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안방의 세월호’로 불리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국가 책임 인정과 사과, 재발방지책 마련 등 관련 공약 이행에 곧 착수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며칠 전 가습기 살균제 참사 공약의 실행방안을 챙겨보라고 지시해 내부 검토·협의 중”이라며 “6월5일 환경의날에 가습기 살균제 참사, 생활화학제품 유해물질로 인한 피해 재발 방지 등에 관한 메시지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31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을 통해 ‘국가의 책임 인정과 사과’를 약속했고 지난 4월엔 직접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공약집에는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살생물제 관리법’ 제정과 ‘환경범죄이익 환수법’ 제정 추진 등도 담겨 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2011년 원인 미상의 폐질환으로 영·유아와 산모가 잇따라 사망하면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그해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의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고 다음해부터 피해자 신고를 받았다.
현재까지 신고자는 5566명에 이르며 그중 사망자는 1181명이다. 실제 피해자 규모는 신고된 것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가습기 살균제는 1994년 시판돼 2011년 판매가 중단됐다. 그러나 이제까지 국가로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인정받은 이들은 280명에 불과하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대다수가 피해자 인정조차 받지 못한 채 세월이 흐르면서 참사 이후 또 한 번의 참사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