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 이름 확인 완료.”
“두 달·세 달 단기로 와서 치욕받아도 성폭행 신고하고 괜히 큰 문제 일으키면 소문나서 정교사도 못 되니깐, 그 약점 알고 단기계약직 여교사만 강간하고 다음 오는 여교사 또 강간하고 보내고 무한반복인 거지.”
“일단 ○○도 ○○초 맞다. 기간제 계약기간이라 해봐야 3월 말∼5월 말, 겨우 두 달 반도 안되는 초단기 계약직으로 온 교사였고….”
지난 5월 발생한 전남 신안군 섬마을 여교사에 대한 집단 성폭행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는 피해자 신상과 관련된 글들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일베 회원들은 교사 ㄱ씨를 피해자로 지목했다. 이들은 신안군 ㄴ초등학교의 기간제 교사 채용공고와 홈페이지 교직원 소개란 화면 갈무리를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ㄱ씨는 피해자의 동료 교사로 섬마을 성폭행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허위사실이 담긴 게시물들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ㄱ씨는 지인들의 지속적인 연락에 시달렸다. 결국 ㄱ씨는 지난달 초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일베 게시판에 제3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명예훼손)로 이모씨(32)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신안군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기간제 교사가 성폭행당했다는 기사를 본 후 인터넷 검색으로 피해자 신원을 찾기 시작했다. 이른바 ‘신상털기’였다. 해당 학교에는 기간제 교사가 한 명뿐이었기 때문에 쉽게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었다. 이들은 자랑하듯이 “신안 여교사 성폭행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정황증거 포착했다” “신안군 기간제 여교사가 다니는 학교” 등의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애초 섬마을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는 기간제 교사가 아니었다. 일베 회원들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신상털기에 나선 것이다. 이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 가해자를 욕하기 위해 ㄱ씨 신상정보를 올렸다”고 주장했다.일부 일베 회원은 범행 사실을 감추기 위해 게시글 작성 후 닉네임을 변경하거나 사이트에서 탈퇴한 것으로 조사됐다.ㄱ씨는 심각한 대인기피증을 앓다 최근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가 피의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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