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최대100만원 지출 획기적 인하 방안 내놔야" 교육부에 직접 대책 지시
당혹스러운 대학들 "일단 교육부와 다음주 협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나치게 높은 대학입시 전형료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르면 올해 치러지는 수시부터
전형료 인하가 이뤄질 전망이다.
대입 전형료는 1인당 최대 10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을 만큼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매일경제는 이 같은 불합리한 전형료 문제를 수차례 보도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대입 전형료 전반에
대한 첫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올해
대입 수능시험이 4개월 정도 남았는데, 해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줬던 것 중 하나가 대학입시 전형료"라면서 "만약 대학입시
전형료가 합리적이지 못하고 과다하다면 올해 입시부터 바로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분명한 산정기준 없이 해마다
인상되고, 금액도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수시 1회에 10만원 안팎, 정시는 4만원대 수준으로 1인당 최대 100만원 넘게 지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며 "2015년 기준으로 4년제 대학의 입시 전형료 수익이 1500억원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교육부가 대학들과
협의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전형료
인하는 청와대에서 직접 챙기고,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나서서 실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교육부에 업무지시
방식으로 대입 전형료 인하를 직접 주문함에 따라 전형료는 오는 9월부터 진행되는 2018학년도 대입 수시모집부터 상당 수준 인하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문 대통령이 인하 시점에 대해 "올해 입시부터"라고 명확히 밝혔다는 게 그 근거다.
이에 따라 대학들이 전형료를
어느 정도 인하할지 관심이 쏠린다. 일부 대학들은 올해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 전형료(일반 학생 전형 기준)를 10만원 이상으로 올리기도
했다.
각 대학들은 당혹스러워하면서 "교육부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서울시내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발언이
급작스러워 내부 논의를 해야 할 것 같다"며 "다음주 교육부와 관련 회의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대학 관계자들은
문 대통령을 포함해 최근 정부·국회의 전형료 인하 움직임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대입에 필요한 비용을 전형료를
통해서만 쓰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현실에서 얼마나 비용이 지출되는지 모르고 정책이 추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입
전형료와 관련해 주로 제기된 지적은 대학의 자율적 책정·지출에 따라 대학별로 또는 대학 내에서도 전형료가 제각각이어서 학생과 학부모가 전형료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대입 전형료와 관련한 법령은 고등교육법 제34조의4로 '전년도 입학전형 관련 수입·지출내역 및 모집인원 대비
지원인원 등을 고려해 입학전형료를 정한다'는 내용이 전부다. 교육부는 단지 전형료의 지출항목을 수당(인건비), 홍보비, 업무위탁 수수료 등
12개 항목으로 나눠 대학이 이를 근거로 전형료를 산정하고 사용토록 권고하고 있을 뿐 별도의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09&aid=0003978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