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투톱’은 황우여 사회부총리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다. 김무성 대표는 교육부 수장인 황우여 부총리 못지않게 ‘통일된 역사 교육’이 필요하다며 대국민 여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 대표의 ‘보수 본능’에 ‘대권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관측이 많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20일 동국대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는 자리에서 “(현재) 어린 세대에게 부정적인 사관으로 쓰인 패배주의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통합·긍정의 역사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의지를 또다시 노골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비슷한 발언은 광복절을 전후로 사흘 건너 한번꼴로 반복됐다. “어린 학생들이 부정적인 역사관으로 쓰인 역사교과서로 우리 현대사를 배우는 것은 막아야 한다”(8월17일), “좌파세력이 준동하며 어린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역사관을 심어주고 있다”(7월31일)는 등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평의원이던 2013년에도 ‘역사 전쟁’의 한복판에 있었다. 친일 미화 논란을 빚었던 ‘교학사 사태’ 당시 그는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승리로 종식시켜야 한다”며 ‘근현대사역사교실’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100명이 넘는 여당 의원들을 참여시켰다. 역사 왜곡·편향으로 지탄을 받던 교학사를 ‘국민 기업’으로 추어올리고, 교과서 집필자 등을 불러 직접 강연도 들었다. 그러나 떠들썩하게 공을 들였던 교학사 교과서의 채택률은 0%대에 그쳤고, 김 대표는 ‘좌파와의 역사전쟁 시즌1’에서 체면을 구겼다.
친일 의혹이 제기되는 부친과의 연관성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공교롭게도 김 대표가 ‘좌파세력의 부정적인 역사관’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던 시기인 지난 15일에 부친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의 평전 <강을 건너는 산>이 출간됐다. 이 평전에선 김용주 전 회장의 친일 행적은 사라지고 사회공헌 활동만 부각돼 야당으로부터 “아버지의 친일을 미화하지 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그의 아버지는 친일파도 아니고, 역사 문제를 대권에 활용하려는 의도도 없는 걸로 안다”며 “지금처럼 보수·진보가 갈가리 찢어져 있으면 대한민국엔 미래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달 ‘2015년 개정 교육과정 고시’에 앞서 교육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최종 결정할 경우 김 대표와 새누리당은 든든한 지원세력이 되어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달 22일 고위 당정청 회동에서) 황 부총리와 김 대표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걸로 안다”며 “정부가 (국정화에 대한) 입장을 최종 정리하면 정부와 여당은 한목소리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거슨 나다
일제가 했던 민족말살 정책을 같은 민족한테 당할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