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을 사랑했던 동생아..좋은 곳에서 편히 쉬길

심의 허준 작성일 17.09.17 18: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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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석란정 화재 진화 중 이영욱 소방위·이호현 소방사 순직

'든든한 가장과 아들'이었던 두 사람 사망 소식에 가족·동료 '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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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7일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불을 끄다 순직한 강릉소방서 경포 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왼쪽)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의 모습.2017.9.17 yoo21@yna.co.kr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이재현 박영서 기자 = "동생은 소방관을 사랑했습니다. 소방관 꿈을 이룬 뒤 얼마나 좋아했는데…"

17일 강원 강릉 석란정에서 화재 진화 중 무너진 건물 잔해 등에 깔려 순직한 이호현(27) 소방사의 외사촌 형(37)은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소방사의 친척과 지인 등에 따르면 그는 소방관이 되기 위해 원래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강원도립대학 소방환경방재학과로 편입학했다.

서울 노량진에서 학원도 다니며 수많은 공시생 틈에서 소방관의 꿈을 키웠다.

마침내 그의 꿈은 지난해 강원도립대 장학생 경력채용으로 합격하면서 실현됐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강원도 소방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그는 올해 1월 9일 새내기 소방관으로서 첫 발걸음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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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7일 오전 강원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불을 끄다 순직한 강릉소방서 경포 119안전센터 소속 이호현(27) 소방사의 유가족이 강릉의료원 분향소에서 슬퍼하고 있다. 2017.9.17 yoo21@yna.co.kr

이 소방사는 꿈을 이루고 나서도 절대 나태해지지 않았다.

외사촌 형은 "소방관이 되고 나서도 '사고 없이 일하려면 체력관리가 중요하다'며 쉬는 날에도 축구와 등산 등 꾸준히 운동을 했습니다"라며 소방공무원으로서 투철한 직업 정신과 자부심을 가진 동생을 기억했다.

이 소방사는 가정 형편이 넉넉하진 않았으나 착하게 자라 기특한 아들이었다고 한다.

집에서는 힘든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말도 없이 과묵했지만, 직장에서는 활발한 성격으로 매사에 적극적으로 근무에 임했다.

외사촌 형은 "꿈을 이루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깝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다 희생했으니 좋은 곳에 가서 편안하게 쉬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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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7일 오전 강원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불을 끄다 순직한 강릉소방서 경포 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의 합동분향소에서 동료 소방관이 경례하고 있다. 2017.9.17 yoo21@yna.co.kr

이 소방사가 '든든한 아들'이었다면 그와 함께 현장에서 진화작업을 벌이다 순직한 이영욱(59) 소방위는 누구보다 '든든한 가장'이었다.

91세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이 소방위는 아내(57)와 장성한 아들(36)을 둔 집안의 기둥이었다.

1988년 2월 1일 임용돼 투철한 사명감으로 햇수로 30년 동안 각종 재난현장을 누빈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책임감과 뛰어난 리더십은 물론 현장에서 항상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선후배들에게 신망이 두터웠고 표창장도 여섯 차례나 받았다.

센터 내에서 가장 맏형인 그는 새내기 소방관인 이 소방사와 늘 한 조를 이뤄 근무했다.

직장에서는 믿음직한 선배였고, 집안에서는 어머니를 지극히 모시는 효자였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순직 대원들은 우리의 아버지였고 아들이었다"며 "두 사람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고 영원히 소방인으로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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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7일 오전 강원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불을 끄다 순직한 강릉소방서 경포 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 소방위의 소방관 제복이 강릉의료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걸려 있다. 2017.9.17 yoo21@yna.co.kr

한편 순직한 두 대원의 빈소는 강릉의료원 장례식장 1관 1호실과 2호실에 마련됐다. 3호실에는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믿기지 않는 두 사람의 사고 소식을 접한 동료와 지인들은 장례식장을 찾아 넋을 위로하고 있다.

조종묵 소방청장과 이흥교 강원도 소방본부장도 이날 사고 현장과 장례식장을 찾아 두 대원의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두 사람의 영결식은 19일 오전 10시 강릉시청 대강당에서 강원도청 장(葬)으로 열린다.

영결식에는 가족과 동료 소방관 등이 함께한다. 소방청을 소관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참석해 두 소방관의 영령을 위로한다.

고인은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 소방관 묘역에 안장된다.

소방청은 순직한 두 대원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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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7일 오전 4시 29분께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불을 끄던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 소방위와 이호현(27) 소방사가 정자 붕괴로 건물 잔해 등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사고 현장인 석란정에서 동료대원이 슬픔에 잠겨있다. 2017.9.17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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