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현장감식 참관 뒤 재난대응 시스템 문제 지적
"누굴 처벌하자는 것 아냐.. 인력만 더 있었어도"23일 오후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유가족들이 오후에 있었던 현장감식 참관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2017.12.23/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충북·세종=뉴스1) 송근섭 기자 =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희생자 유족들은 23일 “초기 골든타임을 놓친 이유는 소방 장비·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좋은 매뉴얼을 만들어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희생자 유족 대표들은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제천체육관에서 ‘현장 합동감식 참관’ 관련 브리핑을 했다.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수사본부 현장 합동감식을 참관했던 유족들은 “실제로 안에 들어가보니 어이가 없었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유족들은 가장 많은 사망자(20명)가 발생한 2층은 불에 탄 흔적이 거의 없는 깨끗한 상태였고, 출구만 제대로 확보됐다면 보다 많은 인명을 구해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상구 출입문은 목욕용품 선반으로 가려져 있었고, 주출입문 쪽에 있는 슬라이딩도어(반자동문)는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불길이 번지지 않은 2층에 조금만 더 빨리 유리창을 깨고 진입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도 반복했다.
그러면서 재난대응 시스템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한 유족은 “(출동한 구조대원들이)밖에서 화재 진압이나 건물 밖에 매트(에어매트)를 설치할 동안 2층에 있는 사람들을 구조할 시간을 놓쳤다”며 “진입할 인력만 더 있었으면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유족도 “저희가 누굴 처벌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떠들어도 (희생된 가족들은)살아 돌아오지 않는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좋은 매뉴얼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방관들, 경찰들 정말 고생하신 분들 많고 그런 분들 처벌하자는 게 아니라 정말 훌륭한 (재난대응)매뉴얼을 만들어서 안전하고 사람 사는 대한민국 만들어 달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쯤 충북 제천시 노블휘트니스 스파 건물 1층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