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 안느낄게, 가끔 충전해줘지역 농협간부의 파렴치한 직장 성희롱

심의 허준 작성일 17.09.05 19: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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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수치심 시달리던 직원들 결국 경찰에 고소해 수사

지점장이 여직원에 수시로 사무실 불러 "마사지 해달라"
"싫다" 말해도 "강한 부정은 긍정" "집에 찾아가겠다"
조사 시작되자 "알려지면 반드시 책임 따름" 협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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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무주의 한 농협 지점에서 여직원들이 고위 간부로부터 집요하게 성희롱 및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강한 성적 수치심을 느낀 피해 여직원들이 지역본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자 가해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의 입막음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

5일 전북 무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안성면 소재 농협 지점에 근무하는 여직원 A씨 등 3명은 자신들이 근무하는 영업점의 지점장 B씨가 지속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며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들에 따르면 B씨는 수시로 직원들을 자신의 사무실로 부르거나 사적인 술자리에 동석할 것을 요구하고 "안아달라" "뽀뽀하겠다"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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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가 단독 입수한 B씨와 직원 A씨 등의 카카오톡 메세지에 따르면 B씨는 "가끔 충전 한번 씩 해줘. 여자로 안 느낄게"라며 A씨에게 수차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충전'은 껴안아달라는 의미라는 게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거듭된 '충전' 요구에도 A씨가 거절 의사를 분명히 하자 B씨는 "강한 부정은 긍정으로 알겠다" "좀 져주면 안되냐"며 노골적으로 속마음을 드러냈다.

또 다른 직원은 B씨의 사적인 술자리에도 여러 차례 불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회식이 끝난 후에도 해당 직원에게 "허리가 너무 아프니 마사지 좀 해달라"며 집에 찾아가겠다고 했다. 거듭된 거절에도 B씨가 끈질기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자 해당 직원은 겁에 질려 당일 집에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4년 동안 함께 근무한 또 다른 여직원의 옆구리를 만지고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신체 접촉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사한 피해를 당한 사실을 알게 된 여직원 3명이 지난달 29일 지역본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농협 자체 조사가 진행되자 B씨는 "아무 일 없고 분위기 좋다고 답변하고 저한테 연락바람" "어느 누구한테도 비밀 엄수. (위반시) 책임 반드시 따름" 등의 문자 메시지로 피해자들의 입막음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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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고소장을 접수한 전북 무주경찰서는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매일경제는 B씨에 몇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직장 내 성희롱은 매년 증가를 거듭하면서 지난해 전국 15개 고용평등상담실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25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성희롱 실태분석과 형사정책적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직장인 1150명(여성 698명, 남성 452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피해 경험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45%가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2명 중 1명의 비율(52%)로 성희롱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직장 내 성희롱이 만연한 가운데 이로 인한 상담건수 역시 급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고용평등상담실로 지정한 한국여성민우회 일고민상담실에 따르면 2013년부터 성희롱 상담이 전체 상담사례의 50%를 넘기 시작한 가운데 2014년 189건(전체 상담의 58.7%), 2015년 259건(71.94%), 2016년 309건(79.03%)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더 큰 문제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들이 겪는 '2차 피해'다. 성희롱을 당하고도 오히려 회사 측으로부터 각종 '불이익 조치'를 당할 것을 우려해 신고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서울여성노동자회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가운데 72%가 퇴사했을 만큼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여성민우회 일고민상담실에 접수된 직장내 성희롱 상담 309건 중에서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에 관한 상담 비율은 47.25%(146건)에 달했다.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농협 지점에서도 피해 직원들은 상관인 지점장 B씨로부터 부당한 인사 조치를 당하는 것이 두려워 쉽게 행동에 나서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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