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댓글분점 차린 청와대와 국정원

가자서 작성일 13.10.18 17: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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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댓글분점차린 청와대와 국정원  [오주르디님 편집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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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대선 후보에게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 국민을 상대로 ‘심리전’을 벌인 곳이 국정원뿐만 아니라는 게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국방부 정책기획관 산하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530단)이 선거 개입 댓글 공작을 벌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청와대와 국정원이 만든 ‘국방부 댓글 공작소’

 

국방부는 2010년 1월 정보본부 산하에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한 뒤 2011년 11월 연제욱 준장(현재 소장/청와대 국방비서관)이 사령관을 맡으며 심리전단(530단)의 조직 증강에 집중했다. 530단 소속 인원은 현재 200여명으로 사령부 전체 인원(452명)의 절반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국정원이 적극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2011년 7월 사이버사령부가 국방장관 직할부대로 승격돼 정보기획관 산하로 배속될 때부터 김태효 당시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전 과정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국정원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구성, 역할, 선거개입 방식, 인력운용뿐만 아니라 댓글 내용까지 국정원 심리전단과 일란성 쌍둥이처럼 닮아 있어 국정원이 530단을 실질적으로 지휘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이를 입증할 증거도 있다. 국정원이 사이버사령부에 일부 사업비를 지원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지난해 40억원, 올해 50억원을 지원받았으며 이 돈은 국방부 감사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530단은 국정원이  군 내부에 차린 ‘분점’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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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심리전단과 국방부 530단은 ‘판박이’

 

530단이 국정원 심리전단의 강력한 영향권 내에 있다는 정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둘은 닮은꼴이다. 국정원 심리전단이라는 빵틀에 구워낸 게 530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로 얼마나 닮아 있는지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역할이 같다. 국정원 심리전단과 같은 방법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댓글을 달았으며, 국정원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핵심 계정 트위터의 글을 리트윗 했다. 국정원 심리전단의 선거 개입 댓글을 전파하는 역할까지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목적이 동일하다. 발견된 댓글들은 야당과 진보단체들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향해 ‘속이 빨간 것들’이라고 비난하는 등 국정원의 ‘종북몰이’를 그대로 답습했다. 

 

▲변명도 판박이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질타하자 김관진 국장장관은 “북한이 대한민국 실체를 부정하고 선전 선동을 하기 때문에 거기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며 선거 개입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대선개입이 도마 위에 오르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한 변명과 판박이다. 

 

▲시기도 일치한다. 사이버사령부 530단 확대 개편 시기와 국정원 심리전단 증강 시점이 일치한다. 사이버사령부가 창설된 2010년 1월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국정원이 대북심리전단을 3개팀으로 확대 개편한 때였다. 또 530단이 정치 댓글 작업을 한 시기와 국정원 요원들이 대선 개입 댓글을 단 시기가 겹친다. 

 

▲수법까지 닮았다.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들이 IP 노출을 피하기 위해 근무지가 아닌 자신들의 집에서 댓글 작업을 한 것처럼 530요원들도 부대가 아닌 집이나 오피스텔에서 댓글을 단 것으로 알려졌다. 

 

▲주모자도 같다. 국정원 심리전단의 선거 댓글은 심리전단 확대를 지시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 지시를 수행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주모자라는 게 세간의 인식이다. 530단 또한 청와대가 주도하고 국정원이 지원역할을 해 만들어졌다. 두 곳 모두 청와대와 국정원이 개입돼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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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단은 국정원 심리전단의 '프랜차이즈 매장'?

 

사이버사령부의 530단은 국정원 심리전단을 쏙 빼닮았다. 목적, 역할, 수법. 시기, 주모자, 심지어는 변명까지 똑같다. 530단은 국정원 심리전단의 프랜차이즈 매장인 셈이다. 

 

이런 530단을 이명박 정부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부도 알뜰살뜰 살피며 애지중지하고 있다는 정황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530단을 확대개편한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에 대한 보은인사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연 전 사령관은 2010년 ‘임기제 진급’을 통해 준장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임기제 진급’이란 ‘2년 후 퇴직’을 조건으로 진급을 시키는 제도로써 군내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다. 

 

사이버사령관으로 2년 임기를 채운 뒤에도 그는 옷을 벗지 않았다. 오히려 승진한다. ‘임기제 진급’으로 소장이 된 뒤 국방부의 핵심 요직인 정책기획관에 임명된다. 승진 기회를 놓쳐 옷을 벗어야 할 사람이 530단을 확대개편한 뒤 승승장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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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박근혜 정권 ‘댓글 공작’ 협력해 왔나? 

 

연 전 사령관의 승승장구는 정권이 바뀌어도 죽 이어졌다. 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으로 낙점된다. 이후 올 3월 박근혜 정부의 첫 번째 청와대 인사에서 국방비서관으로 영전했다. 

 

직급과 직책이 수직상승했다. 연 전 사령관의 중용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정원 심리전단의 ‘분점’을 군 내부에 차려 운영한 대가로 이명박 정권에 이어 박근혜 정권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것은 박 정권 또한 국정원과 국방부의 선거개입 공작을 적극 두둔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이 그랬던 것처럼 박근혜 정부도 국정원 심리전단의 선거 공작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방부 530단을 중용하는 것은 두 정권이 댓글 선거개입 공작에 협력해 왔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거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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