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5개월입니다. 그러나 참사의 진상규명은 갈수록 요원해 보입니다. "그만하면 되었다", "피로하다", "교통사고 가지고 무슨 이런 난리냐" 등의 무심하게 쏟아지는 참혹한 말들은 미처 아물지 못한 상처를 안고 있는 유가족들에게는 또 한 번의 절망입니다. 피붙이 잃은 인간의 상처가 어느새 정치인들의 '협상'거리로 전락했고 '보상'과 '합의'라는 물질로 환산되었습니다. 잔인한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9월 15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여전히 무엇 하나 속 시원히 밝혀지지 않은 이번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그 밖의 천주교 평신도 단체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천주교 선언"을 전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인간 생명과 존엄에 직결된 이번 참사의 진상규명은 비단 유가족들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의 하나 된 마음이 절박하게 요청됩니다. 또한 9월 16일, 국무회의를 통해 표명된 국정 최고책임자의 이번 참사에 대한 일련의 입장들을 살펴볼 때 진상규명에 대한 우리의 보다 분명한 입장 천명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생명과 인간 존엄은 교회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최후의 가치입니다. 마음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절망의 끝으로 치닫고 있는 유가족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명권을 지키고 보다 안전하고 책임 있는 사회를 위한 귀한 걸음에 꼭 함께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4년 9월 22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https://docs.google.com/forms/d/12mKV9nIzTLXYr1N2d8aOyA2bkfUaKziZ2e43wfWCwP0/viewform?c=0&w=1&fbzx=5551076957974906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