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세습 아제르바이잔과 북한의 차이

이밥에고깃국 작성일 13.10.21 05: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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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rfa.org/korean/weekly_program/joosungha/seoullife-101820130942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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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러분들도 아제르바이잔이란 나라를 아시죠. 구 쏘련에서 독립한 나라인데, 지리적으로 보면 이란과 카스피 해에 붙어있습니다. 크기는 남조선 면적 정도고 인구는 한 1,000만 명 정도 됩니다. 외딴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지 국제적 화제로 떠오를 일이 거의 없는 조용한 나라입니다.

열흘 전인 9일 이 나라에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됐는데, 현직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됐습니다. 이번까지 하면 3선인데, 그 나라 대통령 임기는 5년제니까 혼자서 최소 15년 대통령 하는 것입니다. 이 사람은 아버지가 죽은 뒤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사람입니다. 원래는 국영 석유회사 부사장에 불과했지만 2003년 아버지가 죽자 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됐습니다.

아버지이자 아제르바이잔 전임 대통령인 헤이다르 알리예프는 1993년부터 2003년까지 10년간 대통령 했습니다. 그는 대통령 하기 전부터 워낙 아제르바이잔에선 유명한 사람입니다. 1969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44년 전에 아제르바이잔 공산당 1서기에 올라 1982년까지 13년이나 했습니다. 그리고 중앙 정계에 진출해서 소련이 붕괴되기 전에 부총리도 했습니다. 북한으로 치면 도당책임비서 13년 하고 중앙에 올라가 부총리를 지낸 셈인데, 소련이 망하자 고향에 돌아와 1993년 대통령 선거를 통해 집권한 것입니다. 아무튼 이들 아버지와 아들은 지금 대를 이어 25년째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직을 세습해 내려옵니다. 부자 세습 정권이 세계에 거의 없는데, 북한과 아제르바이잔은 그런 점에서 매우 닮았죠.

하지만 큰 차이도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 세습 정권은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뽑힌 것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북한도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간접적으로 김정은을 추대하는 흉내는 냅니다만, 아제르바이잔은 찬성투표하지 않는다고 반동으로 몰려 잡혀가는 나라는 아닙니다. 두 나라는 이 점에서 하늘땅 차이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알리예프 대통령은 무려 85%라는 압도적 지지를, 야당 후보는 겨우 8%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장기 세습 독재이니 어떤 식으로든 선거 부정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풀기 위해 알리예프 대통령은 유럽에서 1,400명의 선거감시단을 불러왔습니다. 외국 사람들이 직접 네 눈으로 부정이 있나 보라는 것인데, 실제 감시단원들은 부정사례 발견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외부에서도 욕을 할 수가 없고, 야당도 부정선거라고 난리칠 수도 없습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부정선거 같은 걸 하지 않아도 자기가 압도적으로 당선된다는 자신감이 있는 겁니다. 이 사람은 2003년 선거에선 76.3% 지지를 받고, 2008년엔 89% 지지를 받았고 이번엔 85%입니다. 민주선거를 하는 나라에서 이렇게 압도적 지지를 받기 힘듭니다.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2009년엔 헌법도 바꾸어서 대통령 연임제한도 없앴는데 이는 지지율만 높으면 종신 대통령 있다는 말입니다.

참 이상한 일 아닙니까. 아버지, 아들 물려가면서 대통령 되는 , 왜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은 이렇게 압도적으로 지지를 보낼까요. 그 비결은 바로 아제르바이잔 경제성장에 있습니다. 한 사람이 압도적 지지를 받으니까 국회에서 아옹다옹 싸움질도 거의 안하고 정치가 안정되니 나라 정책이 경제에 집중됩니다.

아제르바이잔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3년 850달러에서 지난해 7850달러로 대폭 늘어 9년 만에 9배라는 기록적 성장을 했습니다. 이러니 사람들이 정부를 지지하지 않겠습니까. 장기독재하든 낮잠만 자든 상관없이, 아무튼 날 잘살게 만들어주니까 좋아하는 겁니다. 그런데 남은 9년 동안 국민소득이 9배 올라가는데 북한은 지난 9년 동안 어땠습니까. 2003년에 비해 지금 여러분들 생활은 얼마나 좋아졌습니까. 물론 북한도 생활수준이 조금씩 높아지는 것은 분명합니다만, 아제르바이잔과 비교했을 때 턱도 없습니다. 10년 전의 아제르바이잔 국민소득 850달러는 북한과 비슷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제르바이잔이 8000달러 가까이 되고 북한은 1000달러 겨우 넘습니다. 참고로 한국은 2만 달러 훨씬 넘습니다. 북한은 직접 가서 조사할 수 없으니 1000달러도 추정치지 실제는 그 아래일 겁니다. 국민소득 1000달라면 굶어죽는 사람도, 꽃제비도 없어야 합니다. 아무튼 국민소득만 보면 남들은 100m 질주를 하는 사이 북한은 기어간 겁니다. 독재 체제 유지가 우선이고 인민생활은 안중에도 없으니 그런 겁니다. 물론 아제르바이잔은 축복받은 땅이긴 합니다. 이란 옆에 있어서 그런지 원유와 가스가 엄청 많습니다. 그거 팔아서 잘 살게 된 겁니다.

하지만 그럼 석유 없는 나라는 초고속 성장이 불가능할까요. 아닙니다. 남쪽을 보십시오. 박정희 대통령이 19년을 했는데 석유 한 방울 없는 나라를 한강의 기적이라고 전 세계가 경탄하는 그런 경제 강국으로 성장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니 박정희 대통령은 독재를 했음에도 남쪽 사람들이 꼽는 역대 가장 훌륭한 대통령 1위에 압도적으로 뽑힙니다.

김정은은 이런 것을 연구해야 합니다. 독재는 하면서도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한국이 증명해 줍니다. 그리고 경제만 고도성장하면 장기 세습 권력자도 압도적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아제르바이잔이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김정은도 인민들만 잘 살게 만들어 박수를 받는다면 지금 당장 보위부 없애고 자유투표를 해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왕 대통령할 거 전 세계적으로 온갖 욕설과 손가락질 받으며 하지 말고, 당당하게 인민들의 진심 어린 존경을 받으면서 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오늘 방송 내용은 사실 김정은에게 직접 가서 말해주고 싶네요.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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