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 지킨 경호원 주영훈 실장 페북 엿보니

가자서 작성일 17.05.10 17: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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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 때 '봉하' 지킨 경호원주영훈 실장 '페북' 엿보니


입력 : 2017-05-10 16:14  출처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1457854&code=61111111&cp=du

 

201705101614_61110011457854_1.jpg2012년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홈페이지 캡처


문재인 대통령의 경호실장에 임명된 주영훈 전 청와대 안전본부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재직 시절은 물론 퇴임과 서거 이후에도 노 전 대통령 내외를 가장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된 9일 오후 늦게 소셜미디어에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며 벅찬 감격을 드러냈다. 

주영훈 경호실장은 9일 오후 10시쯤 페이스북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진한 그리움을 드러낸 글을 올렸다. 방송 3사가 개표 방송을 하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내용을 전하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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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찬 감동이다 

봉하에 가고 싶다 
(권양숙) 여사님 부둥켜 안고 목 놓아 울고 싶다' 

주영훈 경호실장은 투표일인 9일 0시 '그 날이 왔다'는 글을 올렸고, 투표가 한창이던 오후 3시에는 '무엇이든 떨어뜨리지 않으려 조심한다. 수염도 안 깎고 그 순간을 기다린다. 나만의 의례다'라며 징크스를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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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문재인'의 탄생을 누구보다 간절히 염원하고, '대통령 문재인' 탄생 순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릴 만큼 주영훈 경호실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연은 깊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재직 시절 경호는 물론, 퇴임 이후에도 봉하마을에 내려가 노 전 대통령 경호를 맡았다. 
 

201705101614_61110011457854_5.jpg사진=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도 전직 대통령 등록 비서관으로 봉하마을에 있었다. 이후에는 봉하마을을 지키며 권양숙 여사 비서실장을 지냈다. '대통령 경호'라는 직무를 맡고 있어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많지만 문학적 감수성과 인간미가 넘친다고 주변 인사들은 말한다. 
 

201705101614_61110011457854_6.jpg사진=주영훈 경호실장 페이스북



주영훈 경호실장은 2011년 8월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직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 80대 할머니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놓고 간 야생 꽃다발을 받고 그 분에게 전화해 대화한 얘기를 전하며 봉하마을에 내려온 초심으로 돌아가 손님을 맞이하겠다는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주영훈 경호실장은 당시 편지에서 "시간이 지나 화병에 담겼던 꽃은 그 아름다움의 절정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조용히 자연의 후생(後生)으로 돌아갔다"며 "뒤늦게 사진으로 담아두지 않았다는 걸 알고 조금 후회했지만, 어쩌면 사진이 없어서 더 오래 마음에 담아둘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또 "어느덧 봉하를 찾는 사람들이 제 삶 속에 너무 익숙해져서 이제는 손님으로 보이지 않고 그저 일상의 한 부분으로 지나치고 있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님은 '집에 찾아온 손님인데…' 하며 그냥 돌려보내는 것을 몹시 미안해하셨다"고 했다.  

201705101614_61110011457854_7.jpg사진=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주영훈 경호실장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당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놓고 '관저에서 근무했다'는 취지로 주장하자 페이스북에 "진실을 호도하는 짓을 묵과할 수 없다"며 "등·퇴청을 안 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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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훈 경호실장은 1984년 경호관에 임용된 이래 보안과장, 인사과장, 경호부장, 안전본부장 등 경호실 내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인선을 발표하며 "경호실 조직과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저의 '친근한 경호, 열린 경호, 낮은 경호' 원칙을 잘 이해해 경호실 개혁을 주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국민일보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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