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UAE 의혹' 제기하던 한국당, 돌연 침묵

심의 허준 작성일 17.12.29 22: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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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부 연관 보도에 “사실 확인한 뒤에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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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Yes or No?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9일 예결위 회의장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자유한국당이 29일 ‘원전게이트’라며 연일 떠들어대던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방문에 대한 의혹 제기를 갑자기 멈췄다.

한국당은 그간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때문에 이명박 정부 때 계약을 맺은 UAE 원전 수주에 문제가 생겼으며, 정부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임 실장 방문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연관 있다는 보도가 전날 잇따르자 갑자기 입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침묵 모드’로 돌아섰다. 쟁점화를 주도했던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아무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도 UAE 관련 의사진행 발언을 하지 않았으며, 대변인 논평도 내지 않았다. “큰 후폭풍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던 홍준표 대표도 이날 송년간담회에서 신중론을 폈다. 홍 대표는 내년 대내외 정국 변수로 “UAE 사건 같은 것”을 언급하면서도 그간 주장했던 의원조사단의 UAE 파견 여부에는 “좀 더 우리가 팩트(사실)를 (확인)한 뒤에 하기로 했다”고만 했다.

한국당은 열흘 가까이 임 실장 방문을 두고 공세를 펴왔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 청와대 앞 기자회견, 국정조사 요구, 의원조사단 파견 등 전방위로 정부·여당에 대한 압박을 시도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원전게이트를 숨기고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지금 청와대 문서가 파기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까지 주장했다.

그랬던 한국당이 입을 닫은 것은 사태 판단을 잘못했으며, 그간의 공격이 자승자박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가 UAE 방문 목적을 ‘박근혜 정부 때 소원해진 UAE와의 관계 개선’이라고 해명하고, 이를 뒷받침하듯 전날 밤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이 이명박 정부 당시 UAE 원전 수주 이면계약 여부를 조사하면서 한·UAE 관계가 틀어졌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이 공세를 계속할수록 오히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커지는 모순적 상황이 된 것이다.

이를 두고 무능 야당의 맨얼굴이 드러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보력도 없으면서, 보수 언론의 의혹 제기에 숟가락만 얹는 식으로 대응하다가 자살골을 먹는 상황으로 내몰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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