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 시간: 2014. 01. 14.
'삼성-현대차, GDP 3분의 1 차지..., 갈수록 쏠림 심각.' 2012년 삼성과 현대차의 매출액이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각각 23%, 12%로 두 그룹 비중이 35%에 달했다는 보도들이 넘치고 있다. 2008년 이 비중은 11.9%에 불과했다며 급격하게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걱정이 따라붙는다. 이런 상투적 기사는 규제주의자들이 즐겨 인용한다. 소수 기업이 앞서가는 바람에 경제력 집중은 물론 사회 양극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오류에 기반한 한심한 억측일 뿐이다. 부가가치의 합인 GDP와 총판매액인 매출액은 직접 비교가 불가능하다. 더구나 대기업 그룹의 매출액 합계액이 이상 비대로 치달은 적도 없다. GDP를 굳이 기업실적에 비기려면 영업이익에 비교하는 것이 논리적이다. 더구나 현대나 삼성 등 대기업들은 국내보다 해외 매출이 더 많다. 당연히 GDP에서는 빼야 한다. 그런데도 이를 맞비교했다. 이런 기준으로 따지면 한국 중소기업들의 매출액 합은 GDP의 120%다. 그것도 꾸준한 증가세다.
이런 엉터리 분석이 횡행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한경 사설이 지난 4일자 '정치인들의 경제학 오류 카페'에서 지적했듯이 통계를 잘 몰라서이기도 하지만 경제력 집중을 과장하려는 숨겨진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모모 하는 경제학 교수 출신조차 "4대 그룹 매출액이 GDP의 54%에 달한다"며 낯빛을 흐리며 경제력 집중을 걱정하기도 했다.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의 온갖 규제는 알고보면 이런 사이비 통계와 무지를 근거로 번창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기업 때문에 중소기업 설 땅이 없어진다"는 착각이 사회통념이 된다는 점이다. GDP와 비교해서 비중이 커졌다고 하면 대중들은 협소한 시장에 대기업들이 엉덩이를 들이밀고 들어온 것처럼 받아들이기 십상이다.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 이익 소식에 가슴이 아팠다"는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어처구니없는 발언도 그렇게 나온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제2의 삼성, 제3의 현대차를 많이 만들어 내는 일이다. 기업들을 비판하기 위해 알량한 억지 통계를 동원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