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국민들의 노후 대비를 위한 제도이지만 현재 많은 국민들이 이에 대해 반발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에 대한 논란 중 하나는 가입과 탈퇴의 자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소득이 있는 국민은 누구나 가입을 해야 하고 탈퇴도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제도를 만든 이유는 간단합니다. 누구나 노후에 안정적인 수입원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노후에 대해 걱정을 합니다. 하지만 그 노후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르지요.
어쩌면 자신의 노후에 닥칠 위험에 대해 과소평가를 하거나 걱정을 하더라도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 대개 빈곤 노인층으로 전락하게 되겠지요.
하지만 정부에서 이러한 빈곤 노인에 대해 보편적으로 지원해줄 돈도 없을뿐더러 지원해준다고 하면 그것대로 문제가 있습니다. 만일 내가 저축을 하지 않고 젊어서 돈을 막 쓰더라도 국가가 나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면 아무도 저축을 하지 않고 노후 대비도 하지 않겠지요. 아마 저축하는 사람이 바보 취급 받을 겁니다. 때문에 강제로라도 노후대비를 시키자는 취지에서 이러한 제도를 만들게 된 겁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연금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국민의 노후를 위한 뭐 이런 이유는 아닙니다. 국가에 의한 기업 투자가 그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상위 5대 기업의 최대 주주는 오너도 아니고 ceo도 아닙니다. 국민연금 관리공단이 최대의 주주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의 경우 이건희가 가진 주식이 고작 5%가 안 되는 반면 국민 연금의 주식은 10%가 넘습니다. 하지만 국민 연금의 특성상 주주권 행사가 불가능하지요. 얼마 전에 이와 관련된 논란이 있었습니다만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국민 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기각되었습니다.
물론 정부의 투자 행위에 대해서도 의견은 갈릴 겁니다. 대개 찬성하는 쪽에서는 기업 활동에 대한 정부의 투자라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또 투자를 통해 국민 연금의 크기가 커지면 그만큼 연금이 고갈되는 것을 미루거나 방지할 수가 있다는 점도 있을 겁니다.
만일 국민연금의 탈퇴가 가능해진다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탈퇴를 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연금 관리 공단에서는 기업에 투자한 돈을 빼서 돌려줘야 할 것이고 당연히 기업의 입장에서도 거부감을 가질 일입니다. 더군다나 투자를 어디에 할지는 정부의 선택에 달려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도 기업을 통제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을 잃게 될 겁니다. 정부에서 국민 연금을 쥐고 있으려는 이유는 여기에 있을 겁니다.
물론 저는 국민 연금이 계속해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앞서 말한 이유, 즉 국민 모두가 과연 제대로 노후 대비를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의견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 서민들에겐 눈앞에 닥친 다른 돈 쓸 일이 장래의 노후보다 더 크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과거와 달리 세대 간 계약이 더 이상 사회 보편적 가치가 아니라는 점도 이유가 될 수 있겠네요. 연금이 없던 과거에는 자식이 노후 대비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즉, 부모가 노후 대비를 위한 저축 대신 자식을 공부시키는 것을 선택했고(...아닌 부모도 있겠지만........) 자식이 장성한 후에는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이 당연시되던 시대였습니다. 그보다 더 과거에는 평균 수명 자체가 짧아 노후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고요.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자식이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시대가 아닙니다. 물론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자식도 있지만 저는 지금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말하는 겁니다. 또한 자식들도 돈 쓸데가 많아서 노부모의 노후를 충분히 책임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본인의 노후는 본인이 책임지게 하자는 것이 국민 연금의 취지인 겁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국민 연금 폐지를 주장하는 쪽은 시장 논리를 주장하여 선택의 자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던데....... 정작 대기업 입장에서는 국민 연금이 계속해서 존재하여 자신들에게 투자해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는 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