;동아일보&gt;, &lt;중앙일보&gt; 독자들도 &lt;조선일보&gt; 편이었다.

 

 眞實(진실)이 輿論(여론)을 장악하면 無敵(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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