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2일) 8시 뉴스는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와 K스포츠 재단 관련 의혹을 은폐하기 위해서 거짓 증언을 지시했다는 단독보도로 시작합니다. 박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 빼곡히 적인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 수첩에서 이런 내용이 확인됐습니다.
먼저 임찬종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정감사를 통해 K스포츠와 미르 재단과 관련된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던 지난 10월 중순, 안종범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두 재단의 문제에 대해 대면보고하고 관련 지시를 받았습니다.
이때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의 지시를 듣고, 업무 수첩에 전경련 주도 동그라미, 청와대 관여 가위표를 썼습니다.
두 재단에 대한 모금은 전경련이 자발적으로 결정했고 청와대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란 지시가 내려졌다는 뜻입니다.
강제모금이 아니었고, 재단 인사에도 관여하지 않았으며, 청와대는 주도하지 않고 협의만 했다고 말하라는 지시도 있습니다.
특히 업무 수첩의 다른 글씨체가 대부분 전화를 받으며 받아적다 보니 흘림체인데 이날의 지시사항은 정자체로 또박또박 기록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안종범 전 수석은 이후 국회에 출석해 박 대통령이 지시한 대로 증언했습니다.
[이용호 의원/국민의당 (지난 10월 21일 국정감사) : 미르와 K 스포츠 재단을 청와대에서 주도를 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겁니다. 그렇죠?]
[안종범/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 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말씀하신 대로 순수한 자발적 의지로 된 것이라고 보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러나 안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강제모금이 아니라는 것 말고는 다른 내용은 대통령이 잘못된 지시를 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대통령이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은폐하기 위해 수석비서관에게 위증을 지시한 것으로 볼 수 있어서 이에 대한 특검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