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게 야위고 독방에만 머물러
수감 첫 이틀간 사무실서 생활.. 구치소 "수용자와 차단시설 마련탓"[동아일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병인 위장병으로 식사를 제대로 못해 몸이 눈에 띄게 야위는 등 구치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교정당국과 박 전 대통령의 측근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5차례에 걸친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방문조사를 받으며 소화불량과 체력 저하 증세를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은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생활할 때부터 위장병 때문에 식사를 천천히 하고 음식 조절을 해왔다”며 “구치소의 배식 시간과 식단에 갑자기 맞추려다 보니 음식을 거의 못 먹거나 체하는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박 전 대통령이 영양섭취를 제대로 못한 채 검찰 조사를 받다 보니 계속 기력이 달리는 상황”이라며 “조사받을 때 외에는 독방 안에 머물며 운동이나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구치소 수감 직후, 박 전 대통령은 첫 이틀간 현재 머물고 있는 독방이 아닌 여자 사동 사무실에서 생활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법무부는 “박 전 대통령을 수용할 독방이 도배 등 필요한 준비가 안 끝나서 벌어진 일”이라며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 경비 문제 때문에 다른 수용자와 격리하기 위한 임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순실 씨(61·구속 기소)는 17일로 예정된 박 전 대통령 기소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의 근황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이 상당히 억울해한다고 들었다”며 “나는 40년 가까이 그분을 모셔서 그분을 잘 안다. 박 전 대통령이 재판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 씨는 또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는 뜻을 변호인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의 한 측근은 “최 씨가 면회 도중 박 전 대통령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보이며 ‘구치소에서라도 뵙고 싶었지만 면목이 없어 용기가 안 났다’고 하더라”며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경제 공동체’는 아니어도 ‘정서적 공동체’인 건 분명해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