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끝] '達觀 마인드' 정규직 늘어
"요즘 종신직장이 어디있나, 정규직도 결국 '未生'일 뿐"
미래보다 현실의 행복 중시… 연봉 낮아도 야근 덜 하는 부서·계열사 지원자 늘어
명문 사립대 경제학과 출신 김모(27)씨는 올해 초 공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했다. 그는 "평생 서울에서 살았는데 지방으로 순환 근무를 해야 한다고 해서 직장을 옮겼다"고 말했다. 김씨는 "공기업의 직업 안정성 때문에 삶의 터전을 바꾸는 것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4개 기업에 이력서를 넣을 때 소위 '승진 루트'로 불리는 핵심 계열사를 제외하고 업무 강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진 계열사만 골랐다. 김씨는 "연봉에 욕심이 없기 때문에 인지도는 낮지만 업무량이 적은 대기업 계열사로 지원했고, 그중에서도 고연봉이나 승진과는 거리가 먼 부서를 찾아서 지원했다"고 했다.
김씨의 현재 월급은 260만원 수준. 그는 "핵심 계열사보다 기본급이 40만원 정도 적지만 업무 강도가 훨씬 낮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가 이 직장을 택한 또 다른 이유는 승진에 대한 압박이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우리 부서는 크게 사고만 안 치면 별일 없이 차장까지는 달 수 있다"며 "승진을 위해 소위 말하는 '줄타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부서 회식도 적당히 참석하고 집에 일찍 들어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직원이지만 김씨는 여행이나 명품에 관심이 없다. 그는 "2011년 대학 졸업 이후 다녀온 여행은 신혼여행으로 하와이 갔다 온 게 전부"라고 말했다. 집에서 부부가 함께 비디오게임을 하고,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등을 통해 친구, 직장 동료, 전 직장 동료들과 활발히 소통한다.
정규직이면서도, 비정규직이 주류인 '달관(達觀) 세대'처럼 생각하고 소비하는 20~30대가 생기고 있다. 이들이 기존 정규직과 다른 점은 승진을 위해 삶을 희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은 어차피 소수일 뿐이기 때문에 일을 위해 지금 누릴 수 있는 행복과 여가 생활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절망적인 미래에 불안해하기보다 지금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누리겠다는 비정규직 달관 세대와 똑같은 사고 방식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2/25/2015022500129.html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욕쳐먹었는지 월 260에 만출 칼퇴 달관세대로 바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