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7년생입니다. (만 39세)
왼쪽에 있는 부인은 그보다 24살 연상인데 자신의 불어(국어) 교사였다고 하네요.
30대 대통령 선거 후보와 60대 부인의 러브스토리가 공개된 것은 지난해 여름이었다. 유럽 안에서도 사생활 보호법이 엄격한 편에 속하는 프랑스에는 정치인의 사생활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금기가 있다. 하지만 프랑스 대선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40)은 지난해 스스로 60대 부인 브리지트 트로노(Brigitte Trogneux·64)와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8월 프랑스 주간지 파리마치(Paris-Match)와의 단독 인터뷰를 가졌고 부부가 해변을 걷는 사진은 그달 파리마치 표지를 장식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올 봄 프랑스 대선의 유력 주자로 떠오른 마크롱 부부의 이색적인 러브스토리와 그 배경인 프랑스의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마크롱은 당초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시됐던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가 부인 등 가족에게 유령보좌관 급여를 지급했다는 이른바 ‘페넬로프 게이트(Penelope-gate)’에 휘말리자 여론조사에서 피용을 앞서며 대선 유력 후보로 떠오르는 인물이다. NYT는 “정치적 온건 성향인 마크롱은 선거까지 큰 변수가 없는 한 결선에서는 르펜을 꺾을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마크롱을 더욱 극적으로 돋보이게 한 것은 25세 연상인 부인의 존재”라고 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마크롱의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 중부의 소도시 아미앙의 사립 고등학교를 다니던 마크롱은 프랑스 문학 교사이자 학내 연극 동아리를 지도하던 브리지트 트로노를 만나게 된다. 마크롱은 해당 연극 동아리에서 주연을 맡았다. 당시 16세이던 마크롱은 트로뉴에게 희곡을 쓰는 것을 지도해 달라고 요청했고 두 사람은 급속히 가까워졌다. 트로뉴는 3명의 자녀를 둔 유부녀였으며 트로뉴의 자녀 중 한 명은 마크롱과 같은 반 친구였다. 트로뉴는 파리마치와의 인터뷰에서 “매주 금요일 글쓰기를 통해 친밀한 사이가 됐다”라고 회고했다. 둘의 관계를 알게 된 마크롱의 부모는 마크롱을 파리로 보냈고 마크롱은 프랑스 최고 명문 학교인 앙리 4세 학교에 입학했다.
파리로 떠난 마크롱은 끈질긴 장거리 전화로 트로뉴의 마음을 여는 데 성공했다. 트로뉴는 2005년 남편과 이혼한 뒤 파리로 건너와 교사 자리를 구했다. 트로뉴는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내 인생을 놓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당시 브리지트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세 명의 자녀를 뒀고 6명의 손자가 있었다. 호적상으로 마크롱은 할아버지인 셈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 2007년 결혼식을 올렸다. 마크롱은 트로뉴의 자녀들에게 자신을 받아준 데 감사함을 표한 뒤, 자신들이 정상적인 부부는 아니지만 실제 존재하는 부부라고 밝혔다.
이들의 러브스토리를 비꼬는 사람도 있다. 한 라디오 작가는 다리가 긴 트로뉴를 ‘갱년기의 바비인형(menopausal Barbie)’라고 비유하는가 하면, 일부 비평가들은 마크롱을 ‘교사의 애완견(chouchou)’이라고 칭했다. 하지만 프랑스 언론은 대체적으로 이들 부부에 호의적이다. 사생활 존중을 가장 큰 덕목으로 여기는 프랑스에서 정치인의 사생활 역시 존중받아 마땅한 것으로 여겨진다. NYT는 “사생활을 도덕적 관점에서 대하지 않는 전통을 오히려 그들(프랑스인)은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라며 “정치인이나 공직자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관대하지만 단 한 가지 그 사랑이 진실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고 전했다. 마크롱은 지난해 11월 TV를 통해 자신이 동성애자이며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는 세간의 루머에 대해 반박했다. 문제는 마크롱의 진실성이다. 마크롱이 밝힌 그의 러브스토리가 진실이 아니라면 그의 선거공약도 믿기 힘들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