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빨갱이 몰아내자 라는 구호가 훈련소에서 쓰인다고 하더군요.
이 말은 참 위험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종북은 국민이 아니라는 말과 마찬가지이니 말이죠.
문제점은 세가지입니다.
1. 종북이란 말이 과연 실존하는 말인가?
2. 종북이면 국민도 아니라는 말인가?
3. 평화통일은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1에 대해 말해보자면
종북이라는 말이 처음 나온 것은 의외로 같은 진보 계열에서였습니다.
07년 민주노동당이 분당될 떄 조승수 의원이 민노당 내 종북 세력으로 인해 당이 갈라지게 되었다 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면서 종북이라는 말이 일반화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친북이란 말만 있었지요.
실제로 90년대로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대학가에서도 이에 대한 말이 많았습니다. 제가 다니던 대학에서도 NL계열, PD계열, 다함께 계열이 학내 운동의 방향성을 두고 삼파전을 벌였었고 그 중 NL계열에 대한 PD계열의 공격 중 하나가 친북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종북과 친북이 어떤 차이가 있느냐에 대해 말이 많아지다가 이제는 종북이라는 말이 친북을 대체하게 되었습니다.
둘의 차이를 봅시다.
친북 : 외교 노선으로서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함.
종북 : 북한의 논리를 맹목적으로 수용함.
지금 우파에서 쓰는 종북의 의미 : 반 종박
우스갯소리겠지만 셀프 종북 테스트라는 게 있더군요.
http://blog.naver.com/moreawared?Redirect=Log&logNo=90185563258
이게 url이구요. 시간되시면 한번쯤 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현재 통진당이 종북 혐의로 재판 중에 있습니다. 정치권은 물론 일상에서도 이에 대한 말이 많죠.
문제는 국정원이 내세운 논리 중 사실로 드러난 것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RO는 기소도 안되고
녹취록은 270여 부분이 조작으로 드러났으며
폭탄실험 운운은 증거 채택조차 안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북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정치권이 상대 진영에 색깔을 뒤집어 씌우기 위해 만들어 낸 허상에 불과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그것도 좌파 내부에서 사용하던 말을 우파가 제대로 이용했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습니다.
2.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사실 비국민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먼저 쓰였습니다.
4차로봇대전을 해보신 분은 아실 수도 있겠지만 거기 보면 미와 장군이라는 아군을 가장한 악역이 나옵니다.
이 아저씨의 논리는
적( 지온, 밤 성인, 여타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 등등 )과의 협상은 없다.
적과의 협상을 주장하는 놈들은 비국민이다.
나한테 반대하는 놈들도 비국민이다
이 3가지로 축약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가능하면 적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아무로 레이나 다이모스 주인공(그 이름이 뭐드라.....)와 내부 갈등을 겪습니다. 이들에게도 거침없이 비국민 이라는 말을 함으로써 게이머의 어그로를 끌지요.
이 비국민이라는 말은 현재 일본에서도 방송금지단어라고 하더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본이 군국주의 국가로서 타국을 침략할 때에 이에 반대하는 양심적인 사람들을 탄압하기 위해 만들어지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비국민 논리가 2세기나 지나 한국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탈북의원으로 유명한 조명철씨가 권영희 수사 과장에게 한 말이 있죠
"당신은 전라도 경찰이요? 대한민국 경찰이요?"
이 말이 비국민 논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베충 논리일수도 있구요.
정부에 반대, 또는 내부고발 = 전라디언 = 대한민국 사람 아님
이런 도식이 그들의 머리 속에 들어있다는 의미입지요.
얼마전에 청와대 홍보 수석이 "정의구현사제단의 조국이 어딘지 궁금하다" 라는 말을 했더랍지요.
이 말 역시 비국민 논리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 비국민 논리는 군국주의, 전체주의 논리와 맥을 함꼐 합니다.
이견은 있을 수 없고 소수 정치권에서 하는 결정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이게 좋다고 생각하신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그런 분들은 북한을 독재 국가니 뭐니 하면서 욕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한은 경제라도 살렸잖느냐고 반문하신다면 해드릴 말은 있습니다.
배부른 돼지의 삶이 그렇게 부럽냐고 말해드리고 싶네요.
3.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우파에서 많이 하는 말 중에서
대한민국 헌법에 의하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는 대한민국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이 말 자체는 맞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3조에 보면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 도서로 구성된다" 라고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헌법을 한 면만, 정확하게는 그들이 취하고 싶은 말만 골라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싶네요.
바로 및 헌법 4조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평화통일을 추구하며 임기 내에 이를 실현할 것을 의무로 한다 라고 되어있습니다.
통일은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국가를 전제로 합니다.
때문에 헌법 학자들 사이에서도 이 3조와 4조가 서로 모순된다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개헌이 필요하다, 혹은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한다, 혹은 어느 쪽이 더 현실을 반영하기 떄문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등등으로 말이죠.
여기서는 현실적으로 분단되어 있고 서로 다른 정부가 존재한다는 점을 근거로 4조에 우선순위를 두어 말을 계속 해보겠습니다.
평화통일의 전제는 대화일 것입니다. 그리고 대화의 전제는 서로의 존재를 존중해주는 것이죠.
이는 개인과 개인의 차원 뿐만 아니라 집단과 집단,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남한에서는 종북 몰이를 통해 북한을 국가의 해악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화는 성립되기 힘들겁니다.
물론 대화가 한쪽의 일방적인 구애만으로 성립되지는 않습니다만
싸워서 빼았을 것이 아니라면 대화를 하려는 시도 자체는 있어야 하겠죠.
통일 관련해서 좀 곁가지이긴 하지만 안보의 측면에서도 현 정부는 기준 미달일 겁니다.
우파의 논리 중 하나가 튼튼한 안보 위에 평화 통일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아무리 봐도 장병 복지나 사기 증진, 군납 투명화 등은 오히려 그들이 종북 정권이라고 매도하는 참여 정부 시절이 훨씬 좋았거든요...
제가 20대 초반이던 2005~6년 경에 휴가 나온 형들이 가장 많이 하던 말이
지네가 이등병 때에는 많이 맞았는데 상병장 되고 나니까 못때리게 되었다
라는 말이었습니다.
전 군대를 좀 늦게 가서 2009년에 입대했는데 그 때에는 이미 병영 내 구타하는 것 자체가 금지였었습니다.
구타하다 들키면 영창가거나 그랬죠.
군인 월급도 참여 정부 시절에 확 올랐을 겁니다.
그러다 MB 정부 들어서 연초가 없어지면서(2009년 초반경) 담배를 둘러싼 선후임간 추잡한 갈등이 있기도 했죠.
우파가 안보와 국방을 캐치 프라이즈로 삼는 것에 비해 실적은 오히려 매우 낮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