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준 의원 보십시오.
저는 광화문 가족단식장에 의료지원을 나가고 있는 한의사입니다. 의료지원이라 해봐야 단식하시는 분들에게는 그저 바이탈 체크하고 그날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어제는 기소권과 수사권을 배제한 여야합의로 속이 많이 상한 날이었습니다. 저도 그러했을텐데 유가족은 어떠했겠으며 26일차 단식을 하고 있는 유민아빠는 어떤 심정이셨을까요? 실제로 그 소식을 접하고 유민아빠 는 화를 참지 못하고 잠시 몸져 누웠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국민의 대표라는 당신은 죽음을 각오하고 단식을 하고 있는 유민아빠를 두고 "제대로 단식을 하면 벌써 실려갔어야"라고 하는 망언을 날렸습니다.
이 말을 듣고 저는 의원나리가 국회와 광화문에서 가족분들이 제대로 단식을 하다가 실려간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과, 아니 단식을 한 지 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7월14일부터 제대로 단식을 해서 병원에 실려가신 분이 지금 몇분이나 계신지 아십니까? 국회, 광화문 단식 시작후 병원에 실려가신 분들에 대해 전혀 모르고 계셨던겁니까?
단식4일차에 창현이 아빠는 세월호참사와 그 이후의 일들로 피폐해진 몸 상태에서 아이들이 남긴 세월호안의 미공개영상을 보시다 결국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단식 시작부터 혈압도 높고 관절염으로 고생하시던 준영이 아빠도 6일차를 넘기지 못하고 실신하여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단식이 무려 2주가 넘어서던 날 빛나라 아빠도 단식중에도 가족대책위의 위원장으로 일하시다가 결국 쓰러져 병원으로 가셨습니다. 병원으로 가시면서도 남은 두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해하셨습니다.
단식16일차 되는날, 처음보다 혈압이 많이 낮아진 예지아빠도 결국 병원신세를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유민아빠만이 외로이 광화문 농성장을 지키고 계신 겁니다.
단식을 제대로 해서 벌써 실려가서 만족하십니까? 이 분들이 지금 왜 단식을 하고 계신지 그 절박한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고 계십니까? 자식들이 탄 배가 침몰할때까지 먼발치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모든 인력과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서 구해준다던 대통령의 말을 철썩같이 믿었던, 결국 살아있을거란 희망을 놓아버린 채 이제는 아이들의 시신이라도 찾게 되기를 간절히 바랐던, 그런데도 아이들은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르겠고 책임지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서 절망해야 했던, 그리하여 목숨을 걸고 시작한 단식을 시작하셨던 이분들의 죽을 것 같이 고통스러웠던 마음을 한번이라도 헤아려보신적이 있으십니까?
단언컨대 없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단식을 25일째 해오고 있는 지, 그 기간중에 얼마나 많은 부모님들이 벌써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게 되었는지 조차 몰라, 그 따위 망언이나 내뱉었겠지요 ㅠ
오늘 아침도 가슴에 돌덩이를 얹은 듯한 무거운 마음으로 광화문에 왔습니다. 단식장에 올때마다 항상 무거운 마음입니다. 다들 잘 계시는지 밤새 별일 없었는지 또 어버이연합이네 엄마부대네 하는 어버이 같지도 않고 엄마 같지도 않은 이들이 유가족은 주장하지도 않는 자신들이 만든 특이한 법을 가지고 와서 상처는 입지 않으셨을런지 무엇보다 단식으로 또 건강을 상하지 않으셨을지..
오늘은 처음으로 유민아빠에게 진료를 거부당했습니다. 의사선생님들이 자꾸 와서 내 건강을 챙기니 안홍준 같은 사람들이 저런 말이나 하지 않냐며, 앞으로 일체 의사진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셨습니다.
당신 말대로 이제 병원에 실려갈 일만 남았군요. ㅠㅠ
만약 스스로 한 말이 잘못되었다고 생각되고 바로잡고자 하신다면 26일째 힘겨운 단식을 하시는 유민아빠에게 와서 사죄하시기 바랍니다. 그것만이 유민아빠와 국민앞에 용서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기소권과 수사권이 포함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더 애써주시기 바랍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합의하였으나 세월호 가족과 국민들은 합의 한적이 없으니 제대로 된 특별법을 위해 다시 노력해주시기를 고개숙여 예의를갖춰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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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텔 말이 없수..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