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임금 대만·두바이의 5배
봄의 불청객 황사가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눈뜨고 보기힘든 가관이 벌어지고 있다.
여당이 쪼개지고 콩가루 집단인 제식구의 등돌림에 대통령이 이달중 탈당을 공식선언 했다.
고별인지, 결별인지 아리송하지만 우선 모양새가 말이 아니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는 것도 아니고
노대통령이 탈당한다고 남남으로 갈라서기도 어려울텐데 정식 이혼인지 위장 이혼인지
국민들은 헷갈린다.
99% 집권을 예상한다는 한나라당도 황사 폭풍에 휘말려 돌아가는 통박이 심상치 않다.
후보검증을 둘러싸고 배신과 망덕의 술래잡기가 재연되고 있다.
정치의 계절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저격수의 독침에 당 전체가
일촉즉발의 대치국면을 보이고 있다.
공격하는 측이나 방어하는 측 모두 국민은 안중에 없고 오직 대선만을 겨냥해
입에 바늘을 물고 혀끝에 독을 바르고 있다.
차떼기 정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여당의 실정에 반사이익을 보는 처지에
오직 셈법은 12월 대선뿐인 그들의 꼬라지도 좋은 그림이 아니다.
외국인 근로자 임금 한국이 5배
다시 본질문제로 돌아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비경제 활동인구가 1537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한창 일해야할 나이인데도 취업도 구직도 하지않는 20대 후반의 비경제 활동인구가
107만명으로 39개월만에 최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섬유사업장을 비롯한 중소기업은 사람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데도
놀고먹는 캥거루족들은 얼씬하지 않는 이상한 풍토다.
기업마다 시난고난하면서도 공장가동을 중단할 수 없어 궁여지책으로 조달하고 있는 것이 바로
외국인 근로자다.
말이 안통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더운 나라 사람 특유의 굼뜬 몸놀림으로 내국인보다
생산성이 훨씬 떨어지지만 그나마 공장을 돌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렇게 들어와서 국내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20만명에 달하고 있다.
합법적인 절차에 의한 산업연수생 8만명과 불법체류자 14만명 규모를 포함한 숫자다.
섬유사업장에도 수만명이 근무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근본원인이 고임금과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한 것임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문제는 이것이 거꾸로 내국인 근로자보다 노동의 질은 떨어지면서
임금이 훨씬 높은 역비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알려진대로 자기가 돈벌어서 월급 줘 본 일이 없는 알량한 정치권이나 정부 당국자들이
한국의 기업을 봉으로 제도화 시켰다.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내국인 근로자와 똑같이 최저임금제를 적용하도록 했고
심지어 법원은 노조결성까지 합법화로 판결하고 있다.
우리가 과거에 겪었던 독일 광부나 간호사 둥 우리 근로자 파견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유례없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실제 실상을 들여다보면 기도 안 찬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시간당 5210원이라는 것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더 잘 알고 있을 정도다.
이를 기준으로 잔업이 불가피한 현장을 감안할 때 하루 2시간만 연장근무해도
한달 임금이 180만원이 넘는다.
여기에 산재·의료보험료를 비롯한 퇴직금등으로 한달에 30만원씩이 소요된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숙식을 무조건 해결해줘야 되는 것은 당연한 전제조건이다.
기업에 따라서는 신발·치약·비누까지도 사주지만, 굳이 이것이 아니라도
먹고 자는 비용이 월 30만원이 들어간다.
모두 합치면 한달에 기업이 부담하는 돈은 외국인 근로자 1인당 230만원에 달한다.
같이 입사한 내국인 근로자의 수습기간은 고사하고 정규직 초임보다
오히려 높은 역차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월 평균임금 50∼100달러의
중국이나 베트남등과 도저히 경쟁이 불가능한 고임금이다.
그렇다고 놀고먹는 실업자가 수두룩해도 쳐다보지 않는 우리의 고용여건에서
공장문을 닫을 수 없어 울며겨자먹기로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문닫을 시한폭탄 초침소리가 다할 때까지 어거지로 버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언부언하지만 이웃 대만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 수가 우리 못지 않게 많지만
월 평균 50만원 임금으로 안정 운영하고 있다. 취업희망을 위해 대만에 입국당시
근로지 이탈금지, ‘혼인할 수 없다’‘출산할 수 없다’는 각서를 쓴다.
이탈하거나 위반하면 가차없이 강제 출국시키고 가혹하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불만없이 근무하고 있고
기업도 안정 가동하고 있는것과 비교하면
분통이 터진다.
이같은 사실이 지난 12일자 본지 2면톱 ‘외국인 근로자 초임 230만원-내국민보다 높다’는 기사가
나가자 두바이의 독자로부터 득달같이 전화가 왔다.
그렇게 고임금을 주고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한국기업이 버티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는 주장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국제섬유신문을 정독하고 있다는 이 독자는
아랍에미레이트의 실상도 함께 소개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로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아랍에미레이트(두바이)에는
건설붐을 타고 외국인 근로자가 수만명씩 몰려오고 있다.
인근 인도와 파키스탄 네팔 출신들이 주로 몰려들고 있는 두바이에서의 월평균 임금은 300달러,
숙식을 포함해서 월 500달러를 절대 초과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송출회사들의 수수료도 첫 달 임금의 20%이내에서 단 한번만 받는 조건이라고 한다.
이같은 조건에도 감지덕지하며 연일 외국인근로자들이 두바이로 몰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장의 선택
두바이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인터넷을 통해 본지를 실시간으로 탐독하고 있는
해외 섬유·패션 독자들이 한국의 이같은 외국인 고용사례에 대해 수없이 혀를 차고 있다.
한국의 섬유산업뿐 아니라 타 제조업 모두 버틸 수 없다는데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때마침 외국인 근로자 송출업무창구를 맡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의 회장 선거가 오는 28일로
임박했다.
300만 중소기업들이 2∼3년의 미래를 장담하지 못해 줄초상 위기를 맞고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가장 큰 애로중의 하나인 외국인 근로자 운영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가
선출되길 기대한다.
당장 인력난과 고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섬유를 비롯한 중소기업들이 지금과 같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업현장을 제대로 아는 유능한 인사가 선출돼야 한다.
생사기로에서 막다른 길에 몰리고 있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도외시한 채
뜬구름 잡는 공약을 남발하는 그런 인사는 안된다.
차기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섬유를 비롯한 중소기업의 발등의 불인 외국인 근로자의 불합리한
임금구조부터 확 뜯어고칠 수 있는 그런 지도자를 선택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