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0t 금괴 루머’에 대해 내놓은 답변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과거 SNS 등에서 떠돌던 ‘금괴 은닉설’ 루머에 대해 “그 돈을 젊은 분들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해 지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모교인 경희대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저는 검증이 끝난 사람”이라며 “참여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공격을 받았고 뒷조사를 많이 당했는데, 털어도 먼지가 나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딱 하나 (예외가) 금괴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제 양산 집에 묻혀 있다는 것이었다”며 웃었다.
실제로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한 남성이 ‘문재인 비자금, 20조원과 금괴 200t을 찾아 즉각 환수하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금괴 은닉설’ 루머가 나돌았다.
문 전 대표는 “한국은행 보유량보다 더 많고 10조쯤 된다고 하더라”며 터무니없는 악성루머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 돈을 젊은 분들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혀 지지자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200t 금괴설’에 쿨하게 대응한 문 전 대표의 답변이 화제가 됐지만 정작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카페에는 황당한 글이 올라왔다. 박사모 카페에는 5일 ‘문죄인 금괴가 있대요. 연합뉴스에 떴네요’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북파공작원’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이 누리꾼은 게시글에서 “어디에 숨겨져 있을까요? 아시는 분”이라며 문 전 대표의 답변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이어 “제 느낌엔 노무현 무덤 속에 안전하게 감춰놓은 거 아닌가 의심이 되네요.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무덤을 파헤쳐 봐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라고 적었다. 해당 게시글의 댓글란에는 “혹시 북핵 미사일 만드는데 보낼까 걱정이다”, “문죄인 집부터 특검 조사를 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대부분인 반면 “에휴, 한심한 것들. 저걸 진지하게 믿다니”와 같은 댓글도 눈에 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1차 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려고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한편, 문 전 대표가 자신의 ‘금괴 은닉설’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대전지역 대학생들과의 시국 대화에서 문 전 대표는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을 받던 중 한 학생이 “금괴왕 진짜예요?”라고 묻자 “제가 금괴를 한 200톤 갖고 있죠. 그걸로 젊은 사람들 일자리를 다 해결해 드릴게요”라고 말해 자리에 있던 학생들이 폭소를 터트린 적이 있다.
‘문재인 금괴왕’ 루머는 일제가 1945년 아시아 각국에서 약탈한 보물 약 200t을 부산 문현동 지하동굴에 숨겼고, 이를 노무현 정부 때 문 전 대표가 발굴해 소유하고 있다는 루머에서 비롯됐다. 앞서 2015년 12월에는 이 루머를 주장하는 50대 남성이 문 전 대표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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